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갤러리] 비움과 채움
[대구 갤러리] 비움과 채움
  • 승인 2022.07.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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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령 작
이희령 작

이희령 작가
이희령 작가
작업은 비움과 동시에 채움이다. 나의 작품은 찢어진 한지 위의 강한 색채 아래에 보이는 형태의 단순화된 이미지는 자유로운 붓의 터치로 그려져 있다.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한지를 찢는 행위와 화면에 바르는 행위는 반복되며, 그것으로 인하여 내안의 것들을 조금씩 비워나간다.

찢어진 한지는 여러 겹으로 붙여 새로운 형태를 만들고 물감으로 중첩된 효과를 줌으로써 또 다른 이미지의 영역을 가진다. 실물과 똑같이 재현하거나 묘사하지 않아도 단순한 드로잉적인 요소로 충분한 붓의 터치는, 정적이지만 강한 힘을 내재하고 있으며, 일상 풍경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보이지 않는 기운을 나타낸다.

강한 붓의 터치는 중첩된 한지위의 부유하는 강렬한 색의 만남으로 그 힘을 채운다.

이렇듯 작업은 비움과 채움을 반복한다. 작품에서 강한 색채의 사용과 자유로운 붓의 터치는 작업함에 있어서 빠지지 않는 것들 중에 하나며, 내적 표현에 있어 작품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정신적 평온을 갈망하는 자신의 내적 에너지의 힘을 강하게 나타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금의 사회적 환경에서 자신을 둘러싼 외적인 요소들의 반복되는 일상의 연속은, 현재의 상황과 미래에 대한 물음으로 주체할 수 없는 내적인 감정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이전의 작품에서는 자신의 생활 속에서 스스로에게 집중된 정신적인 자아를 찾아 마음의 평온을 찾기 위한 비움이었다면, 최근의 작품들은 사소한 사물이나 아주 가깝고 흔한 풍경에서 보이는 고요한 기운을, 보이지는 않지만 멈추어져 있지 않고 조용히 때로는 엄청난 힘으로 그들만의 에너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검은 선들은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흐름을 나타내고 주위의 풍경들은 이미지를 단순화하여 그려진다.

그림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검은 선들은 먹선의 추억을 아련히 담고 있다. 흑과 백의 이미지는 강한 색의 물감을 칠한 겹겹의 한지 밑에서 더욱 추상적으로 보이게 한다.

하지만 부유하듯 떠있는 색을 입은 한지조각들 아래의 흐르듯 그려진 선을 따라 차분히 그림을 보며 숨은 듯한 이미지를 찾아보는 것은, 자신의 자아를 찾는 것과 같다.

※ 이희령 작가는 개인전 10회와 2022 블루아트페어 등 다수의 단제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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