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더 글로리’ 열풍
드라마 ‘더 글로리’ 열풍
  • 여인호
  • 승인 2023.03.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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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스포츠 스타, 유명 연예인, 권력을 가지 아버지를 둔 자녀 중에서 과거 저지른 학교폭력으로 인해 한순간 추락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보여지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드라마 ‘더 글로리’ 시즌 2에 대한 이야기는, 각종 모임에서 빠지지 않고 단골로 등장한다. 더 글로리는 고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으로 만신창이가 된 주인공 문동은이 자신을 괴롭힌 이들을 응징하기 위해 18년 동안 계획하고 준비한 일을 실행에 옮긴 드라마로, 많은 사람들이 ‘핵 사이다 급!’이라며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일부는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더 글로리가 이슈가 되는 것은 학교 폭력에 대한 문제 제기에 있다.

더 글로리에 대해서 회자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녀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가정교육과 인성교육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과 둘째 비록 한때 철없이 저지른 일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SNS의 발달로 이제는 더이상 과거의 잘못을 은근 슬쩍 덮고 숨기는 것이 예전처럼 쉽지 않은 것이다.

3월, 학교에서는 입학과 함께 새 학기가 시작된다. 바로 이 시기에 학생들 사이의 기 싸움으로 학교 폭력이 많이 일어난다. 이렇게 시작된 학교 폭력은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로 무리가 지어지고 지속적으로 은밀하고 잔인하게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그러니 학교에서는 교사가, 가정에서는 부모님이 내 자녀의 작은 변화까지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필자가 학교(성) 폭력 예방교육 강사로 학생들을 만나러 갔을 때의 일이다. 강의 도중 한 학생이 “우리는 학교 폭력도, 성폭력도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안 저지를 건데, 이런 교육을 왜 자꾸 해요?”라는 질문을 해서 이렇게 답변했다.

“여러분이 신호등 앞에 서 있다고 가정해 볼까요? 빨간불이 켜져 있어요. 그런데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고 나서 학교에 간다면 분명 학교에 지각을 하는데, 마침 그 도로에 차가 한 대도 보이지 않는 거예요. 그러면 여러분은 어떻게 할까요?”

“얼른 뛰어 학교에 간다고 전제한다면, 한두 번은 별 탈 없이 지나갈 수 있겠지만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되고 그러다 보면 안전 불감증이 자리 잡아 급기야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겠죠. 그리고 사실 여러분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내 문제가 아니라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아요. 그런데 오늘 이 교육을 통해서 사회 곳곳에서 여러분 또래 간에 일어난 사건 사례를 여러분이 접한다면 경각심을 갖고 최소한 ‘음, 그런 일도 있었구나. 우리 조심해야겠구나.’라고 마음을 다잡을 기회를 가질 수 있겠지요.”

학교 폭력 피해자는 누구나 될 수 있다. 또한 학교 폭력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보면 어느새 폭력이 학습이 되어 자기 보다 약한 친구에게 가해자의 위치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는 학교 폭력이 이루어지는 세 종류의 무리,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 어느 누구도 학교 폭력에 대해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첫째, 학생들에게 교육을 통해 폭력 예방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할 것이며 둘째, 학생 간 갈등을 조정하고 화합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셋째 학교와 가정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넷째,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인권을 보호받고 안전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개선해야 하며 학교 폭력을 당하거나 목격했다면 바로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며 다섯째,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 개선과 학생들의 자기조절 능력 강화 등을 들 수 있겠다.

특히 학교 폭력 가해자의 처벌 이전에 예방을 위한 교육과 교육 공동체 모두의 세심한 관심이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힘들었던 시간을 함께 견뎌낼 부모나 교사 친구 등 주변인의 선한 영향력이 있다면 그 힘듦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 또 다른 문동은이 생겨나지 않길 바라며.



강순화<아동문학가·글로벌교육재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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