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범, 온라인서 극단적 결단 암시?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범, 온라인서 극단적 결단 암시?
  • 정은빈
  • 승인 2022.06.1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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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19년 부동산 정보 커뮤니티에 글 16차례 작성
8개 게시글 신천시장 정비사업 관련…소송 상황도 공유
2019년 “감방 가는 한이 있어도 거짓, 불법과 싸우겠다”
대구경북 부동산 정보 공유 커뮤니티에 대구 법무빌딩 방화 피의자로 추정되는 게시자가 수년간 남긴 글이 발견됐다. 사진은 해당 커뮤니티 캡쳐. 정은빈기자
대구경북 부동산 정보 공유 커뮤니티에 대구 법무빌딩 방화 피의자로 추정되는 게시자가 수년간 남긴 글이 발견됐다. 사진은 해당 커뮤니티 캡쳐. 정은빈기자

 

대구 법무빌딩 방화 피의자로 보이는 사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감방에 가는 한이 있어도 불법과 싸우고 싶다. 차라리 사악한 자들과 자폭하고자 한다”는 글을 남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년간 지속한 민·형사 소송 때문에 답답하고 지친다”는 심정도 여러 차례 밝혔다.

14일 대구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한 부동산 정보 공유 커뮤니티 회원 A씨는 지난 2016년 10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이 커뮤니티에 16차례 글을 남겼다. 이 가운데 8개 글이 신천시장 정비사업에 관련된 내용이다. A씨는 신천시장 정비사업에 관한 소송 진행상황을 알리면서, 업무상 횡령·배임, 사기 등 비리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19년에는 신천시장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추심금 소송 항소심 사건번호도 공개했다. 이 사건은 방화 피의자 천모(53) 씨가 같은 시기 조합을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과 일치한다. 그는 2019년 2월 소송을 제기해 같은 해 8월 패소하자 한 달여 뒤 항소했다. 대구고법은 2020년 5월 항소를 기각했고, 대법원도 같은 해 9월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A씨는 이 소송에 관한 게시글에 “검·경, 세무서 모두 진실을 은폐하는 데 일조한다”고 주장하면서 “도대체 이들 집단은 법이란 게 없는 것인지 황당하고 답답하다. 4년간 지속된 민·형사 소송에 답답하고 지치고, 언제까지 비리와 불법으로 얼룩진 집단 혹은 연루된 사람들과 진실 공방을 해야 할지 미치겠다”고 썼다.

그는 또 2018년 4월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하면서 “스스로 떳떳하고 당당하면 누구처럼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선택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당분간 글 쓰는 것을 자제하고, 수사 진행상황을 지켜볼까 한다. 조합에서는 시행사 대표 말에만 의존하지 말고 경찰서를 방문해 진실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천 씨는 2017년 대구·경북 부동산 정보 공유 대화방에 자신이 투자했던 사업의 시행사 대표이사를 비방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범행 전날인 8일 벌금 2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앞서 2018년 2월 작성한 글에서 A씨는 “2017년 봄이면 소송이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본의 아니게 지연되고 있다.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이렇게까지 소송을 계속하게 된 것은 나름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라며 “본의 아니게 조합원과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고 했다.

2019년 11월에는 “초기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자금을 조달 투자한 장본인이다. 내 돈을 찾기 위해 4년째 소송을 진행 중”이라며 “감방에 가는 한이 있어도 거짓, 불법과 싸우고 싶다. 이런 자들에게 굴복하느니 차라리 사악한 자들과 함께 자폭하고자 한다”는 댓글을 남겨 극단적 결단을 암시했다.

여러 소송으로 신천시장 정비사업이 지연되면서 일부 조합원에 원성도 샀던 것으로 보인다. 한 회원이 “그동안 글을 다 정독해서 봤는데 갈수록 다른 사람을 흠집 내는 글들로 가득하다”는 댓글을 남기자 A씨는 “권모술수와 불법이 판치는 사람들을 상대로 2년여 소송을 진행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자신이 변해간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정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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