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표 검찰 출석에 지도부 총출동…브라질 사태를 보라
[사설] 대표 검찰 출석에 지도부 총출동…브라질 사태를 보라
  • 승인 2023.01.1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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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0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2일 검찰의 소환 통보 뒤 민생 투어 및 일정 조율 등을 내세워 차일피일 미룬 끝이다. 두산건설 등 관내 6개 기업에 토지 용도변경이나 건축 인허가를 해주는 대가로 그가 구단주인 성남FC가 182억원을 받았다는 개인 비리다.

하지만 일반 피의자들의 출석과 모습이 달랐다.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청래·고민정·서영교·장경태·박찬대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에 김태년·조정식 의원 등 중진들까지 이 대표 호위대로 도열했다. 맨 앞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을 지휘한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이 있었다. 더욱 이 대표는 검찰청사에 들어가기 전 미리 준비한 2천300자 분량의 입장문을 10분가량에 걸쳐 읽는 쇼까지 곁들였다.

내용이 가관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내란음모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 조봉암 사법살인 사건 등을 열거, 자신을 정치적 음모의 희생양으로 둔갑시켰다. “소환조사는 정치 검찰이 파 놓은 함정”이라든가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라며 자신에 대한 수사를 ‘사법쿠데타’로 규정하고 “검찰은 그동안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다가 이제 권력 그 자체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의 행태와 지난 9일 단독 소집한 임시국회에서 ‘브라질 사태’가 연상된다. 대선 불복 세력이 만든 난장판 모습이다. 전임 대통령 지지자 수천명이 대통령궁, 연방의회 의사당, 연방 대법원에 난입한 사건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야당 후보인 룰라가 1.8%포인트 차로 이기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불복했고 지지자들은 폭동을 주도했다. 브라질 사태에서 배워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0.7% 포인트 차이로 패배한 야당이 ‘대선 불복’을 말하는 것은 전 국민을 갈라치는 최악의 상황이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이제 시작이다. 대장동개발 의혹 등과 관련된 다른 건도 있다. 최측근들이 이미 뇌물, 불법정치자금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민주당과 관련된 것은 하나도 없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런 일이 있는지도 제대로 몰랐던 사건들이다. 만약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민주당이 지배하고 있는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심산이지만 그 결과는 내년 총선의 궤멸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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