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산물 활용 가공식품 눈길
김천의 자랑 방짜유기 홍보
가수 공연·먹거리 경연 인기






경북도 내 각양각색 마을의 향토문화적 특색과 이야기를 알리는 ‘2022 경상북도 마을이야기 박람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코로나19로 간소하게 진행됐던 아쉬움을 뒤로하고 3년여 만에 대면 행사로 돌아온 이번 박람회는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을거리, 체험 행사로 꾸려져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영천시 매산2동 하명·갈마마을 부스에는 어느 곳보다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됐다. 직접 재배한 포도·호두 등으로 만든 먹거리를 비롯해 민화, 목공예품, 묘목 등이 부스를 장식했다. 끼와 재주가 넘치는 귀농인들이 마을로 유입된 덕이다. 징과 꽹과리로 한껏 흥을 돋우는가 하면, 떡만들기 체험과 같은 프로그램도 방문객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했다. 매산2동 30통 통장을 맡고 있는 이의진 씨는 “우리 마을은 옛날부터 말이 와서 물도 못 먹고 간다고 할 정도로 척박한 곳이었다. 힘든 환경 속에서 꾸준히 개척을 한 덕에 예쁘고 아담한 마을이 만들어졌다”며 “지금은 젊은 귀농인들이 들어오며 마을이 다시 변하고 있다. 마을의 상징인 수리부엉이처럼 부를 상징하는 마을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성주군 월항면 월항문화마을(안포5리)은 특산품 참외를 활용한 참외떡, 참외식혜, 참외청·잼, 참외유과 등을 선보이며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유도했다. 이날 부스에서는 지역 청년들과 합동 작업을 통해 개발한 우수한 기술력의 참외 특산품을 함께 홍보했다.
이숙자 안포5리 부녀회장은 “성주 참외를 알리기 위해 일곱 박스가 넘는 참외를 깎고 건조를 시켜 갈아 만든 참외떡과 참외식혜를 준비했다. 만드는 과정이 손이 많이 가지만, 그 덕에 떡의 향이 좋고 색깔도 노르스름하다”면서 “협동력과 소통으로 유명한 안포5리 주민들이 응원을 해 주기 위해 함께 지원을 왔다”고 웃음지었다.

○…포항시 다무포 하얀마을 부스에서는 ‘해녀라면’이 인기를 끌었다. 지역 해녀들이 물질한 돌미역·전복 등으로 끓여낸 라면이다. 고래 그리기 체험에도 주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국의 산토리니를 꿈꾸는 다무포 하얀마을에 가면 담벼락 페인팅·타일 고래 그리기·해녀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올해 다무포 하얀마을 부스는 그곳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축소판인 셈이다.

○…장수 마을로 유명한 김천시 하로마을 부스에서는 한편에 설치된 방짜징이 눈길을 끌었다. 빗내농악의 발상지인 김천의 대표 자랑거리는 방짜징과 방짜유기로, 기계가 아닌 손으로 새긴 섬세한 줄무늬와, 연꽃무늬를 더한 방짜 공예 제품들이 부스 매대에 가득 마련됐다. 양천동 특산품인 황토고구마를 이용한 고구마라떼, 고구마크림치즈휘낭시에 등 다양한 디저트도 남녀노소 관람객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았다.
박현배 새마을지도자(양천3동 이장)는 “김천의 대표적인 자랑거리인 유기를 이용한 방짜 악기와 공예가 최근까지 번성했지만, 지역 방짜유기장이 많이 줄어들면서 그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있어, 이를 홍보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소울음소리와도 같은 고려징장의 웅장한 소리와 빗내농악의 멋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을이야기 행사 분위기는 14일 오후 2시께 시작된 개막식으로 절정을 이뤘다. 가수 박미영이 ‘잊혀진 계절’과 ‘새벽비’를 열창하며 막을 올린 무대는 전통 무예팀 ‘별들의 도시 은하’가 이어받으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관객들은 물론 각 부스에서 행사를 준비하던 마을 주민들도 공연에 호응하며 흥을 돋웠다. 성주군 월항마을 주민들은 성주 참외 마스코트인 ‘참빛이’ 탈을 쓰고 무대 앞으로 나와 함께 춤을 추며 즐기기도 했다.
개막식은 가수 지원이의 축하공연과 메시지 카드섹션을 활용한 개막 퍼포먼스로 마무리됐다. 지원이는 히트곡 메들리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어진 퍼포먼스에서 내빈들은 “떠나자 이야기 있는 경북 마을 속으로”라는 구호에 맞춰 “경북 마을이야기 박람회” 문구가 한 글자씩 적힌 카드섹션을 완성했다.

○…마을을 대표하는 특산 요리로 순위를 겨루는 ‘마을 먹거리 경연대회’는 각 부스에서 진행됐다. 먹거리 대항전에는 청도, 성주, 영천, 안동 등 11개 마을이 참여해 감빵, 참외식혜, 대추호두파이 등 특색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선 김상섭 대구신문 사장을 비롯한 내빈의 라인 투어도 진행됐다. 내빈들은 모든 부스를 돌며 각 마을의 대표음식과 프로그램을 즐기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서영진·김수정·조혁진기자
사진=전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