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정치 없는 대한민국 정치
[대구논단] 정치 없는 대한민국 정치
  • 승인 2022.08.1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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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교수
많은 사람이 정치가 엉망이라고 개탄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정치가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것과 같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제대로 가르치지도 않고, 투자하지도 않으면서 정치가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나라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그룹으로 분류될 수 있다. 한 그룹은 세상이야 어떻게 되든지 간에 시험공부에 충실하여 이른바 사법고시, 행정고시, 외무고시 등을 통과하여 기득권층으로 자리 잡은 보수 집단이다. 다른 한 그룹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그들만의 성과인 것처럼 주장하며 평생 운동권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룹인 이른바 진보 집단이다. 이들 두 집단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공통점은 한 번 단 훈장으로 평생 우월감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집단이다. 더구나 자신들은 대체로 법과 질서를 잘 지키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지킬 것을 강요하는 집단으로 서로 토론이 되지 않고 상대방만 탓하며, 싸움을 일삼는 집단으로 전락하였다.

이와 같은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 지난 대통령 선거의 양당 대선 캠프에서 볼 수 있다. 당시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자 캠프에는 판사 출신 한 명을 제외한 전원 검사 출신으로 구성되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캠프에는 전원이 국회의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여야를 막론하고 대한민국 정치의 후진성을 그대로 표출하고 있으며, 그것을 가장 알 수 있는 곳이 대한민국 국회이다.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고, 한 번도 제대로 된 토론이 없고, 매일같이 대립과 갈등으로 남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이 현실이다. 세상의 모든 문제가 어떻게 남의 탓일까? 어떻게 국가의 모든 문제가 반대당의 탓만일까? 지금까지 국회의원 중에 한 번도 제대로 자기 소속 정당의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다른 분야는 그야말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으며, 어떤 분야는 선도국으로 도약하고 있는데 유독 정치 분야만 왜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은 현상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이다.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서 정치학을 제대로 공부한 사람은 거의 없다. 설령 있더라도 정치학으로 정치에 입문한 것이 아니라 고시나 혹은 사회운동으로 정치에 입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은 군사독재가 만들어낸 부작용이다. 사회과학의 꽃이 정치학임에도 불구하고 1961년의 5·16 군사쿠데타, 1964년의 6·3사건(한일회담 반대 운동) 이후는 한국 정치학 교육의 암흑기이며, 대한민국 정치의 앞날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쿠데타로 등장한 군사정권은 대학 정비를 명분으로 여러 대학의 정치학과를 폐지하였다. 많은 대학의 정치학과가 이때 폐과되거나 정원이 축소되었으며, 정치학과 신설 움직임에 대해서도 정부가 호의적이지 않았다. 당시 정부는 정치학과를 반정부 데모를 주도하는 선봉에 서는 불편한 존재로 인식한 것 같다. 제3공화국에 대한 본격적인 첫 저항운동이라 할 수 있는 6·3 사건은 각 대학의 정치학과 재학생이 주도하였는데, 이러한 점도 정치학과에 대한 정부의 인식에 영향을 주었으며, 점차 민간분야로 확대되어 정치학은 대학가에서 취업할 곳이 없는 소위 불온 학과로 인식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정치는 대학에서 정치학을 배워본 적도 없고, 정치를 거의 모르는 아마추어들이 모여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정치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심지어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이 하는 것이라는 조롱까지 나온다. 그럼 정치인은 누구인가? 반은 사기꾼이고 반은 예술가이다. 우리는 모든 정치인을 예술가의 반열에 올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대학의 정치학 교육을 제 위치에 돌려놓아야 하며, 토론하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교육이 회복되어야 우리나라 정치의 미래가 있는 것이다. 정치발전 없이 절대로 선진국을 지속하기는 어려우며, 더더구나 세계를 주도하는 선도국으로 나설 수 없다.

우리가 그렇게 강조했던 경제발전은 정치발전의 희생 위에 있었으며, 이제 우리는 경제발전 못지않게 정치발전도 병행하여야 하며, 경제적 효율성 못지않게 정치적 형평성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에 투자하는 만큼 정치에도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여야 지도자를 키워낼 수 있으며 진정 시민이 개개인이 행복하고 국민이 행복하며, 인류가 행복한 홍익인간의 질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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