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치수에 대한 소고(小考)
[대구논단] 치수에 대한 소고(小考)
  • 승인 2022.09.2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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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환 전 경산시 교육장
‘치수(治水)’는 하천과 호수의 범람을 막고 물을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농경사회에서 치수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와 직접 관련이 있어 국가 정책의 제일의 과제였다. 지금도 치수는 국가 정책의 중요한 미션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비가 가장 많이 오는 곳은 제주도이다. 제주도의 연 강수량은 1,600∼2,000㎜였는데 최근 몇 년 동안에는 4,000㎜가 훨씬 넘고 있다. 우리나라 연 평균 강수량이 1,300㎜ 정도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양이다. 삼남 지방이 가뭄에 시달리고, 제주도에는 비가 많이 내리면 ‘제주도에 내리는 비를 그릇에 담아 육지로 보내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공상을 하기도 한다. 제주도에 내린 비는 지리적 특성상 그날 중으로 바다로 바로 빠져나가고 만다.

올해 여름, 서울에 시간당 141.5㎜의 비가 내려 우리나라 기상관측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시간당 강우량이 30~40㎜가 되면 하늘에서 물통으로 물을 퍼붓는 정도라고 하니, 시간당 140㎜ 이상의 비가 내리는 모습은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수를 보는 기분일 것이다.

이 기간에 수도권의 최대 강우량은 600㎜였다. 1년 강우량의 1/2 정도가 내린 것이다. 기후 온난화 때문에 게릴라식 폭우가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이런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수도권 폭우로 애꿎은 인명 피해와 물적, 심리적 고통을 당했다. 특히 주거 취약계층인 반지하 주민들이 애석하게도 목숨을 잃었다. 주택의 침수로 발달장애인 등이 참변을 당한 것이다. 또 우리나라 부의 심장인 강남 일대가 물에 잠기었다. 물길이, 내리는 비를 감당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선진국 코리아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수도권의 폭우 피해를 수습하기 전에 연이어 힌남노 태풍이 산업 도시 포항지역을 강타하여 우리나라의 자부심 포항 제철소가 멈추었고, 포항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는 15세 소년 등 여섯 명의 시민이 참사당하였다. 이날 포항지역에는 시간당 80∼110㎜의 비가, 최고 453㎜까지 내려, 일 년 동안 올 비의 양의 1/3이 쏟아졌다.

우리나라는 물이 남아도는 나라인가? 아니다 우리는 필요한 물을 공급받지 못하는 실질적 물 부족 국가이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집중호우와 강우를 동반한 태풍이 불어와, 강수량이 특정 계절에 치우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강수량은 많지만, 물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지구 온난화로 기상이변은 더욱 심해져 이러한 단점들은 확대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 기후변화에 맞는 맞춤형 치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지금까지 치수 대책은 농사와 직접 관련이 있는, 가뭄과 홍수 예방에 집중하였으나, 농민들은 4대강 사업으로 가뭄과 홍수는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가뭄과 홍수 대책을 어떻게 세울 것이냐의 명제에서 벗어나, 예고 없이 내리는 게릴라성 호우, 메가톤급 폭우, 엄청나게 유실되는 수자원 등에 대한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저류시설을 구축한다. 비는 근래 특정 지역이나, 특정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내려, 수자원이 엄청나게 유실되고 있다. 이처럼 발생하는 수자원의 유실을 막기 위해 ‘빗물 담는 그릇’을 마련해야 한다. 자연의 흐름을 방해하는 기존의 시멘트 위주의 일률적인 대규모 댐 건설에서 벗어나, 지역의 인문 지리와 자연지리의 흐름을 고려한, 맞춤형 저류시설을 구축하여 소중한 수자원이 유실되지 않도록 한다.

다음은 물길을 복원, 준설, 신설하고, 대량의 폭우를 관리할 수 있는 빗물 터널을 건설한다. 서울 강남과 같은 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전국 주요 도시에 대규모 빗물 터널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대규모 터널 공사는 가성비가 낮다고 볼 수 있다. 100년 만의 폭우가 오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가성비가 낮은 곳에도 투자할 정도의 경제 수준이 되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시군구 지자체별로 국지성 호우에 대비한 선제적 시스템을 구축한다. 우리 마을, 우리 동네 사정은 시군구 지자체에서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저지대 지역, 상습피해 지역, 저소득층 주거지역, 산사태 가능 지역 등을 선제적으로 파악하여, 국가 지원만 믿지 말고, 지자체별로 주도면밀한 계획과 투자로, 이제 더 이상 불쌍한 사람들이, 불행한 일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시군구 지자체는 보여주기식 행정보다는, 주민 생활과 직결된 주민 안전을 위한 행정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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