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 감독, 은퇴 결심 "50년 넘은 지도자 생활 마침표"
'야신' 김성근 감독, 은퇴 결심 "50년 넘은 지도자 생활 마침표"
  • 승인 2022.10.1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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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 김성근(80)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 어드바이저(감독 고문)가 50년 넘게 이어온 ‘야구 지도자 생활’을 마침내 마무리한다.

김성근 감독 고문은 16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50년 넘게 야구 코치, 감독으로 살았다. 이제 그라운드를 떠날 시간“이라며 ”오늘 오사다하루(王貞治) 소프트뱅크 구단 회장께 ‘5년 동안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제는 정말 작별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김성근 감독 고문과 재계약을 추진할 작정이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 고문이 먼저 ”이젠 떠나겠다“고 퇴진 의사를 밝혔고, 53년 동안 이어진 지도자 생활에도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

김성근 감독 고문은 ”만류하는 구단 관계자도 있었다. 오사다하루 회장은 ‘내년에도 같이 갑시다’라고 말씀하셨다“며 ”이미 올 시즌 중에 ‘이제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 어제(15일) 우리 팀 일정이 끝났다. ‘그동안 감사했다’고 많은 분께 인사드렸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15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린 퍼시픽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CS) 파이널 스테이지 4차전에서 오릭스 버펄로스에 2-3으로 패했다.

1패를 안고 CS 파이널 스테이지에 오른 소프트뱅크는 1승 4패로 일본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김성근 감독 고문은 ”‘일본시리즈 우승해서 헹가래 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선수들도 있었는데, 이렇게 한 시즌이 끝났다.

올 시즌 중에 결심한 대로 소프트뱅크 생활도 마감하고자 한다“고 ‘헤어질 결심’을 굳혔다고 강조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사령탑 중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경기(2천651경기)에 나서 다승 2위(1천388승)에 오른 베테랑 지도자인 김성근 감독 고문은 2018년부터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일했다.

2018년과 2019년 소프트뱅크 2, 3군을 오가며 코치진과 선수를 가르친 김 감독 고문은 2020년과 2021년에는 1군에서 생활했다.

코치진 명단에는 등록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는 훈련복을 입고 선수들에게 조언하고 경기장 안팎에서 감독, 코치와 자주 대화했다. 오사다하루 회장과는 함께 경기를 지켜보며 다양한 논의를 했다.

2022년에는 공식 코치진으로 등록돼 활동 영역이 더 넓어졌다. 유니폼을 입고 선수와 감독, 코치와 함께 생활했다.

김 감독 고문은 ”나이가 들어도 세상 곳곳에 배울 것이 많다. 나도 지난 5년 동안 소프트뱅크에서 일하며 많이 배웠다“고 떠올렸다.

여전히 야구가 그의 인생에는 ‘1순위’지만, 김성근 감독 고문은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코치 생활을 멈추기로 했다.

50년 넘게 이어진 야구 지도자 생활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김성근 감독 고문은 한국 야구 역사에 굵직한 이정표를 남긴 명장이다.

왼손 투수였던 김성근 감독 고문은 재일교포 출신으로 한국야구에서 ‘비주류’로 분류됐다. 선수 시절부터 숱한 고난을 극복한 그는 1969년 마산상고 사령탑에 오르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기업은행, 충암고, 신일고를 거친 그는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OB 베어스 투수코치로 프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해 마지막 7경기를 감독대행으로 치르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프로 감독 생활을 시작한 건 1984년 OB에서다.

이후 김성근 감독 고문은 태평양 돌핀스, 삼성 라이온즈, 쌍방울 레이더스, LG 트윈스를 이끌었다.

2002년 시즌 종료 후 LG와 결별한 뒤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머린스 순회코치로 일한 그는 2007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사령탑으로 부임해 지도자 경력을 꽃피웠다.

약팀을 중상위권으로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 김성근 감독 고문은 2007년 SK에서 프로 첫 우승을 일궜다.

2011년 8월 경질될 때까지 감성근 감독 고문은 SK에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2012년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창단 감독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성근 감독 고문은 2015년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부임했고, 2017년 5월 한화를 떠났다.

휴식은 짧았다.

일본프로야구의 강자 소프트뱅크가 김성근 감독 고문의 ‘경력과 지혜’를 원했고, 김성근 감독 고문은 2018년부터 5년 동안 소프트뱅크에서 일했다.

김성근 감독 고문은 ”일본 야구계에 ‘한국인 지도자에게도 배울 게 많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사회 모든 베테랑에게 ‘아직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희망을 안기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의욕적으로 지낸 ‘소프트뱅크에서의 5년’을 압축해서 설명했다.

소프트뱅크와 작별하는 시점은 김성근 감독 고문 자신이 정했다.

그는 ”소프트뱅크에서 충분히 많은 기회를 얻었다. 5년 동안 즐겁게 생활했다“며 ”여전히 야구가 좋고, 어느 때보다 야구가 잘 보이긴 하지만 (떠날 시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결정을 내리고, 구단에 내 결정을 알리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 관계자가 ”그만두시면 뭘 하시려고 하나“라고 묻자, 김성근 감독 고문은 ”한국 집에 나를 좋아하는 고양이 세 마리가 있다“고 특유의 유머로 답했다. 미련 없이 떠나는 자의 여유였다.

김성근 감독 고문은 오사다하루 회장 등 구단 관계자들과 ‘개인적인 작별 인사’를 한 뒤, 11월께 입국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 3군이 한국에서 열리는 KBO 교육리그에 참여하긴 하지만, 김성근 감독 고문은 함께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성근 감독 고문은 ”소프트뱅크가 일본시리즈에 진출했으면, 1군 선수단과 함께 할 계획이었다. 교육리그 참가에 관해서는 구단이 어떤 얘기도 하지 않았다“며 ”계약이 12월까지여서, 구단이 요청하면 KBO 교육리그에 갈 수는 있겠지만 아직은 계획이 없다. 다른 개인적인 약속만 있다“고 껄껄 웃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그라운드를 누빈 ‘명장’ 김성근 감독 고문은 이렇게 특유의 너털웃음으로 야구와 작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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