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초등 역사 교과서 ‘가해 역사’ 희석
日 초등 역사 교과서 ‘가해 역사’ 희석
  • 승인 2023.03.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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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식민지 지배 등 기술 개악
‘임진왜란 조선인 희생’ 사라져
기존 표현에서 ‘징병해’ 삭제
‘강제적 끌려와’→‘강제 동원돼’
28일 일본 문부과학성 교과서 검정심의회를 통과한 초등학교 역사 교과서는 일본의 한반도에 대한 가해 역사를 흐리는 내용이 포함됐다.

연합뉴스가 내년 봄 학기부터 사용되는 초등학교 6학년 사회과목 3종을 분석한 결과, 임진왜란과 일제 식민지 지배,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태평양전쟁 조선인 징병 등의 역사 기술이 부분적으로 개악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 검정을 통과한 일본문교출판의 기존 교과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으킨 임진왜란의 결과에 대해 “조선의 국토가 황폐해지고, 많은 조선인이 희생됐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올해 검정을 통과한 이 출판사의 임진왜란 기술에선 이런 표현이 사라졌다.

오히려 “천하(일본) 통일을 달성한 히데요시는 다음으로 중국(명)을 정복하려고 두 차례에 걸쳐 중국을 따르고 있던 조선에 대군을 보냈다. 그러나 조선에서 전쟁이 잘 진행되지 않아 큰 피해를 나올 뿐이었다”며 왜군의 피해와 관련한 기술을 추가했다.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로 삼는 과정에 대한 기술도 일부 개악됐다.

도쿄서적 기존 교과서에는 한일 강제병합과 관련해 “식민지가 된 조선의 학교에선 일본어 교육이 시작되는 한편, 조선의 역사는 가르치지 않아 사람들의 자긍심이 깊이 상처받게 됐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러나 이 출판사의 새 교과서는 이런 조선인의 민족적 상실감에 대한 내용을 삭제하고 “일본어 교육이 시작되는 한편, 조선의 문화와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엄격히 제한됐다”고만 기술했다.

태평양전쟁 기간 본격화한 조선인 징병에 대해서는 강제성을 희석하는 내용이 추가돼 논란이 예상된다.

도쿄서적의 기존 교과서는 “남성은 일본 병사로 징병”이라고 기술했지만, 새 교과서는 “남성은 일본군 병사로 참여하게 됐고, 나중에 징병제를 실시”라는 표현으로 변경했다.

아울러 교육출판은 “일본군 병사로 징병해 전쟁터로 보내거나 했다”는 기존 교과서 표현에서 ‘징병해’를 삭제했다.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에 대해서도 강제성 관련 표현이 다소 후퇴한 것으로 평가된다.

도쿄서적의 새 교과서는 강제징용 노동자에 대해 “전쟁이 길어지면서 일본에 일손이 부족해지자 다수의 조선인과 중국인이 강제적으로 동원돼 공장과 광산 등에서 심한 조건 아래서 힘든 노동을 해야 했다”고 기술해 동원의 강제성은 인정했다.

다만, 도쿄서적 기존 교과서의 “강제적으로 끌려와”라는 표현은 “강제적으로 동원돼”로 달라졌다. 강제로 끌려왔다는 표현이 일본 정부가 각의(閣議·국무회의) 결정으로 사실상 사용을 금지한 ‘강제연행’에 가까운 뜻이기 때문에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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