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임무 완수했지만 9연패
주말 전반기 마지막 등판 기회
호투 펼쳐 영광 되찾을지 관심
왕년의 사자군단 좌완 에이스 백정현(34)은 전반기 마감을 앞두고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
삼성의 좌완 투수 백정현은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10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백정현의 시즌 13번째 등판.
백정현은 이날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2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최소한의 임무를 완수했다. LG타자들의 출루를 최소화하는 짠물 투구를 펼쳤지만 1회 김현수에게 허용한 홈런이 옥의 티. 이 홈런으로 백정현은 8경기 연속 피홈런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또한 이날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시즌 마수걸이 승은 커녕 9연패 늪에 빠지게 됐다.
백정현은 올시즌 69.1이닝을 소화하면서 피홈런 17개를 허용하며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피홈런을 내주고 있다. 이 탓에 평균자책점은 6.23에 머무른다. 이날 호투로 6.44에서 소폭 하락한 수치. 여러면에서 1군에서 자리잡기 시작한 2016시즌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는 셈. 지난 시즌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친 투수의 기록이라곤 믿기 힘든 몰락이다.
백정현은 가만히 결과를 받아들고 있지만은 않았다. 지난달 28일 kt전에서 3이닝 만에 홈런 2개 포함, 5안타 4볼넷으로 3실점 하며 패전했던 그는 이튿날 불펜에서 많은 공을 던지며 시간을 보낸 바 있다. 전날 62구를 던졌던 선발 투수로서는 이례적인 불펜 투구. 현 성적표를 받아들기 힘든 그의 필사적인 몸부림인 셈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백정현에 대해 “지난 5일간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경기장에서 결과로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며 “가장 중요한 건 팔스윙이다. 더 빨라져야 한다. 보완이 된다면 타자들과 좋은 승부가 가능해지지만, 이전과 같다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선발 로테이션상 백정현은 오는 10일 SSG전에도 등판할 예정이다.
허 감독은 이에 관해서도 “현재까지는 등판시킬 계획이지만 경기 결과에 따라 변화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2군에서 임시선발 콜업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호투로 백정현은 오는 주말 전반기 마지막 등판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 종료 직전 반등의 실마리를 잡은 백정현이 보란듯이 호투하며 지난해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은 이날 LG에 1-4로 패했다. 시즌 42패(35승)째.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