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손진수 으뜸딸기농원 대표, 피땀 흘려 익힌 기술 공유…농업 미래 밝힌다
[나는 청년입니다] 손진수 으뜸딸기농원 대표, 피땀 흘려 익힌 기술 공유…농업 미래 밝힌다
  • 윤덕우
  • 승인 2022.09.20 21: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산물 수확 한정됐던 과거 농부
현대 들어선 유통까지 영역 확장
온라인 거래·콘텐츠 기획 다양
파티·투어 등 다양한 체험 인기
정부, 월 100만원 최대 3년 지원
연간 500시간 이상 ‘열공’
생산 고도화·체계화 결실
“농업은 트렌디하고 감각적
시장 모르면 도태될 수밖에, 협력할 농업경영인 늘어나길"
손진수 대표
경북 안동의 으뜸딸기농원 ‘손진수’대표. SNS상에서 ‘딸기왕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가을을 기다리며 1년을 사는 시대는 끝났다

3월의 봄이 설레이는 이유는 새로운 생명력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봄의 생명력은 난데없는 눈발과 우박, 꽃샘바람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과 극복의 장면을 보여준다. 그래서 더욱 설레일 수 밖에 없고 인내의 시간을 각오케 하는지도 모른다. 한편,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눈이 희끗거렸던 지난 3월 시작된 농사의 결실을 맺게 되는 시기인 것이다. 봄 가뭄, 여름의 고온, 가을의 태풍 등을 이겨낸 수확의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시기인 것이다.

전통적 농사 패턴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었다. 물론 현대에도 노지의 밭작물이나 논농사의 경우 계절의 변화를 거스를 순 없다. 그렇지만 과학의 발달과 함께 농사의 패러다임은 서서히 변해 왔고 지금은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트렌드와 맞물려 가을만 믿고 1년을 노력하던 과거의 상황과는 전혀 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내야 하는 미션들은 자연의 섭리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농사를 짓는 주체가 함께 감당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더 빨리 배워야 하고 더 많이 공부해야만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가을을 기다리며 1년을 살아왔던 시대는 끝났다. 소비자가 원하면 당장이라도 신선한 제품으로 시장에 내 놓을 수 있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농촌사회의 사회·문화 전반의 변화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확’의 범위 확장에 따른 콘텐츠 창농의 등장

농작물에 대한 최종 구매자는 소비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농업 종사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 또한 소비자이다. 엄청난 노력을 통해 품질 좋은 농작물을 시장에 내놓았다 하더라도 최종 선택과 결정은 소비자의 몫이기 때문에 구매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수확이 완결되었다고 보기 어려워졌다. 과거 ‘수확’의 범위가 농산물을 거두어들이는 것까지였다면 현재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그것이 시장에서 경제적 가치로 환원되는 영역으로까지 확장된 것이다.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작물을 선택하고 재배, 유통, 포장재까지도 디테일하게 신경써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낸 상품의 가치를 적시에 알려 구매가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 또한 생산자가 고민해야 하는 숙제가 되었다.

코로나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유통이 개인의 일상에도 스며들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농산물 거래 또한 활발해 졌다. 이 때문에 농작물 생산 및 콘텐츠 기획을 병행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최근 유행하는 팜 파티, 팜 투어, 농가체험 등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거나 부가가치를 증대하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그것을 콘텐츠화 하여 지속적인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하려는 청년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SNS상에서 ‘딸기왕자’로 더 잘 알려진 경북 안동의 으뜸딸기농원 ‘손진수’대표는 청년창농(창업+농업)의 트랜드를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손진수대표02
손진수 대표가 딸기 영농기술을 청년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귀농 후 작년까지 총 35명, 올해는 8명에게 딸기 재배 기술과 유통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협력 상생 차원에서 자신의 시행착오를 알려 농업경영인들이 늘어나도록 하기 위함이다.

△창농인이 되기 까지

손대표는 5년 전까지만 해도 의료기기 전문기업 연구소의 연구원이었다. 2013년 먼저 귀농하신 부모님의 농사를 돕기 위해 안동으로 내려오게 되었다고 했다. 단순히 농사를 돕기 위해서였다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직장 생활도 적성에 맞았고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다. 그렇지만 농업에서 발견한 가슴설레임이라는 1%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기에 과감히 진로를 변경하게 되었다고 했다. 부모님을 돕기 위해 안동을 방문하게 될 때마다 농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졌는데, 그 과정에서 농업의 발전 가능성을 보았을 뿐만 아니라 시장 트렌드에 따라 생산-마케팅-유통 전반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치열함이 손대표를 설레게 했다고 말했다.

“저는 온실보다는 정글이 더 맞는 사람입니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실천하며, 확실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

귀농을 결정하고 부터는 농업기술센터와 농업기술원 등 새로운 트렌드를 배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재배농법, 6차산업, 마케팅, 전자상거래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매년 500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으며 기술을 익히고 그것을 실제에 접목하여 시장가능성 등을 수시로 점검해 나가며 전문 농업인으로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공부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실제에 접목하여 성과로 이을 수 있는 진짜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딸기 만큼은 정말 맛깔나게 잘 키운다는 평가를 받고 싶었죠”

귀농 이듬해 부터는 딸기 양액 재배농법을 데이터화 하기 시작했으며, 생산고도화 및 체계화에 집중했다. 그리고 소비자와 직접 소통을 위해 3,500 부지에 지어진 4개동 하우스의 일부를 활용해 딸기체험 프로그램과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는 딸기체험 프로그램의 경우 다양화하기에 이르렀고, 유튜브는 잠시 휴먼기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계획은 늘 수정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딸기로 성공한 농업인이 되는 것이라는 목표는 변하지 않습니다.”

△MZ세대에게 농업이라는 직업세계를 경험케 해 주고파

MZ세대는 자신의 행복, 노력과 진정성의 존중,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 즉각적인 피드백을 중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조직 내의 선배들과의 세대 차이를 겪게 된다고 한다. 조직 내에서 갈등 관계는 없었지만 손대표 또한 전형적인 MZ세대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저는 부모님이 먼저 귀농하시지 않으셨다면, 농업이 뭔지 관심을 가져볼 기회조차 없었을 거예요. 그리고 도전해 보고 싶은 설렘을 경험해 보지도 못했겠죠”

후계농이 아닌 이상 성장 과정에서 농사를 접해 볼 기회가 거의 없는 세대이고, 농사에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토지구입, 농기구 구입 등 초기 정착비용이 만만치 않은 환경에서 영농기반이 없는 청년이라면 시작단계에서부터 난관에 봉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손대표와 같은 청년들이 늘어나야 지역은 활력을 되찾을 수 있고, 성장가능성 또한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에서는 ‘청년 창업농제도’라고 해서 월 최대 100만원을 최장 3년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러한 내용을 잘 몰라서 ‘농촌에서 살아볼까?’라는 생각을 갖는 청년은 많지 않다.

“농업은 정말 감각적이고 트렌디하기 때문에 시장을 읽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농촌의 삶이야 말로 미래지향적인 삶이라 생각해요”

△농업 종사자가 늘어나는 것은 경쟁자가 아니라 동료가 늘어나는 것

“저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제가 농업을 통해 경험한 설렘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손진수 대표는 귀농 후 작년까지 총 35명, 올해는 8명에게 딸기 재배 기술과 유통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런 손대표에게 교육생이나 주변 사람들은 의구심을 갖는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경쟁 업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이유를 말이다.

손진수 대표는 말한다. “저는 제가 말을 잘 하고 똑똑해서 교육생들 앞에 서 있는게 아니라 설렘을 먼저 경험해 봤기 때문에 농업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이일을 지속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겪은 시행착오를 다른 분들은 겪지 않도록 도와 지역에 협력할 수 있는 농업경영인들이 늘어나도록 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미래로 가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농업 종사자가 늘어나는 것은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동료가 늘어나는 일이라고 말하는 손진수 대표는 더 큰 시장규모와 유통라인 다양화를 위해 자신의 오늘을 내일에 투자하는 농촌의 일꾼이었다.
 

 
이미나 (청년활동연구가/ 교육학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