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교육 대전환: 수능을 없애면 노벨상이 나온다
[대구논단] 교육 대전환: 수능을 없애면 노벨상이 나온다
  • 승인 2022.08.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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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교수
천지 만물이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으며, 심지어 쌍둥이조차도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 그것은 세상만사의 이치이며 진리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우리나라 교육은 똑같은 수능시험(College Scholastic Ability Test) 한 번의 점수로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고, 그것으로 진학할 대학을 결정하고, 심지어는 대학의 순위도 학생들의 수능 점수에 따라 결정하는 세상이 되었을까? 수능시험 한 번으로 인생을 결정한다는 것은 너무나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비교육적이다. 더구나,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알고 있는 지식을 ‘말로 하거나 글로 표현’하기 위해서인데 우리나라 교육의 대부분은 지식을 머릿속으로 집어넣는 데 중점을 두고, 이것을 시험으로 끊임없이 평가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미 사회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이하여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자동차 등 새로운 교육 방법과 내용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지만, 우리나라 교육은 개인의 능력과 독창성을 기르기는커녕 사교육이 끊임없이 강화되면서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는 형편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학생들은 공부하는 기계가 아니며, 대량 생산방식 교육에서 벗어나서 개인의 능력과 창의력을 존중하는 능동적 교육(active learning)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앞으로의 직업은 크게 2가지로 하나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 대신하기 어려운 개성과 창의력을 존중하는 직업과 또 하나는 AI로 쉽게 대체할 수 있는 반복적이고 육체적인 노동을 요구하는 직업으로 나누어질 것이다. 사회의 조직 구조도 기존의 피라미드형에서 중간 관리층은 대폭 줄어들고 AI에 일을 시키는 직업과 AI가 시키는 대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조직의 위쪽과 아래쪽이 넓고 가운데가 잘록한 장구형(double head drum)으로 전환되게 될 것이다. 특히, 수학의 알고리즘으로 무장된 AI에게 일을 시키는 직업은 개성과 창의성을 기본으로 하며, 이 분야의 전문인력은 크게 부족하며 앞으로 그 수요는 더욱 증대될 것이다.

교육 방법이나 내용의 측면에서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적합한 교육으로 전환하고 있는 대표적인 예가 2012년에 개교한 미네르바 대학교이다. 이 대학은 미국에서 가장 낮은 합격률과 7개국을 돌아다니며 온라인 교육만으로 이루어지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하는 대학으로 2022년 WURI(세계대학혁신평가)에서 1위로 선정되었다. 이 대학의 실험은 온라인으로만 해도 지식교육은 가능하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증명하고 있으며, 공동체의 삶과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위해 학생들은 한국, 영국, 미국, 독일 등 세계 7개국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전국의 모든 학교는 문을 닫고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이는 과목 성격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최소한 지식교육은 온라인으로 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특히, 답답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온라인 강의를 공유하면 간단한 것을 전국 대학교수들이 전공별로 같은 혹은 거의 비슷한 과목을 모두 온라인으로 강의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제 지식교육은 과목별로 3~5개 정도의 강의를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선택하여 수강한 후, 수강한 내용을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직접 발표하도록 하고, 교수의 주도하에 토론에 참여하도록 하면 학생들과 교수는 서로 소통하면서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창의적인 교육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는 제도적인 제한만 해결되면 지금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있으며 온라인으로 누구나 어디서나 무료로 강좌를 들을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서비스인 K-MOOC이다.

그렇게 되면 전국 대학의 서열화 경쟁과 학교 간 지나친 격차는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고, 굳이 수도권 대학으로 결집할 필요도 줄어들어 각 대학이 개성과 창의력을 극대화하면서 균형발전을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수강생들이 직접 강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업당 학생 수를 최대 10명 이하로 대폭 줄여야 하며, 벚꽃 피는 순서대로 사라진다는 지방대학 소멸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미래 시대의 교육은 수학능력시험을 없애고 개인의 개성과 창의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학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공동체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인문학과 체육 예술을 기반으로 도덕으로 무장된 강한 인재를 양성하는 방법으로 대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같은 교육 대전환은 정규학교 교육과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융합한 방식이며, 학생들은 무한 경쟁에 내몰리면서 0교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지식교육에서 벗어나서 튼튼한 체력과 창의력 및 도덕으로 무장된 ‘즐겁고 행복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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