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권해진 ‘올랭귀지’ 대표, 문화 장벽 허물어 해외 투자 유도…스타트업 도약 돕는다
[나는 청년입니다] 권해진 ‘올랭귀지’ 대표, 문화 장벽 허물어 해외 투자 유도…스타트업 도약 돕는다
  • 채영택
  • 승인 2022.08.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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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진출할 때 현지 언어 몰라도
소비자 심리·문화 존중하면 성공 가능”
어학연수·유학 큐레이션 플랫폼 개발
예비 창업가에 언어·문화 콘텐츠 제공
해외박람회 서포트 프로그램 제작 추진
올랭귀지권해진대표
올랭귀지(주) 권해진 대표가 자신이 만든 어학연수, 유학 큐레이션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다.

지역은 벤처기업으로 성장한 청년 창업가들의 사례가 특별히 더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 인구문제, 경제문제 등과 직결되는 지방소멸 이슈에도 정면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대구경북의 벤처창업률은 전국 대비 각 4%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지역의 투자환경과도 직결되는데, 이러한 투자생태계 조성을 위해 직접 몸으로 뛰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여성(청년)기업인들이 있다. ‘나는 청년입니다’에서는 지난 7월 22일부터 25일까지 도쿄에서 개최된 ‘여성기업가 포럼’에서 만난 대구경북 여성기업인 4인의 사례를 통해 스스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특집 속의 특집으로 다루고자 한다.

지난 7월 22일부터 25일까지 도쿄에서 개최된 ‘여성기업가 포럼’에서 만난 대구경북 여성기업인 ‘권해진 올랭귀지(주) 대표’.

◇내수시장의 어려움과 갈증 해결방법 부재는 창업지원 현장의 애로사항 중 하나

제2의 벤처붐이라고 한다. 국내외 투자유치 열기 속에 2020년에는 한 해 동안 무려 20조원에 이르는 투자생태계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12만개 기업이 창업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질은 양에서 비롯되듯,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의 숫자 또한 15개로 늘었다(티몬, 두나무, 직방 등 포함 15개). 뿐만 아니라 기업 생산성과 연구개발 성과 등을 종합 평가하여 매년 발표하는 블롬버그 혁신지수에서 한국은 2020년(독일에 이어 2위)을 제외하고 최근 8년간(2014~2021) 1위를 기록하게 되었다.

로컬이라는 특수성을 기반으로 창업을 지원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으로 정부의 창업정책을 바라보았을 때 다소 아쉬운 점은 내수시장의 어려움과 갈증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고민 부족은 사업화 과정에서 한 단계 도약이 더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에 한계점으로서 피부에 직접 와 닿을 때가 많다. 중간지원조직 입장에서도 한계를 느끼는 것이 사실인데, 창업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답답할 노릇일지 짐작하기에 늘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

사실 일선 현장에서 창업지원을 하다 보면 사업화 과정에서 만난 동료들(창업자 그룹, 전문가 멘토 그룹 등)과 시장개척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눌 기회는 크게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창업자들마다 각각의 컨디션이 다르다는 이유로 적절한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제한 시간 내에 제공해야 할 지원서비스가 방대해 새로운 지원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리적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창업 중간지원조직 입장에서는 창업자들과 함께 시장 개척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없는 실정인 것이다.

◇스타트업 초기 성공의 열쇠는 함께 고민을 나눌 동료=파트너

창업에 있어서 시장개척은 너무나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시장규모가 작고 규제 또한 다양하다는 이유로 내수시장만을 겨냥한 사업 아이템은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중소기업 규모로 성장한 기업의 경우 정부로부터 해외 판로개척 지원 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가 늘어난다. 그렇지만 스타트업의 경우 제품개발 단계에서 시제품 출시까지 판로에 대한 고민은 결국 창업자들의 몫인 것이다. 최근에는 ‘아마존 글로벌 셀러 교육’과 같은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글로벌셀링의 기회가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이 또한 시장개척의 훌륭한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결국 스타트업 초기 성공의 열쇠는 유사한 사업 컨디션으로 사업화 단계를 어느 정도 진행한 동료 혹은 선배 파트너의 존재 여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국내외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위 행정에서 이야기 하는 1급 전문가(박사급 이상)의 조언 보다는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함께 달려나갈 수 있는 러닝메이트가 필요한 것이 현장의 실질적인 요구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가치는 소비자 이해에 뿌리가 있다.

지역마다 나라마다 문화의 차이는 존재한다. 문화의 차이에 대한 이해는 타협으로 가능한 부분일 수 있다. 그렇지만 이것을 시장환경에 적용하여 소비자 측면에서 바라 보았을 때는 타협이 쉽지 않다. 즉, 시장의 가치는 소비자 이해에 뿌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상품이라고 할지라도 해외시장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지 못한 경우가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수반하지 않은 제품은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베트남이라는 내수시장을 공략하려고 한다고 가정했을 때 베트남어를 유창하게 못 하더라도 베트남 소비자의 심리를 읽을 수 있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베트남 시장에서 고객과 함께 소통할 수 있고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도쿄에서 개최된 ‘여성기업가 포럼’에서 만난 권해진 대표(올랭귀지(주))는 해외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의 사업파트너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자신이 먼저 스타트업이 되었다고 본인을 소개 했다.

◇“문화를 매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어”

올랭귀지(주)는 대구에 창업기반을 두고 ‘빅데이터 기반 어학연수 유학·큐레이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이다. 영어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지만 설립목적이나 추구하는 이상향은 여느 교육콘텐츠 기업과는 분명히 달랐다. 올랭귀지의 권해진 대표가 주고객으로 타겟팅한 대상은 취·창업을 희망하는 성인 학습자였다. 즉, 언어와 문화에 대한 빠른 이해를 바탕으로 목표한 바를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 싶었다는 것이 권대표의 설명이었다.

권대표는 어린시절부터 문화 다양성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20~30대 시절을 외국에서 보냈다고 했다. 주로 캐나다, 싱가포르, 필리핀 등 영어권 도시에서 한국인 유학생들이 그 지역의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 왔는데, 이러한 경험이 국내 스타트업계에도 필요하다는 접점을 발견하고 창업을 결심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을 돕기 위한 스타트업이라는 말이 조심스러웠어요.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그만한 그릇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수천 번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왜냐하면 언어와 문화를 구분 지을 수는 없지만, 언어보다는 문화를 매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었거든요.”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찾아 나갈 계획

“해외에 나가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고 하잖아요. 타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우리나라의 모든 기업들이 자랑스러웠어요. 그 중에서 스타트업은 단연 최고였죠.”

권 대표는 우연치 않은 기회로 스타트업이라는 걸 접하게 되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스타트업이 도약시점에 ‘투자’라는 이벤트가 필요하다는걸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스타트업들이 이때 겪게 되는 애로사항 중에 하나가 언어와 문화의 이해였으며, 그것은 자신이 그동안 일반인들에게 제공하던 프로그램들과 많이 닮아 있었다고 했다. 그때부터 국내 스타트업과 함께할 본인의 역할을 고민하면서 사업을 구체화하였다고 했다.

도쿄 ‘여성기업가 포럼’에서 만난 권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국내 스타트업들이 해외투자자들과 소통하는데 있어서 도움을 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사업아이템을 소개하고 싶어하는 스타트업 대표자들과 함께 해외 유명도시들을 돌며, 세일즈스킬을 향상시키는 자체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해외 세미나, 박람회 등 마이스 산업분야를 서포트해 언어와 문화의 장벽 없이 최선의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스타트업의 성공 열쇠는 함께 고민을 나눌 동료와 파트너라고 생각해요. 저는 해외 판로개척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의 동료이자 파트너로서 성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제 역할은 지속적으로 찾아 나갈 계획이구요”

스타트업 동료들을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하는 권해진 대표는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전혀 새로운 시선을 가진 또 다른 형태의 스타트업 분야의 선구자였다.
 

 
이미나 (청년활동연구가/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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