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가유문화와 달구벌] 문화산업 ‘별의 순간’ 만든다면 ‘스타산업’ 생긴다
[신가유문화와 달구벌] 문화산업 ‘별의 순간’ 만든다면 ‘스타산업’ 생긴다
  • 김종현
  • 승인 2023.01.0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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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끝) 대구문화산업의 초신성(supernova) 탄생을 기대한다
작년 ‘신라·가야·유교’ 문화 살펴봐
콘텐츠 수합 데이터베이스 작업 필요
부가가치창출 위해 은밀한 그물 쳐야
융합·복합 통해 ‘문화 빅뱅’ 만들어야
대구시, 문화 관련 재단 통폐합 추진
수소융합 통한 ‘폭발에너지’ 원리 적용
비슬산 너덜겅·고인돌·대구읍성 등 활용
수요자 심리 뒤흔들 ‘별의 순간’ 필요
문화초신성
대구 유일의 콘텐츠로 승부한다면 대구에서 문화초신성이 탄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림 이대영

◇신라·가야·유교 문화 ‘별의 순간’을 달구벌에서 만들기

이제까지 대구지역의 문화산업은 i) 정치적 치적 쌓기에선 ‘심심풀이 땅콩으로’ 임기 내에 뭔가 떠벌리기에 좋은 화젯거리였다. ii) 시민들의 자긍심은 물론 정치지도자의 자존심까지 상승시키는 속칭 행정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가 높은 사업이었다. 또한 iii) 관광사업 혹은 k-pop과 연상시키면 생색이 나는 정책으로 인식되었다. 그래서 경상감영 복원프로젝트 혹은 대구읍성 복원사업을 2000년부터 줄곧 여러 차례나 언급해왔다.

특히, 경상감영 혹은 읍성복원 방법론을 36계전략에 비유하면 ‘차시환혼(借尸還魂)’ 전략이 많이 구사되고 있다. 대구에선 더욱 영악스럽게도 ‘만천과해(瞞天過海)’전략으로까지 이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문화복원사업은 i) 복원화 단계(유적 설치, 기념관 혹은 박물관 설립, 학회, 연구회 구성, 연계정책과 스토리사업화), ii) 산업자원화 단계(관광, 예술, 학술관련사업과 융·복합 부가가치 창출), iii) 지속발전 단계(문제점 개선, 지원육성의 법제화, 국제적 진출의 지원 등)를 끊임없이 추진해야 실질적으로 생산성 있는 산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그런데 대구시 정책에서는 ‘물위에 뜨는 빙산의 일각’에 해당하는 복원화 단계작업이 마치 문화진흥(복원)사업의 전부로 인식되고 있다.

2021년 12월 9일 김종인님이 윤석열과 한동훈에게 한마디로 ‘별의 순간(sternstunde)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즉 ‘미래 운명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결정, 행동 또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문학적으로 표현했다. 사실 이 표현은 1927년 오스트리아 소설가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 1881~ 1942)가 쓴 소설제목 ‘인류의 별의 순간(Sternstunden der Menschheit)’에서 나왔다. 여기서 ‘별의 순간’에 내포된 의미를 살펴보면 i) 별처럼 반짝이는 아이디어, ii) 별처럼 순간적으로 올인(all-in) 결정, iii) 별처럼 융합반응으로 폭발에너지 발산, iv) 별처럼 지속적인 핵융합 자가발전으로 광도를 유지한다. 이런 점에서 문화산업에서 ‘별의 순간’을 만든다면 별을 닮은 ‘스타산업(star biz)’이 될 수 있다.

좀 더 살펴보면, 우주(물리)학 혹은 천체(물리)학에서 별의 생성과정은 우주먼지(宇宙塵, cosmic dust) △우주진(宇宙塵)의 수소융합과 대폭발(Big Bang) △지속적인 핵융합이 가능한 주계열단계 별(main sequence phase star) △후주계열단계 별(post-mainsequence star) △별로 생명을 다하는 마지막 사멸단계(Big Rip)에 접어들게 된다. 이런 모든 과정을 겪게 되는 문화산업이 스타산업이다. 여기서 Rip란 ‘고인에게 삼가 명복을 빕니다(Rest in peace)’를 줄인 말이다. 때로는 처음부터 ‘립 계곡(Rip Valley)’에 곧바로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문화사업의 정책은 별의 생성 → 성장 혹은 지속 → 사멸에 대응한 새로운 융합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문화(콘텐츠)산업을 위해 한 마디

2022년 지난 한 해 동안 달구벌을 중심으로 신·가· 유(신라· 가야· 유교)문화를 살펴봤다. 대구지역경제에 생산성이 있는 산업으로 문화산업 혹은 스타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첫째로 문화산업에 우주먼지 혹은 별 먼지(星塵)에 해당하는 스토리 혹은 콘텐츠를 수합하는 성진포집(星塵捕集, cosmic dust collecting)에 해당하는 데이터베이스작업을 해야 한다. 이런 작업을 위해선 언론, 역사, 예술, 교육, 문화분야 혹은 일상생활에서도 정치지도자는 안테나를 세우고, 관련지도자 혹은 담당자들은 보다 많은 아이템 포집과 부가가치창출을 위해 은밀한 그물을 쳐놓아야(networking) 한다.

두 번째로는 융합 혹은 복합(融複合)을 통해서 문화 빅뱅을 만들어야 한다. 방탄소년단이 ‘별의 순간’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어떻게 조직원들이 각자도생을 위해 자기개발을 했는지, 혹은 조직적 융합으로 에너지 폭발을 유도했는지를 창의적으로 도용(benchmarking)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는 지속적인 수소(H)핵융합 작업과 빛나는 별로 존속할 수 있게 주계열화 단계(주계열화, main sequence phase)로 진입(upgrade, update, upgrowth)시켜야 한다. 별의 수소융합에서도 수축과 압축(충전)에서 폭발에너지가 발생한다. 문화산업에서 수소에 해당하는 건 첨단기술, 첨예감성(high touch) 및 기술· 감성의 초월적 연계(hyper link) 등이다. 이런 점에서 하이테크가 아닌 인해전술로 승부를 내고자 하는 방대한 조직은 충전이 아니라 방전만 된다.

마지막으로 지역경제에 좀비기업(Zombie Biz)이 되거나 대사멸(Big Rip)의 방아쇠를 당기지 않도록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

물론 대구시도 스토리텔링, 문화콘텐츠 및 문화관광 촉진을 위해 추진했던 실적이 있다. 1985년 월간잡지 ‘대구문화(daegu.go.kr/cts)’창간, 1990년 5월 대구문화예술회관 개관, 2009년 4월 194억원 자본금으로 대구문화재단(dgfc.or.kr) 발족, 2016년 문화체육부의 용역으로 수립한 ‘경북도청이전부지 활용방안’에선 ‘대구문화예술중장기계획’ 방향이 제시되었다. 2021년 대구관광재단, 대구 콘텐츠비즈니스 지원센터를 개관해 하이테크(Hi-Tech)에다가 대구문화를 입힌 하이터치(Hi-Touch)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을 말하기도 했다.

◇세계콘텐츠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달구벌

신임 시장의 방침으로 2022년 8월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원장 공모에 들어갔다. 대구문화재단, 대구관광재단,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미술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조직통폐합으로 경영의 ‘다운사이징(Down-sizing) 기법’ 혹은 ‘빅 뱅(big bang)’에서 수소융합을 통해 폭발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원리를 적용하고자하는 발상의 전환이 보인다.

문화예술 혹은 콘텐츠산업은 규모의 경제 혹은 파워 게임이 적용되는 경제정책이나 군사작전이 아니다. 공급자의 규모(조직, 지원 등)에 좌우되기 보다는 수요자의 심리와 행동을 뒤흔들어대는 내용(콘텐츠)과 별의 순간을 만드는 정성에 의해서 좌우된다. 서문시장 아주머니의 말씀처럼 ‘밥그릇이 예쁘기보다 밥이 맛있어야 맛 집이 된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2021년 소설가 정만진(1955년생)은 “예술소재, 역사문화 자연유산, 대구유일콘텐츠로 창안할 것”을 제안한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역사·자연유산가운데 세계콘텐츠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달구벌의 내용으로: i) 1,000m나 융기된 2㎞ 길이의 비슬산 너덜겅(stone river), ii) 3,000여개가 넘었던 선인들의 삶이 담긴 고인돌, iii) 세계 최대, 최고의 한의학의 메카 약령시(藥令市), iv) 하늘의 별마저 넋을 잃어 떨어진 대구읍성(大邱邑城), v) 태극팔괘 신라호국성의 모성(母城) 달성토성을 비롯한 고성들, vi) 임진왜란 의병회맹(義兵會盟)과 호국독립의 성지(聖地) 동화사 등 팔공산 기슭 사찰들, vii) 지구촌 노동권운동 최초의 물방울이 된 10.1 대구사건, viii) 6.25 민족상쟁의 상처가 남아있는 대구현장(해방촌, 먹자골목, 번개시장, 도깨비시장 등), ix) 역반(逆反)의 도시에서 대통령을 최대 배출한 풍패지향(豊沛之鄕), 그리고 민주화의 성지 달구벌, x) 영남유림의 풍류가 흐르는 금호강 산록수변의 문화 등을 제시했다.

글 = 권택성<코리아미래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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