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출범했지만 여진 계속
경찰국 출범했지만 여진 계속
  • 정은빈
  • 승인 2022.08.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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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찰 독립…’ 토론회서 비판
한상희 교수 “국회 입법권 침해
행정조직 법정주의 위반” 지적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 교수가 9일 오후 대구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에서 열린 '경찰 독립과 시민 인권'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정은빈기자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 교수가 9일 오후 대구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에서 열린 '경찰 독립과 시민 인권'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정은빈기자

 

일선 경찰 반발 속에 출범한 행정안전부 경찰국을 두고 여진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대구에서도 경찰국 설치 과정이 위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 교수는 9일 오후 대구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에서 열린 ‘경찰 독립과 시민 인권’ 토론회에서 “헌법 또는 정부조직법상 행안부 장관 권한에 치안 사무가 없다. 법률에 규정이 없는데도 (정부는) 하위 규정으로 행안부 장관의 권력을 만들어냈다. ‘행정조직 법정주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에 속한 사항을 독단적으로 처리한 거다. 입법권 침해고, 권력분립 원칙에 어긋난다”라며 “모든 국가기관은 정부조직법이 정한 기관만 존재할 수 있고, 정부조직법에서 정한 권한만 행사할 수 있다. 법률에 근거가 없는 권한을 국가가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현행 정부조직법상 행정안전부 관련 조항(제34조)을 보면 ‘치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장관 소속으로 경찰청을 둔다’, ‘경찰청 조직·직무 범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따로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한 교수는 또 “현재 행안부 장관의 방향은 개혁의 3대 이념인 합리성·합법성·민주성 측면에서 모두 실패했다”고 평가하면서 “경찰 개혁에 대한 요구가 있다고 해서 행안부 장관이 마음대로 방향을 정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경찰국은 지난 2일 공식 출범했다. 이들은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 임용 제청 권한 등 행안부 장관의 책임·권한 수행 등을 지원한다. 정부는 경찰국을 신설하면서 그 근거로 대통령령인 ‘행안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를 일부 개정했고, 부령인 ‘행안부 장관의 소속청장 지휘에 관한 규칙’을 제정·시행했다.

경찰국이 경찰 독립성·중립성 훼손 등의 우려를 불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출범한 만큼 이후에도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국가경찰위원회는 경찰국 출범 당일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치안정책의 최고 심의·의결기구로서 법령상·입법체계상 문제점을 지속 제기해 왔지만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헌법에 근거한 경찰 관련 법령의 준수 여부를 더 촘촘하게 살피겠다”고 경고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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