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법과 원칙
[데스크칼럼]법과 원칙
  • 승인 2022.12.06 21: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연청 부국장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40%대에 근접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엊그제 나왔다. 30%대 초반에서 턱걸이를 한 채 그 인근에만 맴돌던 지지율이 두 주일 연속 오르더니 급기야 38.9%까지 솟았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천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30%대 초반에 갇혀 있던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40%대에 근접한 것은 실로 5개월 만이다. 여타의 여론조사에서도 최근 20%대 후반까지 떨어지며 지지부진을 면치 못했던 대통령의 지지율이 어떻게 이렇게 올랐을까.

전문가들은 화물연대 등 노동계 투쟁에 대한 원칙적인 대응, 도어스테핑 중단으로 인한 불필요한 논란 소멸, 민주당 김의겸·장경태 의원에 이은 ‘더탐사’ 보도 논란 등을 상승요인으로 꼽고 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대통령은 이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 됐던 그날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자유와 연대의 정신이 살아 숨 쉬고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것이 우리 사회의 진정한 약자들을 보듬는 길이고, 지금의 복합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화물연대 파업을 맞아 대통령은 연일 ‘법과 원칙’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념과 진영을 넘어 법과 원칙을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에는 사실 이의를 달수가 없다. 국가를 지탱하는 가장 막강한 보루가 바로 법과 원칙이기 때문이다. 법을 마구잡이로 비틀어 허물고, 추상같아야 할 원칙을 이리저리 교묘하게 옮겨 거짓의 원칙을 생산해 내는 일들에 국민들은 급기야 염증을 느낀다. 그래서 법과 원칙을 내세우는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서서히 돌아서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사실 윤 대통령은 최근 여러 차례 이 말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을 해왔다.

지난 10월초 출근길에 “(북한은) 핵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 데 이어 지난달 말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화물연대는) 불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 국민들을 편안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들에 대한 원칙은 한결 같다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같은 날 ‘이재명 지도부’ 출범 100일을 맞은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전방위적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의 민주당 지도부 회의장은 ‘야당 파괴’ ‘무능’ ‘민주주의 질식’ 등의 단어가 반복되면서 정부 성토장이 됐다. 이재명 대표는 “정권의 불공정한 권력 행사, 부당한 권력 남용이 우리 사회를 두려움과 불안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며 “질식하는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 내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검수완박법을 비롯한 대선불복 법안을 관철시키고 현 정부의 국정과제나 공약예산, 각종 정책을 사사건건 가로막고 있는 야당이 한 말이라 결이 조금 다르게 들려온다. 헌법기관 그 자체인 국회의원이 청담동 술집 만남 같은 거짓 괴담을 백일하에 퍼뜨리고도 또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하는 판국이니 떳떳하다 못해 기고만장한 야당이 ‘질식하는 민주주의’라고 내세운들 그 말이 제대로 들리질 않는다. 이 대표부터 자신을 향한 각종 의혹에 대해 회피하는 자세를 버려야 할텐데도 이 대표와 민주당은 이날 역시 대장동 사건에 관한 어떤 설명도, 해명도,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다.

업종이 다른 공공운수, 화물연대, 학교 비정규직, 교통공사, 전국철도노조의 파업을 쌍끌이로 기획해 사회를 뒤흔들려는 정치파업을 하는 민노총이 ‘노동단체’인지 ‘사회전복 세력’인지도 국민들을 헷갈리게 만든다. 민주노총은 이날 화물연대 파업에 대응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정부를 향해 “윤석열 정권의 위헌 및 위법적 행태가 문제”라고 주장했지만 정작 법 위에 군림하며 ‘무법천지’를 만든 당사자는 민주노총이다. 물류를 볼모로 삼은 강성 노조의 행태에 국민들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투쟁이냐’는 비판을 한다. 이태원 참사를 엮어 주말마다 “퇴진이 추모다”라고 외치는 건 또 뭔가. 사회적 참사가 날 때마다 대통령이 퇴진해야 하는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좋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헌법이 부여한 권력 자체를 뺏으려 하는 것은 법을 무시하고 원칙을 흔들어대는 행위가 아닌가. 법과 원칙이 바로 서야 한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