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 의문사’ 시위, 80개 도시로 확산
이란 ‘히잡 의문사’ 시위, 80개 도시로 확산
  • 승인 2022.09.2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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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시위 시작 이후 35명 숨져
정권 퇴진 운동으로 변모 양상
정부, 강경 진압 기조 유지 중
20대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됐다가 의문사하면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각계각층의 동참 속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란 시위는 의문사와 복장 자유 문제를 넘어 이란 지도부의 부패와 정치탄압, 경제위기의 책임을 묻는 정권 퇴진 운동으로 변모하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이란에서는 80여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벌어졌다.

목격자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해진 시위 현장을 보면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여러 도시에서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고, 테헤란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경찰이 최루탄을 던지고 창문을 향해 사격했다.

한편에서는 시위대가 보안군을 구타하고 차에 불을 질렀으며, 여성의 복장 등을 감시하는 ‘풍속 단속 경찰’의 본부를 폭파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전날 이란 국영 TV는 이달 17일 시위가 시작된 이래 최소 3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날 전국적인 유혈사태로 시위대와 치안당국 양측에서 모두에서 사망자가 급증했을 가능성이 있다.

민중 시위는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경찰 조사를 받다 지난 16일 숨지면서 시작됐지만, 일주일이 지난 현재는 곳곳에서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해 이슬람 공화국의 신정 통치를 끝내자는 구호가 나오고 있다.

테헤란 대학 시위대는 “독재자에게 죽음을”, “히잡에 죽음을, 우리가 언제까지 그런 굴욕을 참아야 하나”라고 외쳤다.

쿰이나 마슈하드와 같이 종교 색채가 깊은 도시에서도 여성들이 히잡을 찢어 불에 태우거나 시위대 앞에서 머리카락을 자르면서 항의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란 반정부 시위가 2009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전개되고 있지만, 정부는 강경 진압 기조를 유지중이다.

앞서 2009년 부정선거 의혹, 2017년 경제정책 실패, 2019년 유가인상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을 당시에도 정부는 보안군을 보태 과격 진압한 바 있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유엔총회에 참석했다 귀국한 자리에서 “정부는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와 대중의 안전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위대에 경고했다.

또 정보부는 이란 내 모든 휴대폰 사용자에게 이란의 주적이 조직한 시위에 참여할 경우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처벌될 것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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