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 “당, 엄중한 위기”…비대위, 복합적 문제 넘어야
權 “당, 엄중한 위기”…비대위, 복합적 문제 넘어야
  • 류길호
  • 승인 2022.07.3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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權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모든 노력
여러 최고위원 분들의 사퇴 의사 존중”
李 “이제 개 머리 걸고 개고기 팔기 시작
각각의 이유로 당권 탐욕에 정신 못 차려”
李, 차기 전대 출마도 어려워질 전망
비대위 들어서면 6개월 뒤 복귀 불가
조수진 “민심의 엄중한 경고에 책임
윤핵관, 복합 위기 원인 성찰해 달라”
문닫힌국민의힘원내대표실
문 닫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국민의힘 배현진 조수진 최고위원 등 최고위원들의 연속 사퇴로 집권 여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휴일인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의 문이 닫혀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두고 내홍을 거듭하고 있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31일 “직무대행으로서의 역할을 내려놓겠다”며 직무대행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달 29일 배현진 최고위원의 사퇴 이후 이날 조수진 최고위원까지 사퇴하면서 권성동 대행의 23일간의 ‘원톱 체제’가 마감하게 됐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내홍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당장 비대위의 역할이 차기 전당대회 관리 기능인지와 6개월 당원권 정지의 이준석 대표 복귀 등의 복합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권성동 “직무대행 역할 내려놓겠다…조속히 비대위 전환”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1일 “직무대행으로서의 역할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속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이 엄중한 위기에 직면했다. 국민의 뜻을 충분히 받들지 못했다”며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여러 최고위원 분들의 사퇴 의사를 존중하며, 하루라도 빠른 당의 수습이 필요하다는데 저도 뜻을 같이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8일 당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에 대해 ‘6개월 당원권 정지’ 중징계 결정을 내린 이후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집권 여당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대통령실 채용 논란과 관련한 ‘9급 공무원’ 발언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의 ‘텔레그램 메시지 유출’ 사태 등으로 당내 반발에 직면했다.

이에 지난 29일 배현진 최고위원이 당내 혼란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힌 지 이틀 만에 이날 조수진 최고위원도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며 비대위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앞서 박수영 의원 등 국민의힘 초선 의원 32명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권 원내대표도 더 이상 직무대행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직무대행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 사퇴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이날 당·대통령실·정부의 전면 쇄신과 ‘윤핵관’ 2선 후퇴를 요구하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이준석 대표의 직무 정지로 들어선 ‘권성동 원톱’ 체제에 대한 당내 반발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최고위원들의 연속 사퇴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저는 각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의 엄중한 경고에 책임을 지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총체적인 복합위기다.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며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여권 3축의 동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른바 ‘윤핵관’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깊이 성찰해달라”며 “정권교체를 해냈다는 긍지와 자부심은 간직하되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 달라”고 촉구했다.

조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총사퇴 여부에 대해 “그게 가장 좋다. 그런데 금요일에도 여러 가지로 설득했지만, 어제 한 분이 분명한 입장을 밝혔고 그래서 저도 더이상 (사퇴를) 미룰 수는 없는 것”이라며 “제 역량이 부족해서 오늘까지 이견이 몇 분은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잇따라 윤영석 의원도 이날 오후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정부·여당이 분골쇄신해야 한다”며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김태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이례적으로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도 여당 내의 내홍 상황과 관련해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 대해 모든 직을 내려놓을 것과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김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참다 참다 한마디 한다. 집권 여당은 대통령과 함께 국정운영의 무한 책임을 지는 운명공동체인데, 지금 국민의힘 모습은 함께 책임지려는 모습은 없고 사심만 가득한 권력 쟁탈과 무능뿐”이라며 “국민의힘은 재창당의 각오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이러한 공개 언급은 조수진 최고위원이 배현진 최고위원에 이어 이날 오전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직후 이뤄졌다.

김 지사는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지만 당 대표 직무대행은 헛발질만 계속하고 있고 당 수습을 위해 제대로 나선 의원들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현주소”라며 “권 대행은 본인의 사심과 무능만 드러냈을 뿐 야당과의 협상, 당이 나아갈 새로운 비전 무엇하나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리더십만 바닥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당 내홍에 “저자들, 당권 탐욕에 제정신 못차려”

전국을 돌며 당원들과 소통을 이어가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당 내홍 상황과 관련해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지 말라 했더니 이제 개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자들의 우선순위는 물가안정도 아니고 제도 개혁도 아니고 정치혁신도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저 각각의 이유로 당권 탐욕에 제정신을 못 차리는 나즈굴과 골룸 아닌가”라며 “국민들이 다 보는데 ‘my precious’나 계속 외치고 다녀라”라고 말했다.

나즈굴과 골룸은 모두 영화 ‘반지의 제왕’ 속 캐릭터로, 특히 골룸은 절대 반지를 “내 보물”(my precious)라고 외치며 탐욕에 눈이 먼 모습을 보여준다.

여권의 지지율 급락 등 총체적 위기 상황에도 당권 다툼 양상을 보이는 당 일부 인사들을 반지의 제왕 속 캐릭터에 빗대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앞서 여의도를 ‘그 섬’이라고 지칭, ‘양두구육’(羊頭狗肉·양 머리를 걸고 뒤에선 개고기를 판다)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판한 바 있다. 자신을 ‘내부총질 당 대표’라고 표현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됐다.

◇이준석 복귀 물 건너가나…비대위 전환 요건에 대해서는 의견 분분

배현진, 조수진 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사퇴한 데 이어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및 원내대표가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국민의힘이 조만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차기 전당대회로 가는 디딤돌 역할을 하는 조직인 만큼 빠른 시간 안에 전당대회가 열려 새 대표를 선출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성상납 의혹과 관련해 당원권 정직 6개월을 받은 이준석 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물론이고, 차기 전당대회 출마도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 안팎에선 비대위가 들어설 경우 사실상 이 대표의 6개월 뒤 복귀가 불가능해진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정 기간 비대위 체제를 유지한 후 차기 공천권을 쥘 새 당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조기 전당대회’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친윤계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는 게 당 내부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권 대행의 사퇴로 인해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과정 밟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의원총회를 여는 등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거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전환 요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고 이 대표를 지지하는 2030 당원들의 의견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현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았지만, 비대위 전환 요건을 두고 당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준석 대표의 경찰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친이준석계 쪽 최고위원들이 사퇴하지 않고 버티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당내 내분은 가속화 될 전망이다.

류길호기자 rkh615@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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