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지금 아니면 절대로 안 됩니다
[박명호 경영칼럼] 지금 아니면 절대로 안 됩니다
  • 승인 2023.01.0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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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해 아래 새것은 없다’라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새해 첫날은 희망으로 설렌다. 누구나 새해에는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신년휘호를 쓰거나, 새로 시작할 일들을 구상하며, 지난날들과는 다른 삶을 꿈꾼다. 지도자들도 신년사에서 새 각오를 다진다. 하지만 새것은 늘 옛것에서 나온다. 온고지신(溫故知新)과 법고창신(法古創新)이다. 오랜 세월 꾸준히 이어져온 것들이 새것을 만드는 바탕이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결코 변하지 않는 기본원리가 있다. 그것을 붙잡아야 변혁의 소용돌이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키워드로 ‘새로운 도약’을 제시했다. 신년사에서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수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강조하였다. 이미 엄중한 경제 시련기에 처한 우리 현실에서 비정상을 바로잡는 개혁으로 경제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의 기득권을 타파하고 비정상을 바로 잡는 것을 개혁의 핵심으로 보았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새것을 구상하고 그것을 성취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정책이든 버릴 것과 바꾸어야 할 것부터 찾아내는 것이 최우선이다. 잘못된 것들을 샅샅이 찾아내어 과감하게 버리거나 바꾸어야 한다. 특히 당면한 환경과 여건이 힘들고 어려울수록 비정상과의 철저한 결별은 필수다.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과 사회 그리고 국가도 잘못을 고치지 않고서는 어떤 발전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각뿐만 아니라 당장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것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과이불개(過而不改). ‘잘못하고서도 고치지 않는 것’이 진짜 문제다. 지난해 연 초 교수신문이 발표한 사자성어다. 잘못에 전혀 반성하지 않는 정치권을 꼬집은 표현이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 어느 누구도 이 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잘못을 알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 지과필개(知過必改)다. 무엇이 잘못되었나를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이어서 고칠 방법을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대상에 따라 방법은 각각 다르겠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한 심각한 잘못들을 찾아내어 하루속히 고쳐야 한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땅에는 공중질서문란, 인명경시, 윤리파괴, 각종 중독증상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교통질서와 법규 준수, 상경하애(上敬下愛)와 예의염치가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국민 모두가 그 심각성을 체감하고 있다. 시급히 해결해야 건전한 국가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사람답게 살아가는데 필수불가결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데는 지도자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러나 국민 모두가 남 탓하지 말고 자신의 잘못부터 살피고 고쳐나가려는 자세가 절실하다.

정부는 국가 차원의 잘못들을 바로 잡는 일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무엇보다 나라살림을 잘 꾸려나가야 한다. 국가 예산의 편성과 집행에서 잘못을 찾아 고쳐야 한다. 예산 집행과정에서 지출의 당위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특히 불요불급한 비용의 지출을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 잘못된 관행과 문제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한 예로, 지난 5년 간 비영리 민간단체의 국고보조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고 한다. 회계부정, 부당사용 등 부적절 행위가 무려 153건이나 적발되었다는 것이다. 국민세금의 사적인 유용은 중대한 범죄 행위다.

새해가 도약의 해가 되려면 그저 또 하나의 새해가 아니어야 한다. 우리가 사는 이 땅은 사실상 우리 아이들로부터 빌린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후손들에게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들에게 물려줄 것이 무엇인가를 철저히 고민해야 우리나라의 재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 비록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당장 없애거나 고칠 것부터 해결해 나가면서 새해를 살아가자. 그래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중동·아프리카지역에서 회자되는 IBM이란 말이 있다. 그들이 입버릇처럼 사용하는 인샬라(Insha’lla), 부크라(Bukra), 말레시(Ma’lesh)라는 아랍어의 첫 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직역하자면 ‘신의 뜻대로’, ‘내일’, ‘괜찮아’를 뜻한다. 하지만 실상은 ‘안 된다’, ‘지금 당장은 곤란하다’,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라’는 부정적인 뉘앙스에 가깝다. 외국인들 입장에선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고 황당하기도 한 사막 유목민 특유의 문화다.

그러나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내일’ 하겠다는 말은 안 하겠다거나 언제할지 모르겠다는 의미로 이해될 때가 많다. ‘괜찮다’고 말하더라도 정말 괜찮지 않은 경우도 다반사다. 이렇듯 우리가 바꾸고 고쳐야 할 잘못된 관행들이 더 이상 부크라와 말레시가 되어서는 정말 곤란하다. 이런 옛말이 있다. “미친 사람만이 똑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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