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주택시장 전망 “공급 과잉 속 수요 위축…집값 한동안 ‘L’자 형태 지속”
대구 주택시장 전망 “공급 과잉 속 수요 위축…집값 한동안 ‘L’자 형태 지속”
  • 윤정
  • 승인 2023.01.0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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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청약 경쟁률 0.3대 1
무상 옵션·분양가 할인 한계
미분양 증가세 따른 공급 조정
소형·저가 ‘반짝 매수’ 가능성
“최고가比 30~ 50% 하락 예상
2024년 전후 저점 확인 전망”
무주택자, 거주지 무관 청약
종부세 공제금액 6억→9억
수성구공인중개소앞
대구는 올해에도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집값 하락에 대한 공포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영호기자

“살 사람도 팔 사람도 없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과 거래침체, 경기둔화 우려 속에 전국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며 역대급 한파를 맞고 있다. 주택가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 이상으로 하락폭이 커졌다. 사실상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극심한 부동산 침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구는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이른바 ‘로또청약’으로 여겨졌던 몇 년간의 시기를 지나 지난해에는 극심한 거래절벽 속에 미분양 가구 전국 1위를 비롯해 매매가, 거래량, 청약 경쟁률 등 모든 부동산 지표에서 역대급 하락세를 보였다. 여기에 분양·입주 물량이 계속 이어지며 부동산 경기침체가 가속화됐다.

올해 대구 부동산 시장도 ‘진짜 하락장은 지금부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집값 하락에 대한 공포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대구 부동산 시장 전망···“공급과잉 속 매매가·전세가 하락 이어질 것”

올해에도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부동산 시장 수요가 급격히 위축돼 주택시장의 극심한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정책연구원 권주안 연구위원은 올해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주택수요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규 공급 여건 악화로 경착륙 위험이 고조되고 주택가격도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주택시장은 침체 국면에 들어섰으며 주택가격은 2024년을 전후로 저점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미분양의 공포가 이어지고 있는 대구 부동산 시장도 올해 집값 하락에 따른 부진한 흐름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도 이구동성으로 지난해보다 올해가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 패닉상태를 우려하고 있다.

송원배 대구경북 부동산분석학회 이사는 “올해에도 대구에는 3만6천여 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보여 매매가·전세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며 “기존주택과 신규주택 최고점 대비 30~50% 하락하는 패닉상태가 올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입주 물량 증가가 아파트 가격하락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적으로 554개 단지, 35만2천31가구(임대 포함 총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33만2천560가구보다 5.9%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대구는 올해 3만6천59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1만9천626가구가 입주했다.

송 이사는 “지난해 매매량은 실거래 신고 이후 17년간 가장 부진했던 한 해”라며 “다만 올해에는 소형주택부터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거래량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송 이사는 전국 미분양의 20.1%(1만1천700가구. 지난해 11월 말 기준)에 달하는 대구지역 미분양 사태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유상옵션의 무상제공, 분양가 할인에도 미분양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라며 “신규 공급에 따른 미분양 증가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입주 물량 압박으로 시장이 악화하며 신규 공급물량은 축소될 것”이라며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공급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청약 경쟁률에 대해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큰 변화 없을 것”이라며 청약 미달 사태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구는 지난해 1만1천500가구 공급에 3천495명만 접수하면서 0.3대 1로 전국 최저 경쟁률을 보였다.

송 이사는 “올해 물가·금리 안정,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의 시장변화 예측 가능성도 있지만 공급과잉을 초래한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L자 형태를 한동안 지속한 후 반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소장도 송 이사와 비슷한 전망을 했다.

이 소장은 “대구지역에 소화할 수 있는 입주 물량은 1년에 1만2천500가구 정도 되는데 올해 3만6천여가구가 입주함에 따라 공급과잉 시장은 여전히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같은 경우도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더 크게 나타났다”라며 “달서구·중구·달성군이 입주 물량이 많았는데 이런 지역이 결국은 전세가가 먼저 하락하고 매매가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하락세가 컸다. 이런 상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올해 수성구 입주 물량이 7천여 가구로 많아서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미분양이 올해에도 계속 증가할 것 같고 공급 우위 속에서 대구지역 부동산 시장 상황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올해 대구는 민영아파트 1만5천435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나 상당수 사업지에서 공급 시기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부동산 시장 결산···“대구·경북 미분양주택 전국 33.3%···심각한 수준”

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과 역대급 거래절벽 속에 11월까지 누적 전국 아파트값이 2003년 12월 한국부동산원이 집값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경기침체와 공급과잉 부작용으로 집값이 하락했던 2012년을 넘어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 하락이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은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4.79% 하락했다. 세종(-11.99%)·대구(-9.20%)와 함께 수도권(-6.25%)이 아파트값 하락을 주도했다.

대구는 달서·달성·수성구가 아파트값 하락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12월 셋째 주까지로 보면 대구 달서구는 -13.03%로 전국 3위를 나타냈으며 달성군은 -12.19%로 7위, 수성구는 -12.02%로 8위를 차지했다.

전세 역시 2003년 조사 이래 최대 하락이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1월까지 5.23% 하락했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연 6~7%까지 치솟으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자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재계약이 급증하고 신규 계약은 급감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지역 미분양주택은 전국의 33.3%를 차지하며 심각한 수준을 보였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주택은 5만8천27가구다. 특히 대구·경북은 전국에서 1·2위를 차지하며 미분양주택 물량이 넘쳐나고 있다.

대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1만1천700가구, 경북은 두 번째로 많은 7천667가구가 미분양으로 파악됐다. 대구는 지난해 1월 미분양 물량이 3천678가구였는데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세 배 넘게 미분양 물량이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5만8천27가구·11월 말 기준) 비중으로 보면 대구(1만1천700가구)는 20.1%, 경북(7천667가구)은 13.2%를 차지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에 7천110가구다. 경북은 906가구, 대구는 233가구가 준공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매매량·청약 경쟁률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1~11월 아파트 매매량은 전국 28만359건으로 한국부동산원이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50만건 밑으로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구도 1만61건에 불과해 전년 같은 기간 2만98가구 대비 50%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14일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집계된 전국 아파트 매매총액은 전국 70조8천억원으로, 전년(198조3천억원)보다 100조원 이상 줄었다.

지난해 전국 청약 경쟁률은 평균 8.5대 1로, 2014년 이후 8년 만에 한 자릿수로 하락했다. 특히 대구는 0.3대 1의 경쟁률로 전국 최저를 나타냈다. 1만1천500가구 공급에 3천495명만 접수했다. 공급과 입주 과잉이 겹치면서 청약률이 대폭락한 것이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천510만원으로, 2021년(1천311만원) 대비 199만원 올랐다. 서울이 3천47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제주(2천240만원)·대구(1천879만원)·울산(1천762만원)·부산(1천718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또 실거래 가격은 최고 공시가격에 육박하거나 그 이하로 떨어진 단지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올해 달라지는 제도는···종부세 기본 공제금액 6억→9억으로 상향

올해부터 부동산 제도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1월부터 부동산 취득세 과세표준이 달라져 유상취득, 원시취득(건물 신축해 취득)한 경우 실거래가로 취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적용 기간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돼 절세 요건이 까다로워진다.

올해 6월부터는 종부세 기본 공제금액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되고 1가구 1주택자는 현행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조정된다.

1월부터 무주택자라면 거주지역과 상관없이 무순위 청약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대출 규제도 완화된다. 상반기부터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에 적용하던 별도의 2억원 대출한도를 없애고 기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안에서 대출을 관리한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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