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국민에게 무례한 정치 하지 말라
[대구논단] 국민에게 무례한 정치 하지 말라
  • 승인 2022.10.0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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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병은 자랑하라’는 옛말이 있다. 민간요법이 성할 때 그런 말은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은 누구나 자기 병을 감추고 남이 아는 것을 수치로 느낀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과 미국을 다녀온 후 외교 참사로 국익을 해쳤다면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영국 여왕 조문에서 결례를 했고 미국에서는 비속적인 언행을 했다는 것으로 국민들은 긴가민가 혼란 속에 있다. 모두가 정치권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라 돌아가는 일은 언론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언론의 사명과 역할의 중대성은 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언론도 편이 갈려있어 국민들은 어느 말이 옳은지 확신을 못한다. 자기 병을 감추듯이 나라의 흠집을 덮는 것이 당연함에도 대통령이 외국 순방에서 나라 망신을 했다면서 외국에 소문을 퍼뜨리는 이상인 일도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당사국인 영국이나 미국은 윤 대통령의 외교 잘못을 지적하는 일도 없고 도리어 고마움을 표했다고 한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익을 입에 달고 산다. 무엇이 국익인가. 칼럼을 쓰는 나는 아무 정당에도 소속되지 않고 보는 그대로 쓰고 평가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글을 써놓고 보면 야당 평가에 기울여 있는 점이 발견된다. 보수성을 가져서 그런 것인가 자문해 보지만 야당이 하는 행태가 정의롭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자답을 얻곤 한다.

지금 한국에는 정치다운 정치가 없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대표자라고 자칭하면서도 국민들의 삶은 뒤로 하고 정쟁에 여념이 없다. 야당은 절대다수의 힘으로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억압하고 비난한다. 입법부의 감시를 받아야 할 정부는 변명은커녕 함구하고 야당의 숫자에 눌린 여당은 늘 밀리는 모습이다. 외교부 장관이 대통령 외교 참사에 책임이 크다면서 야당은 과반수가 넘는 다수의 힘으로 그들끼리 박진 장관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대통령의 힘을 빼기 위한 작전을 벌인 것이다. 정부 인사 그 누구도 해임하고 탄핵 할 수 있다는 엄포다. 이런 상황에서 올바른 정치와 행정이 나올 수 있겠나. 야당의 정치 행위는 정상적인 입법 활동이라고 보기에는 매우 부적절하다. 야당의 깊은 속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국민지지도가 낮은 것을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무능과 연결 지우고 야당탄압과 보복 정치를 입버릇처럼 말한다. 얼른 보기에 그들은 국회 다수의 힘으로 지난 정부의 과오를 덮고 어떻게든 정권을 다시 잡아 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법을 만드는 그들이 정부의 법 집행을 압박하고 방해하려 들고 있다.

감사원에서 서해 피격 서면조사를 위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질문서를 보냈는데 수령 거부를 했다고 한다. 문 전 대통령은 감사원이 ‘무례한 짓’을 했다면서 격노했다고 한다. ‘감히 나를’ 같은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닐까. 지금은 왕조시대가 아니다. 감사원이 독립적인 헌법기관으로 감사원법에 따라 조사를 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다. 감사원의 서면조사에 대해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에게 정치보복을 하고 모욕주기를 했다면서 감사원을 직권남용으로 공수처에 고발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또 이재명 당대표의 범법행위에 대한 검찰수사를 막기 위해 혈안이다. 한 두가지가 아닌 범법행위를 오로지 국회의원 수의 힘으로 막을 수 있을까.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지난 정권과 자당 대표에 대한 불법을 조사·수사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자가당착에 빠져있는지도 모른다. 또 윤 정부에 대한 협치는 이와 연결선 상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정치 탄압을 한다면서 ‘범국민저항운동’을 제안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 그들은 윤 정부에 대해 탄핵을 말하더니 이제는 촛불을 언급하고 있다. 추종 세력들을 앞세워 물리적으로 나라를 뒤엎겠다는 망상에 빠져있는지 섬뜻한 생각이 든다.

하루를 멀다 하고 정치권은 국민들을 우울하게 한다. 침체된 경제와 국민 삶을 걱정하는 생산적인 정치는 아예 없고 제 살 궁리들만 하고 있다. 여당은 숫자에 주눅들지 말고 집권당으로서 정부 행정이 올바르게 진행되도록 책임정치를 펴 나가라. 윤 대통령은 지지도에 마음 두지 말고 국민만을 바라보는 정치·행정을 당당히 해 나가시라. 국민들은 정치다운 정치를 바라고 있다. 정치권은 국민들에게 무례한 정치를 절대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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