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준석, ‘가처분 신청’ 외에 다른 길이 없었나
[사설] 이준석, ‘가처분 신청’ 외에 다른 길이 없었나
  • 승인 2022.08.1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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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그제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켰다. 하루 동안에 전국위원회를 두 번이나 개최해 당헌을 개정하고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추인했다. 집권 여당이 정부 출범한 지 불과 91일 만에 비대위 체제로 들어간 사상 초유의 비상사태를 맞은 것이다. 비대위는 위기에 빠진 당을 추스르고 적당한 시기에 전당대회를 열어 당을 정상화해야 하는 책무를 부여받았다. 그러나 ‘이준석 리스크’ 등이 남아 있어 당의 앞날은 여전히 험로이다.

비대위 출범으로 국민의힘 대표직을 상실하게 된 이준석 전 대표는 어제 당 비대위 전환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전자로 접수했다고 자신의 SNS에서 밝혔다. 따라서 국민의힘 비대위 출범이 사법부의 법적 판단을 받게 됐다. 법원이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러나 가처분 신청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향후 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만은 확실한 일이다.

이 전 대표의 법적 대응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강하다. 그에게 호의를 보였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법적 대응을 자제하라고 충고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더 이상 ‘분탕질’을 하지 말라고 했다. 심지어 이준석계인 정미경 전 최고위원도 그에게 이쯤에서 당 대표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김용태, 박민영도 등을 돌렸다. 안철수 의원도 이 전 대표가 이쯤에서 끝내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을 제외하면 고립무원의 상황이다.

30대의 이 전 대표가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사실이다. 국민의힘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두 번이나 연속 승리한 것에도 그의 역할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당 대표로서 당내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포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당내 비판에 성난 수탉처럼 대들어 여지없이 상대를 패퇴시키는 일에 만족해 왔다. 그러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철부지 10대처럼 ‘가출’을 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가 가처분 신청을 해도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없다. 만의 하나 법원이 이 대표의 신청을 받아들여도 그때쯤이면 이 전 대표의 임기는 벌써 끝난 후이다. 이 전 대표는 결국 얻을 것이 없이 당에 ‘분탕질’한 정치인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 전 대표는 자신과 자신이 몸을 담았던 당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현명히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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