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디자인 기행] 소비자의 심리를 저격하는 브랜드 컬러
[일상 속 디자인 기행] 소비자의 심리를 저격하는 브랜드 컬러
  • 류지희
  • 승인 2022.07.1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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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성·고급성 다 잡은 ‘스벅’
“여유 즐긴다”는 만족감 제공
상호에 컬러 담은 ‘블루보틀’
심플한 로고 결합 선호도 상승
사물 인지할 때 시각 70% 사용
기업 추구하는 가치 전달 도움
포카리스웨트
이온음료 브랜드 ‘포카리스웨트’는 파란색 하면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대표적인 컬러마케팅 제품이다.

지금은 ‘브랜드 과열 시대’, ‘브랜딩의 시대’이다. 과거에는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보다 화려하게 꾸미고 요란하게 알리는데 급급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다르다. 저마다 화려한 개성들로 가득 찬 것들 가운데에서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되려 단순함(Sinple)이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함은 더욱 궁금증을 유발하여 가치 있고 고상하게 여겨진다.

간결하지만 강하게 사람의 마음을 자극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컬러 마케팅(Color Marketing)이다. 점점 더 간단하면서도 쉽고 익숙한 것을 원하는 시대에서 브랜드의 역사를 구구절절 늘어놓는 것은 각광받지 못한다. 사람을 만날 때에도 첫인상이 중요하듯 컬러는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인상을 가장 임팩트 있게 인지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된다. 고도의 기술력이 발달했지만 인간의 감성적인 측면까지 사로잡을 만한 테크니컬 전략은 아직이다.

컬러마케팅은 디자인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마케팅의, 마케팅을 위한, 마케팅에 의한’ 과정, 즉 마케팅을 고려한 기획과 표현을 위한 프로세스가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하루에도 수많은 업체 대표들과 브랜드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결국에 자영업자들은 매출을 위한 마케팅을 필수불가결하게 여기며, 그 과정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이 바로 시각적인 전달력이라는 것이다. 경쟁력은 설득을 위한 전략이니 마케팅도 디자인도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감성과 심리를 이해하고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조건적으로 ‘우리 제품이 가장 좋습니다’라는 식의 주입식 광고가 아닌, 제품 혹은 회사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통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의 마케팅을 선호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컬러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거부감 없이 브랜드에 대한 첫인상을 심어주고 더 나아가 호기심을 끌 수 있는 전략이 된다.
 

스벅
대표적인 컬러마케팅 성공 브랜드인 스타벅스. 톤다운된 초록색 컬러가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주면서도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커피브랜드를 상징하고 있다.
Getty Images 제공

 
블루보틀
명도가 높은 스카이 블루 컬러와 심플한 로고는 시원하면서도 밝고 명랑함이 느껴지는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
블루보틀코리아 인스타그램 제공

전 세계 1위 커피기업 스타벅스는 컬러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적 사례로 꼽힌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초록색은 톤 다운된 컬러톤으로 고급스러운 인상까지 준다. 대중적이면서도 프리미엄틱하게 소비자가 낭만적이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충족시켜 준 것이다. 파란색을 브랜드 컬러로 성장하고 있는 카페 ‘블루 보틀’도 마찬가지이다. 명도가 높은 스카이 블루 컬러와 심플한 로고는 시원하면서도 밝고 명랑함이 느껴져 소비자들이 대중적으로 선호하고 있는 카페로 성장하고 있다. 이 외에도 레드, 오렌지 등 주목도가 높고 식욕을 높이는 상징 컬러를 사용한 요식업 브랜드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단순히 컬러만으로 브랜드의 경쟁력을 결정지을 수는 없지만, 소비자들에게 잊히지 않는 브랜드로 지속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에 심리 마케팅은 이제 필수다. 오늘날 존재감은 물리적인 여부가 아니라 누군가의 기억에서 얼마나 노래 머물러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진단을 내리고 브랜딩 작업을 진행할 때에도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브랜드로 인식시키기 위해 브랜드 컬러 마케팅 연구와 개발에 있어 많은 비중을 둔다. 브랜드 컬러는 단순히 색상을 인지시키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통합 브랜드아이덴티티라고 한다. 브랜드가 개발되면 로고와 컬러를 활용해 전체 통일성을 감안한 굿즈 제작 및 홍보물을 제작한다. ‘따로 또 같이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모션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형태의 마케팅도 많아지고 있다. 이런 것들이 모두 누군가에게 잊히지 않는 특별한 경험을 염두에 둔 브랜드 전략이다.
 

왼쪽은 방탄소년단 초창기 로고이고, 오른쪽은 2017년 이후 리뉴얼된 로고이다. 디자인은 더욱 간결해졌지만 그 의미와 활용성은 더 커져 팬들과 세계를 향한 브랜드마케팅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세계적인 스타 방탄소년단의 브랜딩과 마케팅전략을 보면 알 수 있다. ‘성장하는 청춘들의 초상’을 의미하는 그들의 이름처럼 로고디자인 역시 진화해왔다. 초기 로고는 방탄복을 형상화한 복잡한 심벌마크 타입으로 외부의 고난과 역경을 막아낸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러다 2017년 바깥으로 열리는 문을 상징하는 마크로 더욱 간결하게 리뉴얼되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스토리로 재탄생하였다.

뿐만 아니라 새 로고가 탄생될 때 그들의 팬층인 아미의 로고도 함께 제작하였다. 이는 팬들 즉 그들의 문화를 향유하는 소비자들에 대한 배려이자 소속감과 결속력을 높이는 하나의 브랜드 마케팅전략이기도 하다. 더욱 감동적인 것은 방탄소년단의 로고와 아미들의 로고 마크를 결합하면 방패 모양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는 서로 분리되면 의미가 없는 하나의 방패가 되어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라는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덴티티를 담은 브랜딩이다.

이처럼 로고 하나에도 팬들과 함께 스토리를 만들고 공유하며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방식은 전 세계인들의 마음에 진정성으로 닿아 벅찬 감동과 두터운 팬덤을 형성할 수 있게 했다. 방탄소년단의 팬층인 아미들이 보라색만 봐도 기분 좋은 흥분감을 느끼고, 그들의 로고가 찍힌 값비싼 굿즈를 수집하며 행복해하는 과정 모두가 하나의 브랜딩이다. 이것이 방탄소년단이 오래도록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잊히지 않고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이유일 것이다.

BTS 맥도날드 세트가 출시되었을 때에도 그 파급효과가 얼마나 굉장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유럽의 각 매장들이 인 보라색 풍선과 배너들로 가득 차고, 보라색 버거 포장과 보라색 굿즈들로만 구성되었다. 보라색은 ‘서로를 믿고 오랫동안 사랑하자’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 의미에 부응이라도 하듯 굿즈 하나를 사수하기 위해 긴 줄을 서가며 햄버거를 사 먹는 사람들을 보면서 브랜딩의 파워와 컬러의 상징성을 한 번 더 실감할 수 있었다.

”색에는 힘이 있다.” 한국색채연구소에 따르면, 인간은 사물을 인지할 때 시각 70%, 청각 20%, 후각·촉각·미각 등은 10%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중 시각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색에 대한 인지이다. 이것이 마케팅에서 시각을 담당하는 디자인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증하는 바이다.

컬러마케팅은 색감에 민감한 문화 예술, 뷰티, 패션계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식품업계에서도 가장 핫하게 반영하고 있는 트렌드이기도 하다. 오래전부터 우리는 파랑하면 포카리스웨트, 노란색은 오뚜기를 자연스럽게 떠올리지 않는가? 브랜드를 상징하는 색으로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풍부한 스토리와 정보를 더욱 쉽게 전달하는 전략이 인기를 끌고 있다.
 

 
류지희 <디자이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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