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경제는 심리다
[데스크 칼럼] 경제는 심리다
  • 승인 2022.10.25 21:3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승현 사회2부장
올 하반기들어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3고(高)현상이 심화되면서 경제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올해 무역수지 누적 적자가 지난 10일 기준으로 327억 1천400만 달러에 달해 연간 기준 최대 적자였던 1996년 206억2천400만달러를 넘어섰다. 한 연구기관은 올해 무역적자가 480억 달러에 달할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원화가치 하락세는 세계 주요 통화 가운데서도 유독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경제지표가 경제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아니 이미 경제위기 초입단계로 보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현재의 경제위기가 97년 IMF사태(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와 다른 점이 있다. 97년과 2008년에 비해 한국 경제펀드 멘탈이 강화되고 외환보유고가 4100억달러에 달한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반면 97년에는 글로벌 경제상황이 호황을 누렸고 2008년에는 미국이 달러를 살포하면서 유동성 확대를 통해 V자 반등을 가져왔다. 하지만 현재는 헬리콥터 살포를 했던 달러를 거둬들이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고강도 금리 인상을 이어가고 있다. 유동성 확대로 글로벌 경기를 회복시켰던 때와는 180도 다른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들어 엔-달러환율 32년만에 150엔선 돌파, 2008년 이후 하루 환율 등락폭 최대, 25년 만에 7개월 연속 무역적자 등 가르키는 숫자도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트라우마가 있다. 기업이 도산하고 평온한 가정이 풍비박살났던 97년과 2008년. 그런 악몽이 있었기에 경제위기에는 매우 민감하다. 최근 들어 국가와 같은 신용급을 받는 지방자치단체가 채무보증을 섰다가 말을 바꾸면서 촉발된 레고랜드발(發)사태로 채권시장은 급속도로 냉각됐다. 부동산 경기침체와 금리인상여파로 부동산 PF시장이 얼어붙어 연말이나 내년초 상당수 시행사, 건설사들이 위기를 겪고 자금확보를 위해 회사가 보유한 물량(아파트 등)을 시장에 쏟아낼 것이라는 전망은 몇달전 부터 있었다. 살얼음 판을 겪던 PF시장에 레고랜드발 채무불이행 사태가 터졌으니 건설사, 증권사들의 PF ABCP(PF 대출자산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기업어음)는 매수세가 없어진 것이다. 한국은행은 긴축재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데 정부는 50조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채권시장의 붕괴는 기업부도로 이어지고 국가위기로 갈수 있으니 뒤늦었지만 어쩔수 없는 결정이라 본다. 다만 레고랜드 사태 발생직후에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다가 위기설이 수면위로 떠오른 다음에 정책을 내놓은 점 등으로 한번 신뢰를 잃은 시장이 되돌아 설지 여부는 미지수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금리정책의 변화(fed 피벗)을 두고 기대와 우려에 따라 미국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매파(금리인상), 비둘기파(금리인하)실력자들 말 한마디에 미국 증시와 국채금리가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가고 있다.

한국증시는 더하다. 미국의 시황과 원화·엔화·위안화의 환율상황 체크는 기본인데다 외국인, 기관들의 공매도는 그칠줄 몰라 개미투자자들의 피로도와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초토화 되고 개미들이 주식시장을 떠나야 대책이 나올것이라는 자조››인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IMF와 금융위기를 겪은 국민들 입장에서는 환율이 치솟아 걱정도 커지고 있다. 미국 연준이 올해말까지 금리를 4.5~4.75%로 인상할 경우 한국의 기준금리와 최소 1~1.5%차이가 발생할 경우 달러유출이 가속화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국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울때다.

2017년 이후 수 백% 상승한 아파트 가격은 최근 고점대비 10~20%정도 하락했다. 탐욕이 불러온 거품이 조금씩 걷히며 정상화로 가는 길목이라고 본다. 일부에서 영끌, 빚투족을 앞세워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어 정부가 잘못된 시그널을 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이번에 부동산 가격을 정상화 시키지 못하면 젊은세대들의 결혼, 출산율은 더욱 절망적이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경제상황이 올해보다 더 안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퍼펙트스톰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부디 정부가 이를 잘 극복하길 바랄뿐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