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나와 너’ 말고 ‘우리’가 기적을 만든다
[박명호 경영칼럼] ‘나와 너’ 말고 ‘우리’가 기적을 만든다
  • 승인 2022.12.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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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갑자기 불어 닥친 한파와 화물연대의 운송거부사태로 국민들의 염려와 우려가 크다.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온 나라가 총력을 기울어야 할 때인데, 안전운임제 연장을 둘러싸고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내용이나 투쟁방식이 가뜩이나 어려운 국가경제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정부의 뜻과 상충하고 있어 파업의 당위성이 시험대에 놓여있다.

“경기침체가 오고 있다‘는 경고는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과 경제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메시지다. 극심한 경기침체 속 물가상승과 금융위기가 한꺼번에 발생하는, 소위 ‘SF 복합위기 (Stagflation+Financial Crisis)’가 도래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 경제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 현상으로 생산은 물론이고 경기회복의 동력인 소비마저 힘을 잃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는 가운데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가 올해 세 차례나 나타나면서 경기 둔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극심한 노정 갈등까지 겹쳐 우리 경제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비단 노정 갈등뿐만 아니라 세대 간 갈등, 빈부 갈등, 지역 갈등, 노사 갈등, 심지어 가족 간 갈등에 이르기까지 지금 우리 사회는 어디 한 곳도 성한 데가 없는 듯하다. 여러 가지 갈등들은 이미 도를 넘어 이해당사자들이 극심하게 충돌하는 지경에 이를 정도로 매우 심각하다. 갈등의 원인은 각각이겠지만 그 양태는 ‘편 가르기’라는 후진적 사고방식에서 기인한다. 그 결과 우리 사회의 안정은 물론이고 국가의 안위까지 허물 수 있는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갈등은 기업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리더와 구성원 간의 갈등, 부서간의 갈등, 그리고 직원 상호 간에도 갈등이 발생한다. 사실 갈등은 시장 경제체제의 경쟁 구도 속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갈등은 성장과 번영에 분명 필요한 요소다. 하지만 갈등 수준이 고조되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기업의 성장과 발전에 크게 유해한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최고경영자(CEO)는 갈등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위험 수준의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직 내 갈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회사의 영어 표현인 컴퍼니(company)는 ‘함께 빵을 먹는 동료들’이란 뜻에서 유래했다. 직원은 피고용인이 아니라 한 식구요 한 가족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직원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CEO의 최우선 책무여야 한다. 직원이 없으면 회사도 없다. 그들을 잘 대접하면 그들이 모든 것을 이루어준다. 그래서 월마트에서는 직원을 종업원(employee)이라 부르지 않고 동료(associate)라고 부른다. 기업의 성공은 경영자와 직원이 새의 양 날개처럼 균형을 맞춰 함께 날개 짓할 때 실현된다. 그러려면 CEO는 직원과 끊임없이 소통해서 갈등의 장벽을 없애고 공동의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 그래야만 일류기업이 된다.

일류기업의 직원은 자신의 업무는 물론이고 자신이 한 말과 행동에 끝까지 책임진다. 이러한 자세는 공동체의 규범을 철저히 지키는데서 정립된다. 고객은 직원의 이러한 모습에서 그 기업을 인정하고 신뢰한다. 그리고 직원들은 서로 협력하며 일체가 되어 위기도 극복한다. 선진 사회도 마찬가지다. 선진 사회의 구성원들은 약속과 질서를 잘 지키며 언제나 공동체의 기본적 규범을 준수한다. 그것이 건강한 사회의 바탕과 동력이 되는 기본 요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 탓하기에 급급하며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는 이들은 이러한 기본 규칙을 지키기는커녕 오히려 무시하거나 파괴한다.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에서 로버트 풀검은 문명사회에서 인간이 지켜야 할 기본 지혜를 다음과 같이 설파했다. “무엇이든지 나누어 가지라. 공정하게 행동하라. 남을 때리지 말라. 사용한 물건을 제자리에 놓아라. 자신이 어지럽힌 것은 자신이 치우라. 내 것이 아니면 가져가지 말라. 다른 사람을 아프게 했다면 미안하다고 말하라” 이러한 규칙은 정상 사회의 기초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이처럼 쉬운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 갈등과 불신 그리고 무책임과 혼란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사회는 기본 규범조차 지켜지지 않고 불순한 의도의 ‘편 가르기’가 일상화 되어 있다. 희망이란 말을 입에 담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때로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한다. 지난 주말 새벽에 우리나라 대표 팀이 월드컵 축구 경기에서 기적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모든 선수와 지도자가 한 팀이 되어 일궈낸 쾌거다. 이렇듯 모든 국민이 반드시 ‘한 편’이 되어야 할 때가 있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나와 너’ 말고 ‘우리’로 하나가 되면, 당면한 경제위기를 넉넉히 극복할 수 있는 해결의 실마리가 기적처럼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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