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우의 미래칼럼] 용학도서관이 쏘아 올린 실용적 미디어 신뢰
[박한우의 미래칼럼] 용학도서관이 쏘아 올린 실용적 미디어 신뢰
  • 승인 2022.08.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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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 영남대 교수, 빅로컬빅펄스Lab 디렉터
용학도서관은 빅데이터 이용과 미디어 교육으로 유명하다. 특강과 세미나의 개최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기반의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로를 인정하는 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데이터는 정보, 지식, 지혜로 발전해야 한다. 이에 용학도서관은 50세 이상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데이터와 미디어가 기술과 만나면서 가짜 뉴스가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어른 세대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하기에, 도서관의 특화 전략은 의미가 있다.

가짜 뉴스가 범람하면서 ‘실용적(pragmatic) 미디어 신뢰’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권위와 명성과 진실성 등 여러 형태의 신뢰 유형이 존재하고, 이것들은 서로 다른 검증 관행을 지니고 있다. 이 개념은 크리스티안 슈워제네거(Christian Schwarzenegger)가 제안했다. 미디어에 대한 믿음, 냉소, 회의보다 더 구체적이고 맥락을 중요시한다.

슈워제네거는 미디어 신뢰 혹은 불신의 이분법을 넘어서 뉴스 이용 상황을 정의했다. 실용적 신뢰는 사람들이 특정한 뉴스 출처에 의존하는 습관과 관행에 주목한다. 사람들이 특정 미디어 채널을 신뢰하지 않는 경우라도 제도(institution)로서 미디어 체제를 믿는 경향이 있기에, 해당 채널에 충성심을 종종 보인다. 사람들은 여러 정보 출처를 확인하거나 공식 소식통으로부터 직접 인용을 통해 진실한 설명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히브리대 올가 파시첼스카(Olga Pasitselska)가 발표한 논문 ‘이웃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중 미디어 신뢰를 재협상하기’는 실용적 신뢰 개념을 적용하였다. 제목은 ‘Better Ask Your Neighbor: Renegotiating Media Trust During the Russian Ukrainian Conflict’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과 분쟁은 불안정한 정보환경을 만들었다. 그녀는 이 기간에 사람들이 신뢰받을 가치가 있는 정보를 어떻게 결정하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증강된 연속적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흥미롭게도 사람들은 미디어가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한 일종의 대중적 지혜를 갖고 있었다. 권력이나 기업이 소유한 미디어를 일반적으로 불신하면서, 미디어 메시지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확인하면서 저널리즘에 대한 비판적이지만 건설적인 평가를 시도하고 있었다. 특히 정치적 위기와 데이터 및 정보 혼란의 시기에 사람들은 모든 뉴스에 도전하는 것이 인지적으로 요구된다. 사람들은 실용적 신뢰 기반 3개의 검증 과정을 보였다. 첫째, 이념적으로 가까운 출처에 대한 의존 둘째, 미디어를 제도로써 신뢰하면서 개별 출처에 대한 회의적 태도 셋째, 미디어 제도에 대한 불신과 냉소적인 환멸.

사람들은 주변 이웃하고만 미디어 신뢰성에 대해 항상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에 접속하면 빅데이터로 작동하는 인공지능(AI) 뉴스를 만날 수 있다. AI 뉴스 제공 관행은 포털과 플랫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신문과 방송 등도 AI를 활용해 맞춤형 뉴스를 제공하기에, 이용자와 로봇 사이의 사회적 상호작용 환경과 적절한 정보 검증 관행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존 바나스(John Banas) 등의 AI 시대 미디어 신뢰와 사회적 이해에 대한 연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논문 ‘When Machine and Bandwagon Heuristics Compete: Understanding Users’ Response to Conflicting AI and Crowdsourced Fact-Checking‘을 보면 ‘휴리스틱스’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휴리스틱스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간단한 의사결정 규칙이다. 예컨대 식당에 들어가면 종업원이 손님을 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AI를 활용한 뉴스의 품질 평가에서 컴퓨터는 이데올로기적 편향이 없으므로 신뢰한다는 휴리스틱을 갖는 경향이 있다. 연구진은 AI 제공 단서와 대중적(crowdsourced) 팩트체크 서비스가 상호 간 일치 혹은 어긋날 때, 사람들의 휴리스틱이 미디어를 믿는 과정에서 어떻게 경쟁하는지를 조사하였다. 휴리스틱 촉발 과정에서 AI 로봇과 팩트체크 플랫폼이 사람들의 뉴스 품질 인식과 신뢰성 판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3가지 실험을 진행하였다.

인공지능 에이전트와 팩트체크 플랫폼이 불일치하기보다 일치할 때 휴리스틱 믿음의 가능성이 더 높았다. 사회적 부화뇌동(bandwagon) 휴리스틱이 강한 사람들은 팩트체크 플랫폼이 어떤 주장을 사실 확인했을 때, 해당 주장을 사실로 판단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확정적인 연구 결과를 제공하지 못했지만, 연구진은 사람들이 AI와 팩트체크 서비스가 서로 상충할 때도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하면서도 두 시스템 모두에 의존하고 있음을 찾았다.

재난, 전쟁, 환경, 경제 위기의 일상화로 세상이 복잡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단순히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려고 한다, 자신의 업무와 생활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알고 싶어 하고 주변의 데이터, 미디어, AI 로봇, 이웃 등을 믿고 싶어 한다. 실용적 미디어 신뢰와 AI 시대의 사회적 휴리스틱에 대한 결과를 종합해 시사점을 도출해 보자. 도서관 등은 정보 출처와 미디어 제도의 실용성과 맥락성에 대한 뉴스 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서로 다른 데이터를 처리하는 도구들의 이용 방식과 차별적 역할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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