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논단] 마약 예방 교육, 아직은 필요 없을까
[교육논단] 마약 예방 교육, 아직은 필요 없을까
  • 승인 2022.09.1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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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대구영선초등학교 교사 교육학 박사
“에이, 학교에서는 그래도 마약 사건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최근 마약범죄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다. 마약범죄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누군가 말하니 지인이 한 말이다. 오랫동안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계셨지만, 아이들이 마약에 손을 댈 수 있다는 사실은 믿을 수 없는 일이란다. 술, 담배와는 또 다른 거라며. 사실 마약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금기적인 인식 자체가 대단히 높긴 하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최근 발표된 검찰청의 자료만 보더라도 10대 마약 사범의 검거 건수는 2021년 309명이다. 2018년에 104명이었기에, 3년 새 3배 정도가 높아졌다. 분명히 마약 예방 교육이 필요해졌고, 인식과 위험성이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말이다. 특히 마약범죄는 범죄가 실제로 발생하였지만, 수사기관에서 인지하지 못하거나, 용의자 신원 파악 등이 어려워 공식적인 범죄의 통계로 집계되지 않는 범죄를 뜻하는 ‘암수 범죄’의 하나다. 특히 마약범죄는 범죄자가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이며, 공범자이기도 해서 고발 등도 요원하여 더욱 암수율이 높다고 한다. 전문가는 마약범죄의 경우 암수율이 최소 20~30배, 100배도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다이어트를 위하여 보조제로 처방받는 약 등이 의료용 마약류인 경우가 많고 이에 대한 무분별한 처방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복용의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오남용을 부추기는 의료진에 대한 문제도 함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경로 외에도 인터넷, SNS, 국제우편 등 다양한 경로로 청소년들에게 마약이 전해지고도 있단다. 실제로 21년 5월에는 고교생 등 40여 명이 마약성 진통제를 투약하고 판매한 혐의로 검거되기도 하였다. 교육과 더불어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정책들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사실 학교에서는 마약 예방 교육을 수년 전부터 시행해 왔다. 2019년 학교보건법 개정 이래로 일선 학교에서는 약물 오남용, 사이버 중독 예방 교육을 필수적으로 실시해야만 한다. 1년에 10시간, 학기당 2회 이상으로 배정되었다. 이 시간 안에 약물 오용, 남용, 사이버 중독 관련 예방 교육이 모두 포함된다. 그러한 점에서는 반드시 마약 중독 관련 교육을 시행해야 하지만 10시간 안에 비중이 작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마약 예방 교육에 대한 실효성을 돌아봐야 할 필요성도 분명하다.

청소년의 마약 중독에 대한 실태는 여러 연구자의 관심 주제이기도 하다. 한 연구에서는 학교 단독의 교육으로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것보다 법무부, 학교, 지방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민간기관 등의 거버넌스 체계를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마약 예방 프로그램이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음을 주장한다. 이는 대구시교육청에서 올해부터 학교 밖의 다양한 전문가, 외부 기관, 지자체의 담당자들을 참석하여 개최하기로 변경한 위기관리위원회의 의미와 그 맥락이 상통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외부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논의하는 마약 예방 교육에 대한 실질적 교육 프로그램 역시 위기 학생의 관리 효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른 연구에서는 청소년들이 마약류 접근에 있어서 또래 문화도 강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특히나 초범 학생에 대한 교정시설의 교육적 역할을 재검토하고, 처벌을 강화해야 함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들은 청소년의 경우 호기심으로 인한 초범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시작하지 않기 위한 위험성을 인지하는 교육이 꾸준하게 이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나 학교만큼이나 가정의 인식 역시 ‘설마 이런 교육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많은데 이에 대한 개선도 사회 전반에서 꾸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각종 연구와 더불어 여러 유관 단체, 기관 등의 교육에 대한 제안도 이루어지고 있다. 일례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경우는 학교급별 교육과정을 10가지 이상의 주제로 나누어 안내하고 있으며, 펜타닐 패치제, 식욕억제제, 수면제, ADHD 치료제 등 마약류 오남용, 향정신성의약품의 중독 물질별로 짧은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마약 중독과 관련한 각종 사고가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고, 요즘은 더욱 그 대상이 특정 유명인, 특정 직업군의 사람들만의 특별한 사건이 아닌 만큼, 좀 더 체계적인 예방 교육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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