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면적 늘리고 공급사 추가
김장철 수요 대응하려 안간힘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이 고공행진하자 대형마트 업계가 산지 추가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 여름 폭염·폭우가 이어진 데다 가을 태풍까지 오면서 배추 정식(심기)이 늦어져 수확 물량 예측이 쉽지 않은 탓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강원도 지역의 배추 공급업체 1곳을 추가로 확보했다. 기존에는 강원도 태백 농협 등 2곳에서 배추 물량을 수급해왔지만, 올해는 작황 예측이 어려워 이미 계약한 산지만으로는 김장철 물량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올해 김장 시즌 새로 계약한 산지를 통해 전체 배추 물량의 30%가량을 공급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도 강원도 강릉시 안반데기 물량을 예년보다 40%가량 더 확보했다. 기존에는 태백시 매봉산 고랭지에서 김장철 배추 물량을 대부분 수급해왔으나, 올해는 이 지역의 작황이 부진해 공급이 부족한 만큼 안반데기 지역 계약면적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평년 기준 롯데마트 전체 물량의 20~30%가량만 차지했던 안반데기 배추는 올해 7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강원도 영월과 영양, 평창 등 준고랭지에서 생산되는 배추 물량 확보에도 힘쓰는 등 수급 안정에 집중하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는 보통 10월 중순 이후 시작되는 절임 배추 사전 예약 판매를 앞두고 배추 가격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편리한 김장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면서 매년 절임 배추 판매량이 늘고 있지만, 올해는 기상 악화에 따른 생육 저하로 가격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배추 가격은 현재 1포기당 1만원 가까이 치솟은 상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배추 10㎏ 평균 도매가는 3만4천80원으로 평년(1만6천558원)대비 105% 높았고, 1포기 소매가는 9천626원이었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김장 시즌을 앞두고는 배춧값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배추는 2~3개월 정도 키운 뒤 수확하는데, 9월 들어서는 기상 상황이 나쁘지 않아 김장철인 11월에는 수확량이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도매가와 소매가도 정부가 비축 물량을 풀겠다고 발표한 지난 20일을 기점으로 소폭 하락한 상태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배추 산지의 태풍 피해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이후 기상도 현재까지는 좋은 만큼, 본격적인 김장철 배추 시세는 우려했던 것보다는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배추, 무, 고춧가루 등 김장 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