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오뉴월 볕이 하루가 무섭다.’는 말이 있다. 이는 음력 오뉴월에는 하룻볕이라도 쬐면 동식물이 부쩍부쩍 자라게 된다는 뜻으로, 짧은 동안에 자라는 정도가 아주 뚜렷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필자는 시립도서관에서 토요일 ‘마음을 키우는 온 책 읽기’ 강좌를 통해 학생들에게 독서 지도를 하고 있다. 이 강좌의 수강 대상 학생들은 초등학교 1,2학년이다. 작년에 배운 학생들이 재수강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당연히 2학년 학생들과 3월 입학하여 학생이라는 공식적인 직함(?)을 받은 초등 1학년 학생들이 함께 강좌를 듣는 셈이다. 같은 1학년 학생인 경우에도 한글을 읽고 쓰는 데 있어서 개인적으로 많은 차이가 난다. 하물며 2학년 학생들과 1학년 학생이면서 배움이 느린 학생인 경우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수업 중에 책 읽기를 할 때만큼은 마이크를 들고 돌아가면서 책을 읽어나간다. 개강 때 배움이 느린 1학년 친구가 책 읽는 순서가 오면 하나하나 짚어 가며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전반기 강좌 개강 후 6주 강의가 진행된 시점에서 관찰해보면 다소 느린 학생들의 읽고 쓰는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을 볼 수 있다.
4월에는 각 도서관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의 날(World Book Day)’을 맞이하는 행사들로 바쁜 시기이다. 특히 올해는 제1회 도서관의 날(4월 12일)과 제59회 도서관 주관(4월 12일~4월 18일)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세계 책의 날의 공식 명칭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인데, 이는 1923년 4월 23일, 에스파냐의 카탈루냐(Catalonia) 지방에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던 ‘세인트 조지’ 기념일과 1616년 세계 문학계의 거장인 세르반 데스와 셰익스피어가 동시에 사망한 날에서 유래되었다.
이날을 기념하는 행사는 전 세계적으로 책과 출판문화의 발전을 촉진하고 독서습관을 활성화하여 문화적인 지식과 생각을 나누는 데 큰 역할을 하며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는 습관을 기르게 하고 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도 된다.
‘세계 책의 날’이라는 계기를 통해 자녀가 독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자녀가 좋아하는 주제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선물하여 독서의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도와준다. 둘째, 부모와 자녀가 함께 독서 시간을 갖고 부모님이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자녀가 스스로 책을 읽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그다음으로는 독서 대회나 독서 클럽에 참여하여 독서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를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버지가 자녀에게 책을 읽어 주는 방법이다. 어머니와는 다른 관점에서 읽어주는 아버지의 책 읽어주기는 자녀들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덧붙인다면 일정한 시간을 정해 아버지가 자녀에게 책을 읽어준다면 자녀들은 좋은 독서 습관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는 특히 아버지는 자녀에게 더 넓은 세계를 만나게 하는 문이다. 「칼 비테 교육법」을 쓴 독일의 목사 칼 비테는 발달장애로 보이는 미숙아인 12세 아들의 잠자는 뇌를 적기에 깨워주는 부모의 역할을 충실히 했기에 ‘세계에서 가장 어린 박사학위 소지자’로 키워냈다는 것이다.
아버지로서 칼 비테의 자녀교육 사례와 서두에 소개한 1학년 친구의 이야기를 비추어 볼 때 아이들은 주변 모든 것을 흡수하는 스펀지와 같은 존재이다. 칼 비테의 교육 철학 일부분을 옮겨 적으면서 이 글을 마칠까 한다.