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이태원 참사, 무사안일이 빚은 우리시대의 자화상
[윤덕우 칼럼] 이태원 참사, 무사안일이 빚은 우리시대의 자화상
  • 승인 2022.11.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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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났다. 무사안일이 빚은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무려 158명이 숨지고 19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너무나 처참하고 어처구니 없는 사태다. 말문이 막힐 뿐이다.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한두번 겪은 대형 참사가 아니다. 역대 정부는 대형 참사 때마다 안전 대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지만 지나놓고 보면 말 뿐이다. 대형 참사 때마다 백서가 발간되곤 했지만 무용지물이다. 정치권은 대형 참사를 자신들의 정쟁에만 이용할 뿐이다. 지금도 세월호 참사에 고맙다고했던 세력들이 여론 선동에 이용하고 있다. 벌써 국민들 뇌리에서 잊혀졌지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대형 참사가 1990년대 이전은 물론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1993년 10월 10일 발생한 여객선 서해훼리호 침몰 사건. 이 사고로 승객 362명 중 292명이 사망했다. 희생자들은 전라북도 부안군 위도 주민과 주말을 이용해 바다낚시를 즐기러 온 낚시꾼들이었고, 구명조끼 등을 제대로 입지 못해 희생자가 크게 늘어났다.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데도 무리하게 운항한 것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됐다. 사고 후 언론에서는 ‘일어나서는 안 될 후진국형 인재’로 규정했다.

1995년 4월에는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등굣길 학생 42명을 포함해 101명 사망, 202명이 부상을 입었다. 대형 공사장에서 지하 굴착을 할 경우에는 해당관청의 도로굴착 승인을 받고 가스관을 매설한 회사와 연락하여 가스관이 묻힌 위치를 문의한 후 공사를 진행해야 하나 공사 관계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무허가 굴착 작업을 진행하였다. 공사를 진행했던 업체는 가스관이 파손된 지 30분이나 지나서야 도시가스 측에 신고를 해서 피해를 더 키우게 됐다.

1995년 6월에는 삼풍백화점이 붕괴됐다.인명피해는 사망 502명, 실종 6명, 부상 937명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가장 큰 인적 피해였다. 지상 5층, 지하 4층, 그리고 옥상의 부대시설로 이루어진 삼풍백화점은 붕괴사고가 일어나기 수개월 전부터 균열 등 붕괴 조짐이 있었다. 1995년 6월 29일 오전에 5층에서 심각한 붕괴의 조짐이 나타났다. 경영진은 영업을 계속하면서 보수공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때 1천여명 이상의 고객들과 종업원들이 건물 내에 있었다. 당일 오후 6시 직전에 5층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건물은 먼지 기둥을 일으키며 20여초만에 완전히 붕괴되었다. 2003년 2월 18일 발생한 방화로 인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는 192명의 사망자와 21명의 실종자, 151명의 부상자가 발생, 최악의 지하철 참사로 기록되고 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제주도 수학여행을 가던 고교생 등 304명이 숨지고 142명이 다쳤다. 이밖에도 육·해·공 곳곳에서 끊임없는 대형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대형 참사 대부분이 안전점검시스템이 무너진 후진국형 인재(人災)다. 안전사고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장소에서 안전 교육의 미비, 안전 수칙 위반, 부주의 등으로 발생한다. 대형 참사는 계속되고 있지만 그때 뿐 지금도 우리는 총체적으로 안전·안보불감증이 만연한 사회에 살고 있다. 그렇기에 대형 참사는 언제 또 발생할 지 모른다. 일전에 발생한 이태원 참사도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무시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의 결과다. 용산경찰서장이나 소방서장, 용산구청장 등 사고 현장 관할 관공서 책임자들이 사전에 철두철미하게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예상된 안전사고 대책에 만전을 기했다면 그 같은 불행한 대형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휘감독 책임이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이나 윤희근 경찰청장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한다. 안보불감증도 안전불감증 못지 않게 심각하다. 북한이 ‘군사합의’를 위반하며 수시로 미사일 도발을 일삼아도 두려워하는 국민들이 별로 없다. 어제 오늘 한두번이 아니니까 국민들은 그르려니하고 지낸다. 일전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내려졌지만 주민들의 긴급피난 등 상황 대처는 안이했다. 이런 와중에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정부와 여당 탓으로 돌리기 바쁘다. 국민들의 안보불감증은 수 백명이 아닌 전 국민의 목숨을 위협한다.

정부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안전관리 전반을 개선하기 위한 ‘범정부 재난안전관리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의 킥오프 회의를 이번 주 개최하고, 12월 말까지 종합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지위고하를 막론한 책임규명과 함께 대형참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소망한다. 유비무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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