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갤러리] ‘나를 비추는 달(The moon that shines on me)’
[대구갤러리] ‘나를 비추는 달(The moon that shines on me)’
  • 승인 2023.01.1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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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화-작품1
 

나는 친근하게 달을 바라본다. 높고 먼 곳에서 빛나는 달은 매번 모양이 바뀐다. 어느 때는 조각난 반달, 때로는 빛나고 둥근 달이나 초승달로 보일 때도 있다.

차의 속도를 내어 달려도 달은 제자리에 있는 듯하고 집에 도착해서도 여전히 똑같은 모습으로 달은 그 자리에 머물러있다.

나는 달을 대할 때 조용히 바라봄이 어떨 땐 말을 나누는 것보다 더 좋을 때가 있다. 편안해서 친구 같기도 하고 또 너무 멀리 있어서 차갑기도 하다. 되풀이되는 자연의 현상이지만 마음을 따뜻하게 하거나 깨끗하게 순화시키기도 한다.

때론 빛나고 때론 감춰진 달에 내 마음을 담아서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달은 내 모습을 비추는 수행 도구가 된다.

다사다난한 삶으로부터 잠시 거리를 두고 작업을 할 때면 마음이 승화되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고, 나를 반성하며 다독이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달을 소재로 그려온 이유는 이 때문이다.

작업의 재료로 쓰이는 한지는 물에 스며드는 종이로 달의 모습과 내 마음을 나타내기에 적절한 재료다. 한지를 오리고 물에 적시는 과정은 언제부턴가 내 호흡처럼 자연스러워졌다. 이는 곧 내 정체성과 닮아갔다.

달의 모습은 하나로 보이지 않는다. 종이에 또는 캔버스에 나타나는 달은 여러 개다. 그 속에 내가 느끼고 바라는 달의 모습을 일부 담아낸다. 여러 종류의 달이지만 작업을 통해 나타나는 건 결국 하나의 달이고 반사된 나의 모습이다.

달은 자연의 흐름대로 여러 모양을 드러내고 감추면서 질서와 균형 속에 무한히 반복되고 있다. 작업도 그 흐름과 닮아있다. 겹겹의 한지를 뜯어내면서 변화되는 우연의 효과를 통해 아름다움을 찾기도 하고, 한지를 겹쳐서 나타내는 다양한 흐름의 변화도 발견한다.
 

김석화 작가
김석화 작가
※ 김석화 작가는 추계예대 서양화과와 계명대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대구 환갤러리 ‘moon time’전, 서울 더숲아트갤러리, ‘달의 유미적 경관’전 등 6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프랑스 레지던시 교류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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