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갤러리] 종이배로 구현하는 삶과 죽음의 순환관계
[대구갤러리] 종이배로 구현하는 삶과 죽음의 순환관계
  • 승인 2023.01.02 21: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선경-작1
 
김선경-작가
김선경 작가
나의 작업은 종이배로부터 출발한다. 종이배를 차용하여 삶과 죽음, 순환의 이야기를 한다. 종이배에서 삶의 시작을 보고 삶의 끝 즉, 죽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어릴 적 접었던 유희적 측면에서 삶의 시작을 보았다면, 레테의 강을 건너 피안의 공간에 닿게 하는 형상으로 종이배는 내게 말을 걸어왔던 것이다. 마치 정답을 알고 있으니 그 대답을 들어야 되겠다는 듯이….

어릴 때 나는 낙동강 옆에 살았었다. 그래서 종이배를 접어 흐르는 강물위에 띄워 보내는 놀이를 일삼아 했었다. 강물 따라 흘러가는 종이배는 다른 동력 장치가 없어도 움직임이 있어 지루하지 않았다.

단지 종이가 젖어 들어 더 이상 흘러가지 못함에 안타까운 어린 맘에 어떤 날에는 종이배에 초칠까지 하며 종이배가 젖지 않고 좀 더 오래 오래 멀리까지 가길 바랐던 기억이 있다. 그러한 행위 속에 삶과 죽음이 공존 하고 있었음을 나는 어른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어릴 적 접고 놀았던 종이배는 삶을 대변하며 레테의 강을 건너 주는 배의 이미지로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주제로서 나의 작업 속에 자리 잡은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런 귀결현상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종이배의 종이는 그 물질이 가진 속성 또한 그 형태를 달리하며 재생되어지듯이 내가 생각하는 생의 순환과 그 결을 같이 하며 자연스레 순환의 이미지로 연결되어진다.

 

김선경-작2
 

나의 종이배는 이러한 의미로 평면과 설치 작업의 주요 소재로서 나의 생각을 담아내고 있다. 종이배의 다양한 크기와 색감과 온전한 형태와 또 그러하지 못한 형태로서 삶의 모습으로 대변화 시킨다. 종이 한 장의 무게는 가볍지마는 그 한 장에 담을 수 있는 내용의 가변성과 무게 또한 간과하지 않고 바라본다. 수 천 개의 작은 종이배를 접어서 펼치기도 했으며 재료의 변화를 주어 투명비닐로 제작하여 무겁지 않은, 그러나 이제는 투명하고픈 삶의 의지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렇듯 시간에 따라 생각의 흐름으로 인해 작업의 방향이 조금씩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평면작업에서 보여 지는 빨강은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며 화지 속에 보여 지는 형상들은 生은 무겁지 않고 아름답고 동화 같은 것이었음 하는 나의 바람으로 읽어 주었으면 한다. 무해하다 할 수 있는 소재들을 보태어서 대체적으로 말이다. 나는 누구나 이 세상에 왔다면 삶과 죽음에서 자유로 울 수 없음을 오히려 그것을 주제삼아 온전히 드러냄으로서 내가 생각하는 것을 담담히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다. 단지 내 생각은 지금도 흐르고 있으며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는 모른다는 것이다. 아마도 먼저 온 미래는 알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기꺼이 마중하고 있을지도….

※ 김선경 작가는 경북대 예술대학 서양화 졸업했다. 5회의 개인전과 250여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