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준의 세상이야기] 미국과 맞서기 위해 중국이 가져야 할 전략
[김호준의 세상이야기] 미국과 맞서기 위해 중국이 가져야 할 전략
  • 승인 2022.09.2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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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준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조지워싱턴대 국제정치학 박사
첫째, 21세기에 중국이 미국의 파워에 맞서기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미국과 대등한 군사력이 필요하다. 미국은 약 7,000억 달러에 달하는 국방 예산으로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미국을 제외한 다른 모든 국가의 국방비를 합쳐도 미국의 국방비에 미치지 못했으며, 미국을 제외한 다른 모든 국가가 힘을 합쳐도 미국을 이기지 못했다. 펭귄이 사는 남극을 제외하고 미국의 해외 군사기지는 737개에 이르며 25만여 명의 군인을 135개국에 파견함으로써 미국의 군화발자국(footprint)으로 세계를 포위하고 있다. 미군은 38선에도, 호르무즈 해협에도, 엘베강에도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처럼 멀리 뻗어나간 국가는 없었다. 한편, 중국은 불과 4년 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위쪽의 지부티(Djibouti)에 해외 군사기지를 처음 건설했다.

또한 미국은 하나의 항모전단만으로도 전 세계 대부분의 기지를 파괴할 수 있는데, 심지어 20층 높이의 12개 항모전단으로 전 세계 바다를 컨트롤하고 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 세계 패권국가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장거리 군사투사능력의 보유 여부이다. 미국은 항공모함과 해외 군사기지를 통해서 탁월한 장거리 군사투사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현재 장거리 군사투사능력은 미국의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둘째, 중국은 미국의 경제 규모를 능가하는 경제력을 가져야 한다. 미국의 GDP는 약 21조 달러이고, 중국의 GDP는 약 15조 달러로 세계 2위이다. 미국의 1인당 GDP는 70,000여 달러이고, 중국의 1인당 GDP는 12,000여 달러로 전 세계에서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중국은 1978년을 기점으로 매 8년마다 GDP가 2배씩 성장해 왔고 미국보다 3배 이상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만을 가지고 중국이 세계 패권국가가 될 수는 없다. 아직도 하루 1달러로 살아가는 중국인이 7천만 명에 달한다. 중국이 초강대국이 되려면 2030년까지 미국과 같은 GDP 수준으로 올라서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수출 장려와 내수시장 확보를 위한 정책에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중국은 식량을 자급자족해야 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식량 생산국이지만 중국인이 즐겨 먹는 콩의 자급률은 17%에 불과하고, 유지 작물 자급률은 25%에 불과하다. 현재 공급망 차질에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국제 곡물 가격이 폭등하고 있고, 그 외에도 가뭄, 홍수 등의 기후변화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곡물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앞으로 식량은 무기화될 것이다. 석유가 없다고 사람이 당장 죽지는 않으나, 먹을 것이 없으면 살 수 없다. 세계에서 곡물 수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브라질이다. 세계 곡물 시장의 55%를 점유하고 있는 카길(Cargill)은 67개국에 1,100개의 사업장을 거느린 세계 최대 곡물업체로서, 밀가루, 계란, 대두, 소고기, 심지어 소금까지 통제한다. 우스갯소리로 "카길했어요"라는 말은 "식사했어요"와 동의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카길, 몬산토 등의 거대 글로벌 곡물 유통기업들은 사일로(Silo) 곡물저장창고 시스템을 가지고 전 세계 공항, 항공, 대도시 등의 곡물가를 통제하고 있다.

또한 중국이 세계 공장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불평등, 부정부패, 인플레이션, 낙후된 경제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중국은 그동안 고도 경제성장을 위해 가속페달을 밟아왔고 또 다른 한 발은 고도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브레이크 페달을 힘껏 밟고 있었다. 중국은 여전히 성장의 지속이냐 아니면 인플레이션을 컨트롤하느냐 사이에서 호랑이의 덫에 빠져있고 이런 자동차가 언제 불이 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셋째, 중국은 소프트파워로서 문화력을 키워야 한다. 한 국가의 힘은 문화력으로부터 나온다. 군사력은 상대방의 반감을 많이 사게 되지만, 자기도 모르게 지배당하고 있는 것이 바로 문화의 힘이다. 미국의 파워도 할리우드와 하버드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이것이 바로 2H이다. 할리우드는 21세기 콜로세움이고 로마의 원형경기장처럼 전 세계인들에게 미국의 파워를 전파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20위권 대학 중에서 무려 17개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2022년 영국 더 타임즈에서 발표한 세계대학 랭킹 100위권에 5곳이 포함되었을 뿐이다.

넷째, 중국은 가정주부를 비롯한 모든 소비자가 세계 어디에서나 알 수 있는 국제적인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중국의 최고 기업은 대부분이 국유기업이며 중국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인텔, 애플, IBM 등과 같이 누구나 알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가 없다. 컴퓨터, 인터넷, 드론 등 20세기의 신기술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미국에서 나왔다. 전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젊은이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자유의 여신상을 건너왔듯이 중국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중국의 14억 인구 내에서만 인재를 뽑는 것이 아니라 79억 명의 전 세계 인구에서 중국에 필요한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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