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디자인 기행] 밀키트 바람, ‘저렴한 서비스’ 편견 깨고 ‘근사한 한끼’로 자리매김
[일상 속 디자인 기행] 밀키트 바람, ‘저렴한 서비스’ 편견 깨고 ‘근사한 한끼’로 자리매김
  • 류지희
  • 승인 2022.06.3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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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미엄 시대, 소비자 사로잡은 가정간편식
신선한 재료에 비법 양념까지 밀봉 판매
요알못 자취생·바쁜 맞벌이부부에 인기
원하는 날짜·소비자 기호 맞춘 DIY 식단
소상공인부터 대기업까지 제품 출시 봇물
크라우드 펀딩 판매 통해 퀄리티 보완
제작 서비스·브랜딩 컨설팅 교육 수요↑
간편해진만큼 에코 패키지 필요성 대두
신선하고 건강에 좋은 밸런스로 구성된 샐러드 DIY 밀키드 상품이다. 소포장구성으로 개봉 후 셋팅만 하면 되기 때문에, 다른 요리에 활용할 수 있어 나만의 건강한 간편식단을 만들 수 있다. 기존 소세지와 떡볶이 꼬치 ‘소떡소떡’을 명절 선물용으로 밀키트화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와디즈에서 출시된 ‘딸기맛 빙글 소떡말이’로 소세지와떡의 조합자체도 비주얼적으로 예쁘지만, 냉동조리식품으로 간단하게 챙겨먹기 좋다. pocket salade·와디즈 펀딩 제공

요즘은 어딜 가나 상품의 밀키트화가 익숙해진 모습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식당가는 한산한 풍경으로 손님들을 맞는 대신 배달 포장업체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밀려오는 주문량에 호황기를 맞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경기가 불황일 때 창업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데이터가 있다. 물론 초기 비용이 적게 드는 소자본창업이 인기있는 아이템이다. 그 중 밀키트는 소자본으로 시작하여 계열 확장성을 높이기 좋은 상품이다.

필자가 브랜드 컨설팅 진행 중인 한 국밥 업체는 트렌드에 맞춰 조금 특별한 오프라인 가게 확장을 앞두고 있다. 가게 내부를 밀키트 존, 식사 존, 요리 존 3가지의 부스로 구분지어 운영하고자 하는 것이다. 가장 안쪽을 요리 존으로 두어 소비자들이 셀프바 형태로 간단한 조리를 할 수 있도록 하였고, 중간 영역을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는 공간, 카운터가 있는 입구쪽 벽면을 밀키트 제품으로 채웠다. 소비자들이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밀키트 제품에 시선이 가도록 하여 구매심리를 높이고자 한 전략이다. 이와 같은 운영전략의 프랜차이즈 계열 확장을 목표하고 있는 업체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이는 가게 확장 전 국밥 가게를 운영하면서 매장을 찾는 손님이 포장 요청이 많아지는 것을 감안하여 고안해 낸 실전 전략이다. 포장해서 가져가는 수고로움을 밀키트화한다면 소비자는 좀 더 편하게 배달 시스템으로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편리미엄’이다.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동시에 추구하고 만족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배달문화에 대한 인식은 이제 예전과는 다르다. 싸구려 철가방으로 이리저리 흔들리며 배달하던 저렴서비스 인식이 아니라 앉은 자리에서 손가락 하나로 주문하고 완벽하게 세팅된 음식을 대접받거나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는 트렌드 추구 방식이다.

편리미엄을 추구하는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가정간편식(hmr)’으로 자리 잡은 밀키트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경쟁도 치열하다. 인스턴트 형태의 조리식 밀키트를 넘어 직접 고른 듯한 신선한 재료들이 모두 손질이 끝난 상태로 밀봉되어 있다. 거기에 동봉되어 있는 비법 양념을 넣고 정해진 순서대로 조리하기만 하면 간편하고 맛있는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으니 ‘요알못’ 소비자들에게도 성취감을 준다. 요리계의 DIY제품인 셈이다. 자취생, 1인 가구 직장인, 맞벌이부부 등 일일 재료를 구매하여 식사를 챙기기 어려운 타깃층에게는 이만한 구성이 없다.

특히 초창기 밀키트 시장 반응은 대부분의 밀키트 상품이 편의점에서부터 출시가 되었기에 이를 찾는 주요 소비층이 10대~20대 학생들이 많았다. 간식 정도의 인식으로 그쳤던 밀키트 상품들이 이제는 30대 이후의 직장인들과 주부들에게까지 하나의 식사문화로 자리 잡으며 긍정적인 피드백이 오간다. 그 덕에 다양화된 밀키트 상품들이 출시되면서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패키지디자인도 치열해졌다.
 

선물형밀키트제품
1인 가구를 타켓팅한 실속있고 예쁜 패키지로 구성된 쇠고기 부위별 선물형밀키트제품이다.
Packaging of the world 제공

매일 아침 식사를 밀키트 대용식으로 섭취하는 바쁜 1인 가구 직장인들은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필요한 영양소와 원하는 패키지디자인을 골라 배송받는 ‘DIY 식단’을 애용하고 있다. DIY 식단은 소비자가 직접 원하는 날짜에 나만의 기호에 맞게 메뉴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실용적이면서도 재미적인 요소까지 제공한다.

매일 점심 직원들의 식사를 챙겨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기존에 도시락 밀키트 배달을 이용하는 곳이 많다. 직원들의 직장 생활이 보다 기분좋고 윤택할 수 있도록 도시락 패키지에 원하는 문구를 새겨 특별한 감성까지 더한 패키지 디자인들도 줄줄이 출시되고 있다. 실속있는데다가 예쁜 포장까지 더해지다보니 선물형 밀키트 상품까지 탄생하고 있다. 그야말로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대접받는 편리미엄 세대들에게는 딱 맞는 구성인 듯 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디어 밀키트 제품이 줄줄이 쏟아지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신제품에 대한 시장 테스트 반응이 추세이다. 예비 창업을 앞둔 대학생들을 비롯해 소상공인들, 심지어 CJ제일제당과 같은 대기업에서도 새로운 식품 밀키트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과 소통을 나눈다. 더구나 본 펀딩에서는 실가격 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참여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 구매체험률이 높다. 펀딩이 끝나면 소비자들의 생생한 현실 팩트 후기를 반영하여 제품의 퀄리티와 디자인을 보완할 수 있으니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메리트가 있는 시스템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간편식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면서 밀키트 등 간편식 제작 서비스와 브랜딩 컨설팅 업체, 관련 온 오프라인 교육도 함께 봇물 터지듯 수요가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초창기와는 달리 자영업자들도 마음만 졸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 나서 브랜딩 전문가와 밀키트시장에 대한 실질적인 비전을 준비해나가고 있다.

더구나 대량생산이 아닌, 매장 내 제조를 통해 부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목적으로 밀키트 제작을 기획 중인 소상공인들에게는 자본금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밀키트 제조와 디자인, 마케팅까지 토탈 브랜딩 에대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컨설팅 교육을 통해 장기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필자가 매일같이 진행하고 있는 일이기도 한데, 기업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브랜드 진단 컨설팅’부터 브랜딩 기획개발대행, 셀프 제조 브랜딩 교육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1:1 맞춤 컨설팅을 통해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그에 필요한 자생 교육만을 캐치하여 코칭하는 것이다.

편리미엄의 문화 속에서 밀키트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입장과 밀키트를 생산하는 제조업체의 입장까지 다각적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물론 점점 간편해지고 패키징화되는 세상의 모습에 장점이 존재하겠지만 단점에 대한 미션도 빠뜨릴 수 없겠다. 지난 칼럼에서 다루었던 환경을 생각한 에코 패키지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는 밀키트제품의 시대에 반드시 함께 가져가야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
 

 
류지희<디자이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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