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서 투견 사육 의심 또 발견 “개에 밧줄 묶어 러닝머신 달리게”
수성구서 투견 사육 의심 또 발견 “개에 밧줄 묶어 러닝머신 달리게”
  • 정은빈
  • 승인 2022.06.2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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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난 개 포함 6마리 맹견 확인
운영자 “학대 아닌 피부병” 주장

대구 수성구에서 투견 사육장으로 의심되는 불법 시설물이 또 발견됐다. 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이하 단체)은 20일 수성구 가천동 투견 사육장 의심시설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단체는 지난 14일 ‘러닝머신 3대에서 개를 달리게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날 오전 현장을 방문했다.

단체와 수성구청에 따르면 현장 점검 결과 법정 맹견에 해당하는 핏불테리어와 도사견 등 개 6마리와 닭, 새끼 고양이가 발견됐다. 개 1마리는 몸에 상처가 난 상태였다. 부지 안에는 견사 15개가 있었고 비닐하우스 등 가건물이 설치돼 있었다. 구석에 솥 1개와 동물 뼈가 쌓여 있었고, 가건물 내 냉장고에서는 약물, 주사기가 여러 개 나왔다.

러닝머신이 있던 자리는 비어 있었다. 제보 영상을 보면 두 러닝머신 위를 개가 뛰고 있고, 가운데 닭이 한 마리 놓여 있다. 개 몸을 밧줄로 묶은 뒤 경사진 러닝머신 위에 올려 움직이도록 유도하고, 개를 자극할 목적으로 닭과 같은 동물을 보여주는 게 전형적인 투견 사육 방식이라는 게 단체 설명이다.

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이 20일 오전 대구 수성구 가천동 투견 사육장 의심시설을 방문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법정 맹견에 해당하는 도사견 등 개 여러 마리가 발견됐다. 정은빈기자
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이 20일 오전 대구 수성구 가천동 투견 사육장 의심시설을 방문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법정 맹견에 해당하는 도사견 등 개 여러 마리가 발견됐다. 정은빈기자

현장에서 만난 시설 운영자 A씨는 “동물을 학대한 사실이 없다. 개를 몇 마리 키우면서 아는 사람에게 자리를 제공한 것”이라며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러닝머신에 대해서는 “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 건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해서 가져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견주 B씨도 “개를 좋아해서 키우는데 (A씨에게) 잠시 맡아 달라고 한 것”이라며, 상처에 대해서는 ‘피부병’이라고 주장했다.

수성구청은 개발제한구역 임야 내 가건물 설치와 물건 적치(개발제한구역법 위반) 등을 적발해 시정 명령을 내리고, 미이행 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 부지는 가축사육 제한구역에도 해당하지만, 방범·반려 목적 사육이라는 견주 주장에 따라 수성구청은 해당 규정을 위반한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수성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비닐하우스 등 가건물은 모두 불법 건축물에 해당하고, 견사용 케이지는 반영구 시설로 볼 수 있다. 건축과와 협의한 뒤 시정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사육장은 앞서 발견된 매호동 투견 사육장 의심시설과 2㎞가량 거리에 있다.(본지 6월 7일자 8면 보도) 도심과 떨어져 있는 데다 경부선 철로와 금호강 사이에 있다는 지역적 특성 탓에 ‘관리 사각지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단체는 더해서 피학대 동물 긴급 격리조치를 위한 보호시설 설치를 대구시로 요청할 방침이다. 정성용 캣치독팀 총괄팀장은 “투견 링에서는 무조건 한 마리가 죽게 돼 있고, 이후에는 개소주나 개고기로 팔린다. 2022년에 일어날 수 없는 비인륜적 행위”라며 “미국의 ‘애니멀 캅’처럼 전담반이나 TF를 꾸려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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