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같은 곡선형 철 구조물…SNS서 뜨거운 반응
하늘 걷는 신비한 기분…고소공포증 있어도 용기내볼 만
뜬금없이 등장한 것만 같은 주제에 대해 호기심과 낯섦이 먼저 들지만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내에 화제성을 모으고 이슈화가 되기 일쑤이다. 예를 들면, 코카인 댄스나 목이버섯 댄스처럼 어딘가 모르게 이상하면서도 묘하게 중독성 있는 콘텐츠들이 그런 경우다. 기존의 것들이 빠르게 밀려나면서 보다 더 특별하고 이색적인 주제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사라진다. 그리고 때로는 장기적인 문화로까지 확산된다.
이러한 양상은 단순히 온라인 플랫폼 속 서비스 차원의 콘텐츠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에 생겨나는 가게나 관광지 등 규모 있는 건축물들도 이제는 반듯한 네모에서 벗어나 좀 더 이색적이고 차별화된 디자인과 스토리들로 소비자들의 감성적 기능적 욕구를 채우고 있다.
최근 포항에는 관광객들이 분주하게 몰려들고 있다. 바로 ‘스페이스 워크’때문이다. 아찔한 높이에 설치된 꼬불꼬불한 곡선형의 다리는 보기만 해도 스릴 넘치며 호기심을 잔뜩 불러일으킨다. 포항시 영일만이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언덕 풍경과 숲길을 따라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웅장하고 아름다운 스페이스 워크에 도착하게 되는데, 마치 하늘 위를 거닐고 있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다. 특별한 경험에 대한 가치를 높이 사는 현시대에 부합하는 사용자경험 중심의 관광구조물이라 할 수 있겠다.
롤러코스터처럼 현란하게 구부러진 이 아름다운 철 구조물은 포스코가 제작하여 포항시에 기증한 것이다. 특별한 경험을 하기 위해 친구와 연인, 가족들이 너도나도 줄을 지어 찾는 명소로 SNS를 통해 인증샷이 퍼지며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급부상하고 있다. 스페이스 워크가 인기를 끌자 포항시에서는 해상 스페이스 워크도 만들어 가볼만한 곳과 볼거리가 많은 국내 관광 지역으로 재조명하기 위해 노력을 가하고 있다.
스페이스 워크는 순환형 구조가 아니라 입구에서 난이도가 다른 좌, 우측 길로 나누어져 있어 어느 쪽으로 가든 다시 돌아와 반대쪽으로 걸어야 한다. 좌측 길을 따라 걸으며 펼쳐져 보이는 시원한 바다 풍경을 감상하고자 한다면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도 용기를 내어 도전해봄직한 야심찬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놀이동산에서 롤러코스터조차 잘 타지 못하는 필자 역시 용기를 내어 하늘을 거닐어 보는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 가을 시즌 1순위 국내여행코스로 염두에 두고 있다.
렘 콜하스-간삼건축사무소 설계 광교 ‘갤러리아’
암석층 형상화한 외관에 유리통로 설계…빛 받으면 ‘반짝’
디지털 기술 아닌 자연 에너지원으로 문화예술 경험 선사
렘 콜하스는 ‘리좀(Rhizome)’ 이론을 바탕으로 건축의 모든 요소가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연결되어 도시와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제작하였다고 한다. 큰 암석층 사이에 다이아몬드처럼 끼여있는 유리 통로는 다각면을 이루고 있어 자연광을 받으면 건물 전체가 자연스럽게 반짝인다. 조명이나 디지털기술을 적용한 것이 아닌 자연이 주는 에너지원으로 도시가 하나 되어 빛을 발산하는 듯한 에너지틱함을 느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신 삶의 빛(Lights in your life)’이라는 갤러리아 광교의 콘셉트 스토리가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건물 내관 역시 콘셉트에 부합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각 층과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생명력과 활동성이 느껴지도록 하였다. 포항에 스카이 워크가 있다면 수원에는 아트로드가 있다. 54m에 이르는 갤러리아 곳곳을 거닐며 통유리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을 기분 좋게 만끽하며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이색적으로 즐길 수 있다. 공간 곳곳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아트워크부터 라이프스타일 소품, 오브제, 각종 디자인 브랜드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디자인 작품이기에 사방의 투명한 유리창에서 일어나는 무지갯빛 산란, 그 공간 속에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황홀함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다.
‘빛’을 콘셉트로 제작된 건물인 만큼 LED 기술모듈을 활용한 신비로운 오로라 조형물과 구름과 빛의 아지랑이를 연상시키는 미술 설치 작품 등 지하 1층부터 12층까지 모두 각기 다른 세부 컨셉의 콘텐츠들로 꾸며져있다. 시각적인 즐거움과 갤러리 광교만의 이색적인 브랜드아이덴티티를 통해 이용객들의 라이프 문화의 가치를 업그레이드해 주고 있다.
이 외에도 서울에 한 쇼핑몰 건물은 패션디자이너의 아이디어로 잔디를 건물 외부 전면에 장식하여 도심의 콘크리트 속 자연친화적인 이미지를 차별화 강조하는 등 이색적인 건물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호감가는 브랜드이미지를 경험할 수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강원도 정선 시그니처 카페 ‘여치의꿈’
암수 짝짓기하는 모습 표현…아이도 어른도 ‘웃음꽃’
풍경과 어울려 정겨운 분위기…계절 정취 느끼기 좋아
지식의 원천은 경험이며, 좋은 결정은 경험으로부터 나온다. 우리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은 모두 돈으로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들로부터 만들어진 가치들이다. 오늘도 우리 삶이 풍요롭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많은 영감과 경험을 안겨주는 일상 속 디자인공간들과 콘텐츠, 창작자, 그 문화를 향유해 주는 소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류지희 <디자이너·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