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온 유가족 ‘오열’…병원 이송된 친구 찾아 헤매
장례식장 온 유가족 ‘오열’…병원 이송된 친구 찾아 헤매
  • 한지연
  • 승인 2022.10.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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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인 찾기 ‘애타는 발길’
신원 확인된 유족에 개별 통보
가족들, 황망함에 말 잇지 못해
지인 찾으려다 현장 통제 ‘분통’
무사히돌아오길
‘무사히 돌아오길…’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에서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실종자 접수를 마친 가족과 관계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이태원 압사 참사로 숨진 희생자 중 신원이 확인된 140여 명의 유족에게 사고 사실이 개별 통보되면서 유족들이 애끊는 심정으로 장례식장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락이 끊긴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애타는 발길도 이어졌다.

용인 평온의숲에 마련된 20대 직장인 A씨의 빈소에는 A씨의 아버지가 연신 눈물을 닦으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아버지는 지난 금요일 아들과 함께한 식사가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허탈한 표정이었다.

그는 “오늘이 생일인 막내아들이 생일을 하루 앞두고 친구들이랑 놀러 나갔다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앞서 오전 용인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비보를 접하고 광주광역시에서 도착한 유족이 오열하는 모습이 있었다. 아침 일찍 SRT를 타고 왔다는 한 유족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딸이 어제 오후 6시 반에 약속 장소에 가고 있다고 통화한 게 마지막이었다”며 “너무나 착하고 예쁜 딸이었는데 너무 황망하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같은 날 보라매병원에서 B씨는 “친구 딸이 참변을 당해서 왔다. 시신이 안치만 됐고 장례 절차는 시작하지 못했다”라며 “친구의 딸과 이태원을 방문한 친구는 구조됐는데 친구 딸은 그렇지 못했다고 한다”고 당시 상황을 알렸다.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의 유족인 한 중년 여성은 자녀의 이름을 부르고 통곡하며 장례식장에 들어왔다. 20대 여성 사망자 김모씨의 동생도 병원을 찾아 김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사망자를 찾으러 온 남성 2명은 장례식장 앞에서 내내 오열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사망자와 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한다.

연락을 받지 못한 실종자들의 지인들이 병원 곳곳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순천향대병원에서 베트남 여성 C씨는 “베트남 유학생 2명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대사관에서 도와주고 있는데 아직 찾았다는 연락을 받지 못해 병원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온 D씨도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는데 같이 여행 중이던 호주인 친구를 찾으러 왔다. 현장에서 친구의 시신을 봤지만 따라가지 못했다”라며 “호주인 친구의 호주에 있는 가족의 연락처를 알 수 없어서 연락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지인 사망 소식에 병원을 찾은 E씨는 긴박했던 참사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지인의 동행자에게 사망 소식을 듣고는 곧바로 이태원역 1번 출구로 달려왔지만 경찰의 제지로 지인을 찾지 못했다. 현장 사망자들을 1차 이송한 원효로 생활체육관에도 가봤지만 마찬가지였다.

체육관에서 출발한 앰뷸런스를 따라 무작정 순천향대병원으로 왔으나 역시 현장 통제에 걸렸다. 그는 “세 군데에서 다 못 들어가게 해서 지금까지 지인을 찾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친구를 찾으러 왔다는 20대 남성 2명도 “병원으로 이송됐다는데 어느 병원인지 몰라 찾아왔다”고 했다. 이들 역시 친구를 찾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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