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윤 대통령이 격노한 치안감 인사 논란
[윤덕우 칼럼] 윤 대통령이 격노한 치안감 인사 논란
  • 승인 2022.06.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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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치안감 인사 파동에 대한 책임의 화살을 김창룡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수뇌부로 사실상 돌리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경찰에서 행정안전부로 자체적으로 추천한 인사를 그냥 보직을 해버린 것”이라고 지적하며 “중대한 국기문란”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지난 21일 치안감 인사를 발표했다가 2시간 만에 새로 고쳐 발표한 데 대해 경찰청에 책임이 있음을 강도높게 지적한 것이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권자인 자신이 결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것도 최종안과 내용이 다른 경찰 자체 인사안이 발표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발생한 경위를 두고 행안부와 경찰청이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어 진상 조사 결과에 따라 또 다른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특히 이번 사태는 검찰의 경찰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의 자체 수사권 확보 등으로 권한이 비대해진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권고안을 행안부 장관의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가 발표한 당일 발생했다. 이 때문에 사태의 배경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경찰 고위층 인사를 놓고 소통 오류에 따른 단순 실수가 생겨도 문제지만, 숨은 의도가 작용했다면 더욱 문제다. 경찰공무원법에 따르면, 총경 이상 임용은 경찰청장의 추천을 받아 행안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한다. 이 같은 결재 절차는 대통령실-행안부-경찰청 간의 실질적인 인사 협의가 끝난 뒤 시작된다. 경찰에선 협의를 거쳐 확정된 인사안을 공식적인 추천 인사안으로 기안하면서 경찰 내부망에 공지해왔다.

경찰청은 지난 21일 오후 7시15분 쯤 경찰 내부망과 언론에 유재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국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으로 내정하는 등 치안감 28명에 대한 내정인사를 공개했다. 그런데 행안부에 파견된 치안정책관이 “인사안이 잘못 나갔다”고 경찰청 인사과장에게 연락했고, 경찰은 오후 9시 34분, 28명 중 7자리가 바뀐 다른 인사안을 다시 발표했다. 인사가 정정된 대상자는 △김준철 광주경찰청장(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경찰청 생활안전국장) △정용근 충북경찰청장(중앙경찰학교장→경찰청 교통국장) △최주원 경찰청 국수본 과학수사관리관(경찰청 국수본 사이버수사국장→경찰청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 △윤승영 충남경찰청 자치경찰부장(경찰청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경찰청 국수본 수사국장) △이명교 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첫 명단에 없음→중앙경찰학교장) △김수영 경기남부경찰청 분당경찰서장(경찰청 생활안전국장→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김학관 경찰청 기획조정관(경찰청 교통국장→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이다. 유재성 국장은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당초 경찰청은 인사가 바뀐 이유에 대해 “행안부와는 관계 없는 경찰 실무자의 실수”라며 “최종안이 아닌 안을 잘못 공지했다가 뒤늦게 오류를 발견해 정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차 확인하는 과정에서 “애초에 행안부에서 최종본이 아닌 안을 잘못 보낸 것”이라고 해명을 번복했다. 2시간 만에 경찰 보직 인사가 변경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이를 두고 행안부나 대통령실에서 인사를 번복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경찰 인사를 번복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22일 “대통령은 경찰 인사안을 수정하거나 변경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인사안이 번복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인사 번복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결재 전 발표’가 경찰 인사의 오랜 관행이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적대로 인사권자의 재가도 없이 최종안과 다른 인사안이 먼저 발표됐다면 중대한 하극상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27일 낮 12시 기자회견에서 임기를 약 한 달 남기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항간에는 행안부 자문위 권고안에 불만을 품은 경찰 고위층이 일선 경찰 조직의 술렁이는 분위기에 편승해 반기를 드는 차원에서 인사안을 일방적으로 공개하지 않았겠느냐는 의혹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행안부와 경찰청이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는 만큼 진상조사에 나선 행안부는 두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잘못을 소상히 밝혀 국민들에게 공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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