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음악과 그림의 컬러버래이션 시도
재즈음악과 그림의 컬러버래이션 시도
  • 황인옥
  • 승인 2022.10.0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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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옥 개인전 대백갤러리
음악 친구들 영감 받아 작곡도
구상·추상 혼재속 조화 찾아가
유영옥작-아름다운한글
유영옥 작 ‘아름다운 한글’

유영옥 작가는 정형화된 패턴에 무시로 노출되는 환경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부친이 운영하던 벽돌공장에서 놀며 자연스럽게 감정보다 규칙이나 배열 같은 정형적인 조형 구조를 경험했다. 벽돌의 규칙적인 패턴은 6살 무렵 놀이로서 그림을 시작하면서 ‘한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벽돌이라는 정형화된 틀에서 안정감을 찾는 성향을 갖게 됐고, 특이하게도 조형적인 느낌이 강한 ‘한글’을 그림의 소재로 채택하게 됐다. 조형으로서의 ‘한글’에 대한 관심과 자음과 모음의 해체로 이어졌고, 이런 행보들은 ‘옵-타이포그래피’라는 화풍 정립과 맞물렸다.

유영옥 개인전 ‘아름다운 한글’ 전이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개막했다. 전시에는 한글을 해체한 추상작품 45점이 걸렸다. 타이포그래피와 순수회화의 경계에서 양단을 아우르며 시각적 확장을 이끄는 작품들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지난 1월 개인전에 소개됐던 작품들의 확장된 버전이다.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위트와 유머를 회화적으로 확장했다. 그는 이번 전시를 “타이포그래피에서 회화로 전환하기 위한 과도직적 행보”라고 언급했다. “저는 이번 전시작들을 디자인이 아닌 회화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은 베이스에 디자인적인 요소들이 깔려있어 순수회화로 넘어가기 위한 과도기라고 말해도 될 것 같아요.”

그의 전공은 디자인이다. 학부부터 박사 과정까지 디자인만 팠다. 일찍 화가를 꿈꿨지만 엄격한 가풍으로 순수회화에서 디자인으로 타협점을 찾은 결과였다. 하지만 그의 손에서 붓이 떠난 날은 없었다.

“한글의 조형 구조에서 원초적 미의식의 확장을 감지하며 유희적 즐거움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언어로서 텍스트가 아닌 조형적 아름다움에 자음과 모음을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디자인의 한계를 스스로 극복하는 희열을 맛보게 되었지요.”

이번 전시에는 재즈음악과 그림의 컬러버래이션을 시도했다.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김경식 경북과학대 교수가 한글 자음의 순수한 발성과 음성을 사용해 표현한 현대 재즈를 작곡하고, 전시장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 김 교수는 유 작가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한글1’, ‘즉흥연주1’ 등의 곡을 쓰고, 이번 유 작가 전시장에 울려퍼지도록 했다. 그가 작곡한 곡들은 스위스에서 활동 중이며 김 교수와는 버클리 음대 동문인 재즈보컬리스트 전송이와 관록의 재즈피아니스트 조윤성과 함께 최근에 ‘한글’이라는 앨범으로 제작됐다.

그는 “음악이 화음을 쌓아가며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는 지점에서 그림과 닮아있는 것 같다. 그림도 색과 형태의 중첩으로 깊고 넓은 세계로 나아간다”고 했다.

“김 교수와 협업을 통해 다른 영역의 예술이 서로 교감하며 창의적 감성이 확장해 나가는 경험은 무척 아름다운 것 같아요. 이번 전시에선 한글의 자음이 기하학적 형태로 중심을 잡고, 그 주변을 추상과 회화적인 이미지가 거드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작업과정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혼재한다. 먼저 한글의 자음을 수채화 물감으로 그리고 촬영해 컴퓨터 이미지로 변환한다. 변환된 이미지에 디지털 작업을 추가하고, 캔버스 천에 출력한 후에 아크릴 물감으로 덧칠을 가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타이포그래피와 회화, 구상과 추상이 혼재하는 그의 화면에서 조화로운 세계를 발견한다.

“이번 작업에서 제 안에 있던 형식에 대한 견고한 틀을 깬 것 같아요. 이러한 자기계발을 통해 타이포그래피의 회화적 창작활동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경북과학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한 그의 전시는 9일까지.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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