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동길에 전기차 ‘충전대란’ 곤욕
설 연휴 이동길에 전기차 ‘충전대란’ 곤욕
  • 류예지
  • 승인 2023.01.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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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간 대기 휴게소서 발 묶여
휴게소 207곳 충전기 920대뿐
“전기차 충전 인프라 대폭 확충
고장난 기계도 많아 관리 필요”
설 명절 장거리 운행을 나선 전기차 차주들이 충전난으로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도로 휴게소 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탓이다. 더군다나 차 한 대당 충전 시간은 최장 40분이 소요돼 상당수의 운전자가 귀경길에 휴게소에서 발이 묶였다.

25일 대구신문 취재를 종합해보면 다수의 운전자가 설 연휴 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수 시간을 소요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대부분 운전자가 ‘만땅’ 충전을 원하기 때문에 한정된 시간인 40분을 꽉 채워 충전하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앞서 대기하던 차량이 1~2대만 더 있어도 2시간을 꼼짝없이 기다려야 한다. 주행 속도와 관계없이 충전소 상황에 따라 도착 시간은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

귀경길, 충전을 위해 휴게소에 들렀다는 한 전기차 운전자는 “어플을 통해 대기 신청을 하니 내 앞에 3대의 차량이 대기하고 있어 예상 대기시간이 1시간 45분으로 측정됐다. 이렇게 오래 기다린 적은 처음이다”라며 “앞으로 전기차가 더 많아질 텐데 충전이 더 어려워질까 걱정이다. 인프라가 더 확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도로공사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고속도로를 이용한 전기차는 8월 기준 1천500만 대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467만 대에 비해 3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날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현재 고속도로 207곳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920대뿐이다. 휴게소 한 곳에 충전기가 4~5대밖에 마련되지 않은 셈이다. 개중에는 고장이 나거나 이용이 불가한 충전기도 있어 충전 이용은 더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귀경길 들이닥친 한파도 충전 수요 급증에 한몫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주행 거리가 줄어드는 전기차 특성이 차주들로 하여금 충전 압박을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미흡한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불만은 운전자 간의 불쾌한 감정으로 번지기도 했다. 전기차 커뮤니티의 한 네티즌은 “휴게소에 하나 있는 충전기에서 앞차가 40분을 가득 채워 충전했다”며 “다음 휴게소 충전기가 고장이라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순간 짜증이 밀려왔다”고 토로했다. 일부는 대기하는 차량 눈살에 충분한 충전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전기차 구매를 후회하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이날 한전 켑코플러그에 따르면 전국의 전기차는 작년 말 기준 38만 9천855대로 집계됐다. 전기차 차주들은 친환경 차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급증하는 만큼 충전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한 전기차 운전자는 “전기차가 늘어나며 인프라 관련 문제는 예측할 수 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당연한 일들이 추진되지 않은 것”이라며 “휴게소 개수도 부족한데 충전기 관리도 미흡하다. 보조금뿐만 아니라 정책적으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해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예지기자 r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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