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카페, 라다크
[신간] 카페, 라다크
  • 석지윤
  • 승인 2022.09.1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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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닿은 히말라야 고원
전통 가옥 짓고 아지트 사용
아름다운 자연·낯선 이들…
현지 분위기 물씬 나는 이야기
카페라다크
 

매 순간의 선택이 삶의 흐름을 바꾼다. 무엇이 달라졌는지 흐르는 동안은 알 수 없다. 달라진 물길에 몸을 맡기고 한참을 흐르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문득 지금의 자리가 새삼 새롭게 느껴진다. 그제야 무엇이 지금을 만든 것일까 생각한다. 그리고 비로소 어떤 선택의 순간이 ‘운명’ 혹은 ‘인연’의 시작이었음을 깨닫는다.

저자들에게 그 시작은 ‘라다크’였다. 2007년에 떠난 배낭여행 중에 우연히 흘러든 히말라야 고원의 사막 라다크에서 ‘운명’과 ‘인연’의 실마리를 발견한 그들은 라다크에서 만난 친구가 말한 대로 어떤 ‘의미’를 만들기 위해 그곳에 뿌리내린다. 라다크의 오래된 전통 가옥에 둥지를 틀고 여행자와 현지인 친구들의 아지트가 될 공간을 연다.

이들은 라다크에 살며 무럭무럭 자랐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지은 집이 대부분 그러하듯 해가 뜨고 지고, 바람이 들고 나는, 그 박자와 흐름을 따라가면 더운 여름날에는 땀이 식었고, 추워지기 시작하는 가을에는 칼바람을 피할 수 있었다. 멍하니 앉아 창밖을, 쨍하게 파란 하늘을, 보란 듯이 솟은 설산을, 쏟아지는 햇볕을, 허공을 빗는 포플러 나무를, 흙색의 지구 표면을, 그 아름다운 장면을 바라보고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었다.

라다크에 살며 몇 번의 계절을 보내는 동안 차곡차곡 쌓은 소중한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주고 싶어서, 오로지 사랑하는 마음으로 라다크에 대한 글을 쓰고 엮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품은 행복의 원형이 라다크에 있다고 말한다. 행복의 내용은 집을 짓고 사람들을 초대하는 일이다. 소꿉놀이하듯 함께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고 오늘 밤이 계속될 것처럼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 일이다. 마음을 열고 기꺼이 낯선 이들과 친구가 되는 일이다. 꿈과 꿈이 만나 더 큰 꿈으로 자라나는 것을 지켜보는 일, 혹은 그 꿈의 일부가 되는 일이다. 책을 통해 저자들이 사랑하는 땅 라다크에서 자신의 방식대로 펼쳐낸 그 단단하고 아름다운 행복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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