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사람과 사랑은 동의어다
[박명호 경영칼럼] 사람과 사랑은 동의어다
  • 승인 2022.09.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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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태풍 ‘힌남노’로 막대한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입자마자 연이어 우리나라에 또 다른 큰 태풍 ‘난마돌’이 찾아왔다. 다행히도 ‘난마돌’은 큰 피해를 끼치지 않고 물러갔다. 그러나 태풍보다 더 큰 충격적인 사건 소식이 들려온다. 소위 스토킹 살해사건이다. 사건의 피의자는 입사동기인 여성 역무원을 3년여에 걸쳐 지속적으로 협박했고, 재판을 받던 중 흉기를 휘둘러 피해자를 숨지게 했다고 한다. 그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이력까지 가지고 지난 2018년 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한 청년으로 알려졌다. 대체 무슨 원한으로 그처럼 잔인한 일을 저질렀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달 셋째 주 토요일에 열린 ‘대한민국 청년의 날’ 행사의 주제는 ‘청년의[행복,꿈,희망+@]을 동행하다’였다. 하지만 지금 이 땅의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볼 수 있는지는 자못 궁금하다. 많은 젊은이들이 비전과 꿈은 버리고 자신의 존재를 헌신짝처럼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위해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잘 알지 못한다. 단지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삶은 물론이고 이웃의 행복에 대한 책임감도 없이, 그리고 눈앞의 허상만을 쫓아서 살아가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다. 『사피엔스』에서 “우리 모두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더욱 나쁜 것은 인류가 과거 어느 때보다 무책임하다는데 있다.”라고 주장한 유발 하라리의 지적이 틀리지 않은 듯하다.

꿈과 비전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의 삶은 비참하다. 누구나 꿈을 성취하려는 열정이 있어야 그의 삶이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헬렌 켈러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장님으로 태어난 것보다 못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녀의 대답은 단순 명쾌했다. “시력은 있지만, 비전은 없는 것이지요.” 눈앞의 모습에만 집착하면서 미래의 비전이 없이 살아가는 삶은 사람답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청년들에게는 꿈과 함께 열정이 넘쳐야 한다. 열정은 평범한 미래를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어주는 마법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에서도 꿈과 비전이 가장 중요하다. 그것은 존재의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은 자신만의 차별화된 사명 또는 미션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구성원들은 사명을 소홀히 여기거나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나이키라는 회사는 단지 운동화나 운동복을 팔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나이키는 인간의 잠재력을 확장한다는 크고 원대한 기업 사명으로 일한다. 삼성전자의 존재 이유도 휴대전화나 가전제품을 팔아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다.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삶의 질을 높여 인류사회에 이바지하려는 것이 사명이요 꿈이어야 한다. 여기에는 반드시 고객 사랑이라는 대전제가 필수적이다. 사랑과 관심이 없으면 고객이 진정으로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볼 수도 찾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업은 고객 사랑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핵심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 경영의 최우선의 과제는 고객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구성원은 이 사명을 명심하여야 한다. 사업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왜 이일을 하고 있는지를 잊고서, 눈앞의 급선무를 처리하는데 분주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최대 성과는 공동의 사명을 위해 성실히 일하는 구성원들의 헌신에서 나온다. 그 원동력은 고객이라는 사람을 사랑하는데 있다. 사랑은 평범한 사람을 인재로 변화시키는 위력을 지니기 때문이다. 사람을 제일로 여기는 기업은 세상에서 제일 강하다.

사람 사랑은 리더의 최고 덕목이다. 사람은 누구나 소중한 존재로 인정받기를 원한다. 조직의 구성원이 리더로부터 존중 받는다고 여길 때 온전한 리더십이 발휘된다. 따라서 리더는 구성원들이 꿈과 비전을 가지고 조직에 헌신하도록 자존감을 높여주고, 격려하고, 지원해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구성원의 잠재능력이 최고조로 발휘될 수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일상의 삶도 사람 사랑이 전부다. “삶이란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사랑이란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 그리고 배움이란 사람 속에서 살면서,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최근 지인이 보내온 멋진 글이다.

가을에는 은퇴한 가수 패티김의 대표곡인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이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멀리 떠나간 옛사랑을 그리워하는 애절하고 의미심장한 노랫말 때문일 것이다. 이 노래는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이란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다. 사람과 사랑을 동의어로 여긴 까닭이다. 사랑은 그 자체로서도 행복한 일이지만 세상을 살맛나게 한다. 진실한 사랑은 태풍도 어떤 고난도 견디는 힘이 된다. 모든 사람이 꿈과 사랑의 결실을 맺는 이 가을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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