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준석 대표 자기성찰도 할 줄 알아야
[사설] 이준석 대표 자기성찰도 할 줄 알아야
  • 승인 2022.08.0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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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상임전국위원회가 지난 5일 현 상황이 당헌·당규상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할 수 있는 ‘비상 상황’이라 의결했다. 또한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을 권성동 원내대표가 겸직하고 있는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확대하는 당헌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내일 전국위를 개최해 ARS 투표방식으로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이준석 대표의 복귀는 불가능하게 된다.

전국위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이 대표는 즉각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포함한 법적 대응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 대표는 “가처분은 거의 무조건 한다고 보면 된다”, 또는 “내가 직접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다른 자리에서도 그는 “저자들을 제지할 방법이 1%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하는 게 책임”이라고도 했다. 오늘쯤 이 대표가 당의 결정에 대한 법적 대응을 천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수도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이 대표의 공격도 거침이 없다. 그는 ‘윤핵관 핵심’이라는 사람들에 대해서 ‘삼성가노(三姓家奴)’라 비난했다. 삼성가노는 ‘성을 셋이나 가진 종놈’이란 뜻으로 중국 역사에서 주군을 세 번 바꾼 여포를 비하하는 말로서 장제원 의원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는 문자 메시지에 대해서도 ‘한심한 인식’이라며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그동안 이 대표의 돌출 언행을 ‘내부 총질’로 보느냐에 대해서는 국민 시각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공식적인 선거 기간 중 두 차례나 당무를 거부하며 소위 ‘가출’을 했다. 당 대표가 선거 기간 중 선대위에서 손을 떼겠다고 말한 경우를 역사적으로도 본 적이 없다. 최근에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며 당 지도부를 능멸했다. 지난 정권 때는 이 대표가 당시 여권을 비판하는 말도 들어보지 못했다.

이 대표가 향후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자신이 결정할 문제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성 상납 의혹을 받거나 그것에 대한 증거 인멸 시도 정황 자체만으로도 정치권에서 물러나야 할 만큼의 도덕적 흠결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가 당 대표로서 ‘자기 정치’를 한 것 외에 당을 단합시키고 이끌어가기 위해 어떤 포용력을 보였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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