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준의 세상이야기] 중국 소프트파워의 한계
[김호준의 세상이야기] 중국 소프트파워의 한계
  • 승인 2022.11.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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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준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조지워싱턴대 국제정치학 박사
중국이 소프트파워의 육성에 공을 들이고 집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은 미국과의 세계 패권 경쟁에서 경제력에 있어서는 세계가 놀랄만한 기적을 만들어냈으나 소프트파워에 있어서는 미국에 너무나 뒤처져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거의 없거나 미국의 30%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한다. 미국과의 소프트파워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중국은 초강대국이 될 수 없고, 중국이 세계파워가 되려면 세계문화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둘째, 중국위협론(China Threat)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아시아의 대부분 국가들은 중국의 굴기로 인하여 과거 조공체제나 사대관계가 부활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미국의 세계 패권 유지에 최고의 걸림돌로 보고 있다. 중동의 이란,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만 중국의 친구이며, 중국에게는 진정한 친구가 없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의 세계 지배를 원하고 있지 않다. 중국은 이와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화평굴기라는 용어를 쓰고, 미국에 대해서는 두 마리의 호랑이가 하나의 산에 같이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셋째,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개선과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다. 중국은 모방국가, 짝퉁사회, 인권을 유린하는 국가, 물질만능주의에 젖어있고 돈만 쫓는 장사꾼의 나라, 자기의 정체성이 없는 나라, 도둑들이 정치를 하는 나라, 매우 복잡하고 불투명한 나라라는 등 국제사회로부터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이와 같은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인하여 체면을 잃게 되고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중국이 국제적 영향력과 그에 걸맞은 지위를 얻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편, 중국 소프트파워 전략의 한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 소프트파워의 결점은 중국의 일당독재, 즉 정치 시스템의 경직성과 주민의 통제, 감시에서 비롯된다. 2008년 올림픽과 7천만명이 방문한 2010년 상하이 엑스포가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2010년 진행된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중국의 이미지는 하루 아침에 추락했다. 당시 인권운동가 류사오보가 수상자로 선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출국 금지 조치로 공석으로 진행되었고 결국 빈 의자에 노벨평화상 메달이 수여되었다. 장예모 감독은 중국영화가 할리우드에 뒤처지는 이유를 중국 정부의 검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인권탄압, 소수민족 억압, 주민 감시와 통제가 창의성을 훼손하고 있다. 창의성은 자유라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자라날 수 있다. 중국은 일당독재의 정치체제 때문에 인류를 끌어당기는 자석 같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 중국의 소프트파워 전략은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문화를 프로퍼갠더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해외 선전에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면서 돈을 투자하면 발전이 뒤따른다는 식으로 소프트파워에 접근하고 있다. 소프트파워는 정부가 아니라 개인 또는 시민사회로부터 나와야 한다. 소프트파워는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다. 가장 좋은 프로퍼갠더는 프로퍼갠더를 하지 않는 것이다.

셋째, 중국에는 미국의 민주주의처럼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싶어 하는 범세계적, 보편적 이데올로기가 없다. 문화혁명을 거치는 동안 중국의 가치는 파괴되었다.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전 세계 인류를 가이드할 수는 없다.

넷째, 누구나 아메리칸드림(American Dream)을 가지고 미국으로 이민을 한다. 중국도 재능있는 사람들이 살기에 중국은 매력적인 나라이고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곳이라는 China Dream을 가지도록 하여야 한다. 미국의 소프트파워는 2H에서 나온다고 한다. Harvard와 Hollywood가 그것이다. 세계 20위권 안에 있는 미국 대학이 17개인 반면, 중국의 북경, 칭화, 푸단대는 세계 100위권 정도에 불과하다. 인재를 배출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중국에는 부족하다.

지금까지 조지프나이 교수가 정의한 소프트파워의 개념, 미국과 중국의 소프트파워 및 그 한계에 대해서 살펴보았으며, 필자는 중국이 진정한 글로벌 소프트파워 국가로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상호의존과 협력을 강조하는 세계화 시대에 대외정책의 중요한 도구로서 군사력이나 경제력보다는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소프트파워는 각 국가의 국력과 국가전략의 본질적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고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자국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얻겠다는 소프트파워의 전략은 각 국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이동 중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소프트파워 육성 정책이 그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학계에서 효과적 소프트파워 전략에 대하여 더욱 활발히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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