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소셜딜레마’, 소셜미디어에서 자기 주도권 찾기
[데스크칼럼] ‘소셜딜레마’, 소셜미디어에서 자기 주도권 찾기
  • 승인 2022.08.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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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경 뉴미디어부장
얼마전 지인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내가 인터넷에서 물건을 하나 봤는데 그 다음부터 인터넷 창만 열면 어딜가나 계속 그게 나타나”라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지만 그 내막을 알고 보면 사실 웃어넘길 일만은 아니다. 고도로 지능화된 알고리즘이 나의 취향과 관심사를 파악하고 내가 보고 있는 인터넷 창을 통해 ‘이래도 안 살꺼야’하고 끊임없는 유혹을 보내기 때문이다.

2020년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는 우리가 한번쯤은 가졌음직한 의문 ‘그들은 어떻게 이렇게 나의 취향을 잘 알고 있는걸까’에 대한 답을 제시해준다. ‘소셜딜레마’는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에서 일했거나 일하고 있는 이들의 입을 통해 소셜미디어의 숨겨진 이면을 우리 앞에 펼쳐놓는다. (이 영화가 필자의 눈에 띈 것 역시 알고리즘의 힘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많은 사람들은 생각한다. 구글은 검색엔진이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은 친구들의 생활과 사진을 볼 수 있는 곳이 아닌가라고. 그렇지만 이들 소셜미디어들은 우리 생각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무료인듯 보이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들은 우리의 관심을 광고주에게 판다. 그들은 우리를 1분이라도 더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해 우리의 취향을 파악하고 좋아할 만한 정보를 보여준다. 물론 그 사이사이 광고를 끼워넣는 것도 빼먹지 않는다.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사용자들을 조종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내 스크롤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이쯤되면 잠시 내려놓은 스마트폰에 자꾸 손이 가고 눈길이 가는 것은 내 의지력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는 미국 10대들의 우울증과 자살율이 급상승하게 된 시기를 2011년에서 2013년으로 본다. 이는 1996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들이 소셜미디어를 접하게 되는 시기와 일치한다. 소셜미디어는 아이들의 뇌간을 파고들어 자존간과 정체성을 장악한다. 또한 하트와 좋아요를 통한 보상에 매달리며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고 우울해지기도 한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통해 모두가 똑같은 영상을 보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것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알고리즘이다. 알고리즘이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구글의 검색이 어디서나 똑같은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하는가? 때로는 진실보다는 구글링하는 장소와 구글이 나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것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들은 이를 27억개의 트루먼쇼라고 표현한다. 어쩌면 우리 모두 소셜미디어가 내 눈 앞에 보여주는 것들을 진실로 믿고 살아가는 트루먼인지도 모른다.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도록 만들어서 정치적, 사회적인 분극화를 초래하기도 한다. 양쪽 진영이 서로의 소리를 듣지 못하게 만들기도 하고 국경을 침범하지 않고도 전쟁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가짜뉴스가 진짜인 것처럼 알려지는 인포데믹이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딜레마’(dilemma)는 두개의 판단 사이에 끼어 어느쪽도 결정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태를 이야기한다. ‘SNS는 시간낭비다’를 외치며 모든 SNS를 다 끊고 스마트기기가 없던 순간으로 돌아가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다. 소셜미디어는 벗어날 수 없는 하나의 시대적 흐름이다.

‘소셜 딜레마’의 말미에서 전문가들은 건강한 소셜미디어 활용을 위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한다. 알림 설정을 끌 것, 필요없는 앱을 삭제할 것, 그리고 유튜브 추천 영상을 클릭하지 말고 자신이 영상을 선택하여 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맹목적으로 믿지 말고 공유 전 사실 관계 확인 및 검색을 생활화 할 것,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도 팔로우 할 것 등을 제안한다. 사소해보이지만 이것이 바로 소셜미디어에서의 자기 주도권 찾기의 첫걸음이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소셜미디어가 유토피아가 될지, 디스토피아가 될지는 결국 나의 의지에 달려있다. 소셜미디어가 우리를 조종하도록 내버려두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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