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권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 분열의 씨앗 되지 않아야
[사설] 당권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 분열의 씨앗 되지 않아야
  • 승인 2023.01.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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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 내홍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과 ‘친윤’ 그룹 간의 감정 대립이 표면화하면서 선을 넘는 비난 발언이 난무, ‘이준석 사태’를 방불케 하는 파경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금은 경제ㆍ안보 위기에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때다. 거대 야당 앞에 원팀을 이뤄도 모자랄 판에 분파작용이라니 어리석은 일이다. 내홍을 바라보는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하락할 정도라면 중대 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5주 만에 30%대로 떨어졌다는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나왔다. 화물연대와 민주노총 파업에 원칙대로 대처하면서 연금·노동·교육 개혁 드라이브로 연말에 이어 새해 첫 조사까지 4주 연속 40%대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도루묵이 된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아랍에미리트연합 순방에서 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받은 윤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도 빛이 흐려졌다.

집권 여당의 내부 총질은 당권 경쟁이지만 직설적으로 말하면 내년 총선 공천권 확보에 있다.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과 연대해 나경원 전 의원과 벌이는 이전투구는 미사여구에 불구하고 사욕(私慾)에 다름아니다.

임명된 지 석 달도 안 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던진 나 전 의원은 사려 깊지 못했다.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직서를 제출하자 기후환경대사까지 모두 해임한 것은 부드럽지 못했다. 회유와 설득으로 대했으면 좋을뻔 했다. ‘친윤’, ‘비윤’, ‘진윤’도 모자라 ‘멀윤’(윤 대통령과 멀어진 사람들)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현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와중에 “내년 총선은 당대표 아닌 윤 대통령 얼굴로 치러질 선거”라는 당 수뇌부의 말이 당내 분위기를 너무 경화시키고 있다.

국민의힘은 출범 직후부터 바람 잘 날이 없다. 만약 3·8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해 이 분위기를 내년 총선까지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라면 현 상황을 지혜롭게 수습하여 국정지지율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김장(金張) 연대’ 같은 해괴한 상황에 도취하지 말고 당당하게, 윤석열 표 공정으로, 승부를 걸어 윤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큰 박수를 받아야 한다. 전당대회를 국민의힘이 하나되는 절호의 계기로 삼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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