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청소년, 경제교육 필요한가?
[대구논단] 청소년, 경제교육 필요한가?
  • 승인 2023.02.0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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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원 달서구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우리 교육과정의 목표 중 하나가 바람직한 민주시민 자질양성인데 민주시민의 자질은 자기가 속해있는 사회현상을 바르게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사회현상을 바르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지식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가치, 탐구를 통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요구되며, 우리들이 일상에서 내리는 의사결정은 대부분 경제문제가 포함된다. 이런 이유로 청소년들이 경제를 바르게 이해하고 올바르게 행하기 위한 경제교육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의 미래 장래 희망 조사에서 건물주’라는 대답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는 어느 기사처럼 ‘조물주위에 건물주’라는 우스갯소리를 차치하고라도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많은 청소년은 꿈은 없지만 건물주가 되고 싶다며 성인만큼 부에 대한 열망을 표출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욕망들이 당연하겠지만 많은 청소년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돈에 대해 단순하며 맹목적인 열망만을 가지고 있다. 부모님들 또한 경제교육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가정에서 자녀와 함께 이를 실천하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 물론 아이들이 공부나 열심히 하면 되지, 무슨 경제, 돈 이야기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우리 사회에서 빈곤은 청소년부터 청년, 노인까지 중요한 문제이기에 좀 더 확장된 시각이 필요하다.

이런 사회적 흐름을 반영하듯 공공기관, 금융계, 학계, 시민단체 등이 각종 경제교육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경제 교육이 활성화되는 이유는 학교를 중심으로 한 공교육에서의 경제교육이 현실적인 경제교육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에, 학교 밖에 있는 민간 기관이나 단체들이 경제교육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즉, 양적으로는 부족한 학교 경제교육을 보강하고, 질적으로는 현실적인 경제문제를 중심으로 한 경제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저명한 경제학자 토빈(James Tobin)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은 일생동안 밥벌이를 하는 사람, 소비자, 그리고 시민과 유권자로서 수많은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데, 이때 사람들은 그들에게 경제적으로 올바른 정보뿐만 아니라 그릇된 정보를 수도 없이 마주치게 된다. 그러므로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정보들의 유용성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경제 교육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경제교육은 창의적인 소비교육이다. 산업화 사회의 효용극대화와 경제성장이 초래한 자원고갈, 환경오염, 대중적 빈곤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비교육은 필수적이다. 즉, 효용수준에서의 적정 이용, 적정수준에서의 재화 생산, 자원의 보호와 자원의 재활용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는 경제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전자화폐와 신용화폐 사용의 증가로 야기될 수 있는 신용불량자 양산, 사이버 범죄 등의 예방과 함께 단순한 소비대상 교육에서 벗어난 저축과 소비, 생산요소의 공급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상황에서의 경제교육은 필수이다.

앞서 제시한 여러 가지 경제교육의 유용한 가치에는 대다수가 동의하겠지만 이를 활성화시키려면 몇가지 개선점이 있다. 비정규직이 증가하고 안정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고용 불안정이 점점 심각해지고 현 상황에서 경제교육은 고도로 발단된 정보기술을 이용한 평생교육의 성격을 지닌다. 이제‘평생직장’이라는 말은 옛말이 되었고 ‘평생직업’이라는 말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또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지식과 기술로 인해 제품의 수명뿐만 아니라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과 기술의 수명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학습과 교육을 통해 지식과 기술을 끊임없이 습득해야한다. 경제교육 또한 경제 환경 변화를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진화하는 평생경제교육의 형태로 제공될 때 좀 더 실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은행, 증권사 등 금융교육, 기업과 관련된 기관·단체들은 시장경제 논리와 친기업정서, 소비자 관련 단체들은 소비자 권리교육 등 해당기관의 목적에 부합되는 경제교육을 주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밖 경제교육에 강사들의 전문성과 공공성은 더 큰 문제가 된다. 공공성과 전문성을 떠나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수법과 내용이 아니라면 경제교육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더욱 어렵다.

이밖에도 수도권 위주의 경제교육 프로그램 운영으로 수도권과 지방간 경제교육 격차 또한 크다. 민간 기관들의 100여개 프로그램 중 지방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의 경제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업무협조 및 지자체의 경제교육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경제교육의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수요자 중심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의 경제교육을 활성화시키며, 교육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실제적인 학교 밖 경제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공성과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나 단체를 지정하여 지원하는 학교 밖 경제교육은 기존의 학교 밖 경제교육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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