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갤러리] again
[대구 갤러리] again
  • 승인 2022.08.2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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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진-작품1

조여진 작가
조여진 작가
오늘도 우리는 일상을 살아간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가끔 특별한 날들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 한 일생을 바라보면 해가 뜨고 달이 떠오르고 우리는 무엇인가 하기 위해 움직이기도 하고 휴식의 시간도 보내면서 비슷한 하루하루의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조금씩 다른 듯 비슷한 평범한 일상이 참 좋다.

처음 공부를 시작하던 그때부터 선 을 그리며 드로잉 하는 일은 나의 일상 모습인 것 같다. 드로잉과 에스키스는 모든 작품의 초기 단계이자 아이디어의 시작, 무의식과 의식의 최초의 끄적임, 화면 속의 위치 표시이며 대충의 윤관선, 표현하는 이의 감정과 생각이 담겨있는 비정형의 정제되지 않은 날 것 으로의 선으로 표현 되어진다. 추상표현이건 구상표현이건 조각이나 회화뿐만 아니라 미디어를 이용한 작품 혹은 설치 등등 장르와 무관하게 작업의 시작은 아이디어 스케치로 시작되고 많은 날들 모아진 생각의 집합과 누적된 시간의 결과물로 작업은 완성된다. 특별한 공간 속 조명아래 빛나고 있는 완성된 작품은 더 할 수 없이 멋있고 감동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주어진다.

하지만 화려한 모습으로 주목 받는 완성된 스페셜한 작품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 하고 정리되어지거나 점점 가려지게 되는 많은 하루들 속에서 비슷한 시간을 보내는 드로잉들 그 자체 그대로가 나에게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화려하거나 특별하지 않고 어쩌면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당연한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하루하루 변화와 변신 그리고 진화된 유동적이고 왕성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흔한 모습을 가진 소소한 선들의 이야기가 좋다. 그래서 나는 부속적 개념의 드로잉이 아니라 독립적인 표현양식을 가진 그 자체로 완성된 작품으로써의 선 들을 표현해 보고자 한다.

나는 도시에 살고 있다. 길을 걷다보면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과 그 주변에 무심히 떨어져 있는 건설자재들의 파면을 만나는 일은 흔한 일상이라 할 수 있다. 그 조각들 가운데 많이 찾아 볼 수 있는 반생철사는 쓰임새와 용도에 따라 공간에 선들을 그리게 되고 건축이 점점 진행되고 완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제 몫을 다하면 정리되어지거나 가려지게 된다. 이런 모습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드로잉 선의 그것과 유사한 점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나는 공사의 진행과정에서 사용되어지는 철사라는 자재를 건축의 부속적 개념의 재료가 아니라 독립적이고 완성된 작품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비슷한 듯 다른 선들을 형상화되어지게 만들어 내는 작업을 통해 도시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나의 일상을 표현하고자 평온하게 반복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작가 본인은 또 다시 반복되어 시작되는 비슷한 듯 조금씩 다른 평범한 일상의 흔적을 독립적인 표현양식을 가진 완성된 선 그 자체로 계속해서 표현하고자 한다.

※ 조여진은 영남대서양화과와 영남대 미술교육 석사를 졸업했다. 대구 아트랩 범어 오픈갤러리 등에서 3회의 개인전과 대구현미협 신입회원 기획전 등의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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