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이은 금리 인상도 영향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 방어
내년 성장률 전망치 1.7% 제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상 처음으로 6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다.
한은은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올릴 전망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당장 해소되기 어렵고, 미국이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정책금리 격차를 벌리면 한은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최종 금리 수준을 3.50∼3.75%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내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109.21)는 작년 같은 달보다 5.7% 올랐다. 상승률이 7월(6.3%) 정점 이후 8월(5.7%), 9월(5.6%) 떨어지다가 석 달 만에 다시 높아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앞서 5%를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정책금리 격차가 벌어지는 것도 한은엔 부담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로, 여전히 한국 기준금리(3.25%)보다 0.75%포인트 높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를 5%대까지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은 입장에서는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올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 환율 변화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의 위험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한은이 내년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한 번 정도만 올릴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경기 침체 우려를 꼽았다. 내년 물가 오름세는 둔화하고 경기 침체 부담이 부각되면서 통화정책 대응 필요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이날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1.7%를 제시했다. 8월 전망치 2.1%보다 0.4%포인트 낮췄으며, 2020년 역(-)성장 이후 최저수준이다. 부동산 경기 둔화, 자금 경색 등 시장 불안도 한은의 금리 인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김주오기자 kj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