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석의 통상이야기] 글로벌 공급망(GVC)의 변화와 대응방안 (1)
[손수석의 통상이야기] 글로벌 공급망(GVC)의 변화와 대응방안 (1)
  • 승인 2023.01.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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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석 경일대학교 국제통상학전공 교수
최근 우리가 겪은 일본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2017년), 팬데믹으로 인한 마스크 및 관련 소재 품귀현상(2020),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2020), 중국발 요소수 사태로 인한 물류대란(2021년) 등과 같은 ‘글로벌 공급망(Global Value Chain; GVC)의 변화’로 인한 충격은 경제 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즉,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단순히 경제적 차원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외부의 공세로 인식하고 국가의 이익을 보호하는 국가안보의 개념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최근 산업계의 최대 화두는 ‘글로벌 공급망(GVC)의 변화’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대응하는가이다.

여기서 ‘공급망’이란 제품의 생산을 위한 원재료부터 완제품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재화, 서비스 및 정보의 흐름이 이루어지는 연결망을 의미한다. 냉전 종식 이후, 국가권력의 시장개입을 비판하고 시장의 기능과 민간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의 기치 하에서 경제의 ‘세계화(Globalization)’가 진행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경제적 논리(비용 등)에 입각하여, 다국적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의 각 부분이 여러 나라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현상이 활발해지고, 그 결과 공급망 자체가 국제적으로 여러 나라에 분포하게 되었으며, 이를 ‘글로벌 공급망(GVC)’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그동안 공급망 관리는 경제적 고려에 따른 개별기업 차원의 관심 사항이었고, 크고 작은 공급망의 교란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어서, 대부분의 경우 시장의 가격기능이 작동하여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그러나 최근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에 따른 공급망의 교란 범위는 글로벌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점점 더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즉, 핵심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주요국들이 공급망을 ‘전략 자산화’ 내지는 ‘무기화’함으로써 공급망의 ‘의도된 단절’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관련 특정 산업이나 품목의 공급망 문제는 더 이상 ‘개별기업의 차원’을 넘어 ‘국가적인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으로 진행된다면 그 충격은 훨씬 더 클 것이다. 특히, 국가적으로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필수재화나 전략 물자에 대한 공급망 리스크관리가 산업경쟁력 유지, 사회적 안정, 외교·안보상의 지렛대 확보와 직결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와 그 충격에 대한 대응 체계 구축 및 회복력 확보는 국가적으로 중대하고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부존자원이 빈약하고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 변화의 충격이 훨씬 더 클 수 있어,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 요인들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개별기업 및 국가적 차원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최근에 전개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 요인들을 원인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코로나-19 팬데믹,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탄소중립 이행 등과 같은 ‘우발적 요인’에 의한 공급망 단절을 들 수 있다. 가령, 팬데믹에 따른 마스크 및 와이어하네스 공급 차질, 차량용 반도체 부족, 석탄 사용 감축에 따른 마그네슘, 철스크랩, 전극봉 품귀 등이 좋은 예이다.

둘째, 특정국이 공급망 상의 독점적 지위를 전략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공급망 단절을 들 수 있다. 즉, 2019년 일본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용 소재의 수출규제, 호주와의 갈등에 따른 중국의 호주산 석탄의 수입 중단에 따른 요소수 수출 중단 등을 들 수 있다.

셋째, 미-중 기술패권 경쟁에 따른 미국, 중국, EU, 일본 등의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핵심 기술, 소재, 부품 및 장비 등에 대한 수출 통제 및 상호 견제 등에 따른 공급망 단절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최선의 외교 및 통상 교섭력의 발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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